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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레요레요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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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wedlock_6822
    작성자 : 요레요레요
    추천 : 50
    조회수 : 5085
    IP : 121.162.***.83
    댓글 : 39개
    등록시간 : 2017/02/02 21:47:18
    http://todayhumor.com/?wedlock_6822 모바일
    어떤 사람과 결혼할것인가.
    옵션
    • 창작글
    <div><br></div> <div>하얗고 가녀린 아내의 별명은 호빵이다.</div> <div><br></div> <div>겉은 하얗고 따스하지만</div> <div>속에는 뜨겁고 까만 앙꼬의 기운이 흐른다.</div> <div><br></div> <div>이번 명절, 친척동생들과 맥주 한 잔을 하는데</div> <div>애인있는 사람을 짝사랑한다며 한 번 들이대볼까하는 녀석이 있었다.</div> <div><br></div> <div>와이프는, 묵묵히 듣고있다가</div> <div>그 얘기 이후로 땅콩, 오징어, 돈까스, 계란말이 등등...</div> <div><br></div> <div>먹던 모든 것을 한 번 씩 녀석의 손바닥 위에 뱉어놓았다.</div> <div><br></div> <div>취하셨냐고 묻는 녀석의 말에 와이프가 대답했다.</div> <div><br></div> <div>'그래, 술이 아무리 취하고 사람이 정신이 없어도 남이 씹던거는 못 삼키겠는거지, 다들 그렇게 사는거야.'</div> <div><br></div> <div>그리고는 멀쩡하게 일어나 어묵국을 끓이러 갔다.</div> <div><br></div> <div>다들 집에 갈 때, 아내는 몰래 그녀석에게만 꽤 두툼한 용돈을 주었다.</div> <div>잠바벗고 코트 한 벌 사서 입고, 구두도 좋은 거 사고, 혼자서 뮤지컬도 보고 전시회도 보라고.</div> <div>잘못된 인연으로 채우지말고 좋은 걸로 채우라고 카톡도 보냈다고 한다.</div> <div><br></div> <div><br></div> <div>태어나 소개팅을 처음으로 하는, 모태솔로에 공부밖에 모르던 못생긴 나.</div> <div>지나가던 사람들이 한 번 쯤 뒤돌아볼 정도로 예쁘고 참하게 생겼던 당신.</div> <div>형편없는 코디의 내 복장이 부끄러워서 연신 죄송하다고 했을 때 아내가 했던 말이 기억난다.</div> <div><br></div> <div>'열심히 생각해서 입고 나와주셨다는 게 느껴져서 정말 고마웠어요, 명품 수트보다 더 멋있어보여요.'</div> <div><br></div> <div>멋있게 보이고 싶어서 깔창을 끼웠다가 한 짝을 잃어버렸을 때, 갑자기 아내는 발이 아프다며 지하상가로 들어가</div> <div>만원짜리 단화를 사서 신어주었던 그 날이 생각났다.</div> <div>지금까지도 그 날 내 깔창에 대한 얘기를 아내는 한 적이 없다.</div> <div><br></div> <div>어머니가 돌아가신 이후로 집밥을 먹어본적이 없었다고 했을 때, 주말데이트는 항상 차에서 아내가 만든 도시락을 먹었었다.</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디저트에 대해 잘 모른다고 말했더니, 도시락 먹고 나서는 늘 케이크나 단과자를 먹으러 갔고</span></div> <div>아버지의 것까지 포장해주어서 헤어질때 아쉬운만큼 집에 돌아가서 아버지를 뵙고싶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무섭지만, 단호하고 정확하지만</div> <div>뜨겁고 깊은 사람이다.</div> <div><br></div> <div>딸이 밥 먹으면서 그랬었지. '엄마같은 사람이 되어서 아빠같은 사람이랑 결혼하고 싶다고.'</div> <div>아, 난 정말 행복한 사람이구나. 복이 많구나 싶었다.</div> <div><br></div> <div>그래, 단점없는 사람없지. 이런 아내조차 나와 맞지 않는 부분이 있고 모자란 점들이 있지만</div> <div>항상 행동으로 보여주고 먼저 생색내는 법이 없는 이 사람을 거의 모든 시간에 존경한다.</div> <div><br></div> <div>결혼은, 현재 수만가지 단점이 있더라도 그것들을 하나씩 줄여나갈것이라는 믿음을 주는 사람과 하면 된다고 느낀다.</div> <div>그리고 그 긴 시간을 기쁨으로 기다려 줄 수 있는 자신이 될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해야한다고 생각한다.</div> <div><br></div> <div>그런 마음으로, 서랍장 먼지를 털고 하얗게 먼지가 쌓인 텔레비전을 닦고</div> <div>침대매트에 끼어있는 실밥을 골라내고 <span style="font-size:9pt;">반찬자국이 남은 식탁을 치우며</span></div> <div>플라스틱 칸에 엉망진창으로 쳐박힌 우유팩을 골라내고 그러는 것이다.</div> <div><br></div> <div>냉장고에 있는 유제품이나 어묵, 소세지를 먹을 때는 늘 유통기한 먼저 확인하고</div> <div>아내가 직접 따라주는 우유는 절대 마시지 않고.</div>
    요레요레요의 꼬릿말입니다
    우리 아내와 살면서 가장 좋은 건

    늘 평온하고 밋밋하던 내 삶이 감동과 빡침의 롤러코스터를 탄다는 것이다.

    삶의 온도차가 뭔지 이 여자를 만나면서 알게 되었다.

    장모님께서 '너무 감동하지 마, 어차피 금방 또 열불나게 되어있어'  라고 하셨던 그 연륜있는 말씀을 이제는 내 딸에게 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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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2017/02/02 22:00:18  61.253.***.90  으으음  19958
    [4] 2017/02/02 22:08:07  14.51.***.47  붕어빵제조기  695201
    [5] 2017/02/02 22:12:02  58.126.***.120  두루루  566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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