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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7-18 21:2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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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한척 하는 사람들 많죠.
실제로 마음이 남아서든 깨끗하게 정리가 된 것이든 지금 자기 짝이 있다면 이전의 연인과는 연락하지 않는게 상대에 대한 예의입니다. '나는 내 마음 다 정리된거 맞는데 왜?'라고 '쿨한 척'해봤자 전혀 쿨한게 아닙니다. 왜냐구요? 자기 스스로 쿨한 척 하기 위해 지금의 연인에게 커다란 상처의 짐을 안기고 있는데 이게 쿨한 걸까요? 아뇨, 이 경우에 진짜 쿨한 사람이 되려면 자기 연인에 대한 예의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이전 사람들과 연락을 과감히 끊는게 쿨한거죠.
저런 짓, 정말 지독합니다. '나는 거리낄게 없는데 왜? 나 못믿냐? 못 믿는 니가 잘못이지'하면서 상대방의 속을 새까맣게 태우는 짓이니까요. 거꾸로 생각해보면 상대방이 나를 놔두고 이전 연인들과 연락하고 만나서 밥먹고 술먹고 나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 받는다고 한다면 그게 과연 기분 좋게 신경 안 쓰고 넘어가 줄 수 있는 문제일까요? "내 경우랑은 다르지!"하실 분들은 없으리라 믿고, 내가 내 짝을 놔두고 이전 연인들과 연락 주고 받으면 상대는 매우 난처한 상황에 빠지고 맙니다. 사랑하니까 믿고 싶죠. 믿어주고 싶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불안함과 서운함도 커지죠. 아무리 상대가 나를 믿어준다 할지라도 이전에 열렬히 사랑했었을 사람들을 자기 모르는 새 만나고 다닌다고 생각한다면 아무리 믿고 싶어도 불안한 마음이 안 생길 수가 없습니다. 결국 믿고 싶은 마음과 불안한 마음이 서로 커지다 보면 자괴감으로 이어집니다. "아, 나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도 못 믿고 의심하는 인간이구나"...이 기분이 얼마나 더러운 기분인지는 느껴본 사람은 다 알겁니다. 이 와중에 "나 못믿냐? 내가 그럴 사람으로 보이냐?"는 항변은 더더욱 상대에게 비참한 기분만 안겨주고 맙니다. '나는 완전 쿨한 현대적 도시남/도시녀인데 너는 대체 어느시대 사람이길래 이런거 가지고 시시콜콜 의심이나 하고 그러냐'는 비아냥을 던지는 것과 다를게 없습니다. 게다가 상대는 서운함도 느끼게 됩니다. 내가 뭔가 부족한가? 나로는 뭔가 부족해서 그러는 건가, 하는 기분을 가지게 됩니다. 나로는 부족해서 옛 연인들을 찾아가 만나고 상담을 하는 건가, 나한테 부족한걸 그 사람들한테 얻으려 하는 건가... 아무리 좋게 포장하려 해봐도 이것만은 부정할 수가 없습니다.
과거를 탓하는게 아닙니다. 현재를 탓하는 것이죠. 과거에 이미 정리된 사랑을 가지고 뭐라 하는게 아닙니다. 그걸 정리하지 못하고 지금까지 지지부진하게 끌고오고 있는게 문제죠. 단적으로 말해, 나 이전에 누구를 만나 어떻게 사랑했었는지는 내가 상관할 바 아니지만 그 사람을 지금도 만나 나에 대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면서 내가 알지 못하는 자기들만의 어떤 유대관계를 이어가고 있다면 그게 기분 나쁜게 당연한 일이지, 아니면 뭐랍니까?
남자분, 앞으로 그러지 마세요. 착한척 쿨한척 순수한척 하면서 상대방 피 말려죽이는 짓이고, 남녀간에 지켜야할 예의에도 어긋납니다. 마음 약해서, 사람 사귀는 거 좋아서, 인간관계 딱딱 끊기 힘들어서...라는 이유로 계속 그렇게 행동하다가는 만나는 사람마다 다 상처만 안겨주게 될겁니다.
글쓴분도 너무 마음 아파하지 마시고, 잘못한거 없어요. 의심되는게 당연한거고 불안하고 서운한 기분 드는게 당연한 겁니다. 글쓴분이 뭐 특별히 의심이 심하거나 뭐 그런거 아니니까 자괴감 깨끗하게 털어버리고 너무 상처받지 마세요. 다음에는 꼭 좋은 짝 만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