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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30 02:3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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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를 들으니까
갑자기 옛날생각이 나네요...
저희 할머니께서 돌아가시기 전에
몸이 아프신데도 뭐라도 도와주실려고
설겆이나 청소같은걸 할려고 하셨는데
아버지께서 그걸 엄청 싫어하셨어요
몸도안좋은 노인네가 뭐하냐면서
소리지르고 들어가있으라고 막 화를 내셨지요
참다참다 한날은 제가 너무 화가나서
그날은 밥이고뭐고 먹다말고 아버지한테
눈물까지 흘리면서 대판 싸웠습니다
아빠가 뭔데 할머니한테 소리지르냐면서요
할머니께서는 방에 들어가계셨고요
싸움이 끝나고 제가 할머니 방으로 갔을때
싸우지 마라면서 제손을 잡고 안타까워하셨는데
그때 짧은 생각으로는 할머니편 들어주기위해서
그런일이 있을때마다 아버지랑 날을세우고 싸우는것이
도와드리는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할머니께서 돌아가시고
언젠가 다시 생각해보니
그때 조용히 방으로 혼자 들어가셔서
아버지랑 저랑 싸우는걸 들으시면서
할머니께서는 무슨생각을 하셨을까...
손자가 할머니 편을 들어서 아버지랑 싸워줘서
기특하다고 생각하셨을까
아니면 당신이 아프고 아직도 살아계심으로
이렇게 아들과 손자가 자꾸만 싸우게되는구나..생각하셨을까..
얼마나 가슴이 아프셨을지 생각하니
너무 죄송스러웠네요
사실 다시 그상황이 와도 어떻게 행동해야 정답인진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아내분께서도
스스로가 철없는 꼬마한테 그런말을 들어서 상처받는것보다도
어쩌면 남편분이 자기때문에 남들하고 싸우고 그일로 인해 스트레스 받는다는 사실에
더 크게 상처받을수도 있어요
그냥 갑자기 님들을 읽으니
몇년전 이야기가 생각나서 한번 적어봤습니다 ㅎ
상처받은 마음 잘 다독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