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br></div> <div>아내는 자신의 에피소드가 회자되는 것을 참 부끄러워한다.</div> <div><br></div> <div>대부분의 일화가 참 칭찬받아 마땅한 것들이지만, 몇몇가지는 정말 같은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의 양면성이 있기 때문이다.</div> <div>본인이 자신의 그런 다양성을 알기에, 말과 행동을 아끼는 것이 보여 귀엽다.</div> <div><br></div> <div>존경하는 아내에게 도무지 맞추지 못하는 두 가지 성격.</div> <div>1. 청소 및 정리정돈에 소질없음</div> <div>2. 식탐.</div> <div><br></div> <div>청소는 자주하지만 언제나 틈새는 놓치고, 정리정돈은 하고 나서 더 헤맨다.</div> <div>이건 그냥 화나고 답답한 일이고, '식탐' 부분은 정말 이 사람의 독특함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div> <div><br></div> <div>음식도 잘하고, 나눠먹는 것도 굉장히 좋아하고, 많이 먹는 것도 아니지만</div> <div><br></div> <div>'먹고 싶을 때 먹지 못하면 굉장히 파괴적이고 신경질적이며 몹시 괴로워한다.'</div> <div>이렇게 괴로워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div> <div><br></div> <div>언제나 먹고싶은 것을 먹을 수는 없는 법.</div> <div>이러한 상황에 놓이면 스스로를 안방에 가두고, 심하게 자책한다.</div> <div><br></div> <div>'이런 걸로 이렇게 짜증이 나다니, 이렇게 빡치다니 난 진짜 변태야 정말 그지같아!'</div> <div><br></div> <div>며칠 전에는 저녁부터 기분이 계속 가라앉아있길래 왜 그런가 했는데</div> <div>밤에 자려고 누웠더니 흐느껴 우는것같은 떨림이 느껴졌다.</div> <div><br></div> <div>왜 그러냐고 놀라 물었더니</div> <div>"무교동 낙지볶음이 너무 먹고 싶어서 잠도 안오고 우울하고 화가 나고! </div> <div>이걸 못 먹어서 빡친 내 자신이 너무나 한심해..ㅠㅠ" 라며...</div> <div><br></div> <div>나중에는 침대에 걸터앉아 심호흡까지하며 마음을 달래다가 훌쩍이며 잠이 들었다.</div> <div><br></div> <div>이럴때는 위로도 하지말고 그냥 가만히 자신의 빡침이 사그러들때까지 본인을 외면해달라고 한다.</div> <div>먹지 못함의 분노가 내게서 터질까봐 스스로를 격리시키는 것 같다.</div> <div><br></div> <div>그래서일까, 뭔가 먹고싶다고 요구했을때 사다주기를 꺼려하면 그렇게 섭섭해한다.</div> <div>본인도 할 수 있지만, 먹을것만큼은 사다줬으면 하는 눈치다.</div> <div>지난 번, 꼭 간이 들어간 순대를 사다달라고 했는데 깜박 잊고 순대만 넣어왔더니</div> <div>순대가 아니라 간이 먹고싶었던 것이라며 닭똥같은 눈물을 어찌나 서럽게 흘리던지...</div> <div><br></div> <div>하긴, 난 요즘 시대에 보기 드문 '삼식이' 인데(아침/저녁은 집밥, 점심은 도시락)</div> <div><span style="font-size:9pt;">가끔 먹고 싶은 것은 그런 남편이 사다줬으면 하는 마음을 백 번 이해한다.</span></div> <div><br></div> <div>요즘은 '핵불닭볶음면'을 너무나 먹고싶어한다.</div> <div>편의점 몇 군데와 대형마트를 둘러봤지만, 외진 동네라 그런가 눈에 띄지를 않았다.</div> <div>택배시킨다고 했더니 10개들이는 필요없다며, 하나만 있으면 된다니 인터넷쇼핑도 못하고......</div> <div><br></div> <div>날이 갈수록 핼쓱해지고 점점 기분이 지하동굴로 내려가는 와이프를 보고 있자니 무섭고 두렵다.</div> <div><br></div> <div>난 무엇이든 다 맛있고, 아내가 해주는 것은 전부 잘 먹지만</div> <div>딱히 강렬하게 먹고 싶은 음식이 있던 적이 없는지라...다른 가정의 부인되시는 분들도 이런 부분이 있는지 참으로 궁금하다.</div> <div><br></div> <div><br></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