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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1-14 05:3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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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인이 아닙니다.
이건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가 같은 연속선상에 있을 뿐, 동일한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먼저 이해해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미래의 '나' 또한 현재의 '나'와 동일한 존재가 아닙니다.
흔한 의문 중 하나가 만약 가상의 기술로 현재의 '나'를 둘로 복제한다면, 나는 어느 쪽의 '나'가 될 것인가 하는 거죠. 결론부터 말하자면 둘 다입니다. 그 '나'들은 모두 동등한 자격을 가진 '나'입니다. 그리고 현재의 '나'가 아니죠. 같은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인정하고 객관화시켜놓고 보면, 양 쪽 모두 현재의 '나'에서 이어지는 연속적인 존재로서 스스로를 주장하리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둘로 복제해서 미래에 어느 한 쪽이 죽는다면, 죽는 쪽도 '나'이고, 죽지 않는 쪽도 '나'입니다. 현재의 '나'와는 다른 존재지만, 둘 모두 현재의 '나'에서 이어지는 존재에요. 50:50의 확률이 아니라, 100%로 죽고, 100%로 살아요.
"'나'의 전뇌를 만들어서 보존했으니까 영원히 살 수 있겠지"라는 생각은 부분적으로 잘못된 겁니다. 물론 전뇌로 만들어 보존된 쪽은 살겠죠. 하지만 그렇지 않은 쪽은 죽는 거고, 이건 변하지 않아요. 즉, 죽음은 피할 수 없다는 거죠.
그 이후에 전뇌쪽의 '나'를 '나'로 인정할 것인가 아닌가는 전적으로 법과 사회적인 문제일 뿐입니다. 100% 실제 두뇌와 같다는 가정이 있다면, 그 이상의 문제는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