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br></div> <div>우리 와이프는 인터넷을 거의 하지 않는다.</div> <div><br></div> <div>그런데 주말에 와이프가 뽁이와 즐겁게 댄스타임을 끝낸 뒤, 아무렇지도 않게 딱 한 마디를 했다.</div> <div><br></div> <div>'아, 여보 그건 올리지 마.'</div> <div>"응?????????????????/뭐라고?????????????????"</div> <div><br></div> <div>내가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 묻자 절대온도의 표정으로. 또박또박</div> <div><br></div> <div>'그.건.쓰.지.말.라.고' 라는 여섯글자를 남기고</div> <div>내가 먹고 싶다던 잔치국수 육수를 내러 사라졌다.</div> <div><br></div> <div>뽁이 엄마는, 봐서 알고 있는 걸까</div> <div>들어서 알고 있는 걸까.</div> <div><br></div> <div>------------------------------------------------------------------------------</div> <div><br></div> <div>여성이 여성을 바라보는 눈과</div> <div>남성이 여성을 바라보는 눈이 다르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div> <div>아내의 외모는 여성과 남성의 진술이 같은 듯 매우 다르다.</div> <div><br></div> <div>여성분들은, 아내가 배우 '이청아'씨와 매우 닮았다고 한다.</div> <div>내 친구들과 지인들은 '이수경'씨를 닮았다고 한다.</div> <div><br></div> <div>두 사람을 모두 몰랐던 나는 사진을 찾아보았는데</div> <div>우선 아내와 어디가 닮았는지를 모르겠고, 그 두 사람은 아예 다른 얼굴이었다.</div> <div><br></div> <div>아내에게 얘기했더니, 뽁이엄마는 별 관심없다는 듯.</div> <div><br></div> <div>"난 이미지는 좋은데, 생긴게 별로 임팩트가 없어서 어디다 갖다붙여도 대충 들어맞아."</div> <div>"예쁘지는 않은데, 모나지 않은 얼굴이라 그래."</div> <div>"난 한지민씨가 좋은데.......그럼 뒷통수에 얼굴을 다시 파야해."</div> <div><br></div> <div>아무렇지않은듯 재수없는 발언이다.</div> <div>아내는 자신의 외모와 능력, 성격에 대한 시선이 꽤 정확하고 객관적이기 때문이다.</div> <div>한국사람에게 흔히 발견되는 조금 지나친 겸손따위는 유전자에 탑재가 되지 않은 것 같다. </div> <div><br></div> <div>요즘 혼란한 정국을 보며, 난 형님이 하신 말씀을 자주 떠올린다.</div> <div>'쟤는 여자 손석희라고...'</div> <div>그리고 뉴스룸을 볼 때 마다 </div> <div>'내 이상형은 줄곧 한 사람이야. 손석희씨' 라며 그의 모든 것을 흡수할 것 같은 뽁이엄마의 이글거리는 눈빛을 떠올린다.</div> <div>장모님도, 형님도 손석희씨가 나올때마다 우리 00이 첫사랑 나온다며 좋아하실 정도.</div> <div>하긴, 우리 처가의 아이돌같은 존재이긴 하지.</div> <div><br></div> <div>미안해. 내가 이렇게 생겨서.</div> <div><br></div> <div>뽁이엄마가 잠시 교편을 잡았던 시절은 체벌이 가능했던 시절이었다.</div> <div>사립학교였던 모교, 남녀공학 분반 형태의 고등학교로 부임했던 뽁이엄마는</div> <div>작은 체구, 핏줄이 비칠듯한 흰 피부, 까맣고 긴 머리를 쓸어넘기며</div> <div>개학 첫 날 신임선생님 소개때부터 많은 남학생들의 함성을 받으며 인기몰이를 했지만</div> <div>그만큼 남학생들의 집적거림과 만만한 눈길을 피할 수 없었을것이다.</div> <div><br></div> <div>버뜨 그걸 예상했던 뽁이엄마는</div> <div>부임하기 몇 달 전 부터</div> <div>체대 출신 친구로부터 스윙훈련을 받았다고 했다.</div> <div>그 해 가을, 겨울 거의 야구연습장에서 살다시피했다고......</div> <div><br></div> <div>뽁이엄마가 하늘하늘한 스커트를 휘날리며 선수급 스윙으로 당구채를 휘두른 다음부터.................</div> <div>자세한 얘기는 생략하겠다.</div> <div><br></div> <div>대학시절부터 꾸준히 과외를 했던 뽁이엄마 덕분에</div> <div>아내의 제자들은 이미 결혼해서 아이도 있고, 직업군인이 된 제자는 '대위'가 되었다며 연락이 오기도 한다.</div> <div>몇몇 소수정예 아이들은 나와 형님동생을 할 정도인데, 늘 나보고 조심하라고 얘기한다.</div> <div><br></div> <div>"선생님이 스윙 파워가 약하면 관절기를 배우려고 했대요."</div> <div>"막 패왕의 격투는 역시 관절기야~ 그런 소리했었어요."</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아, 형 진짜 초식동물의 마음으로 사셔야해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형, 뽁이 어떻게해요. 걘 사춘기오면 잠깐 다른데 맡겨야해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b>"야, 걱정 마. 나 잘 때 항상 눈 요만큼 뜨고 자."</b></div> <div><br></div> <div><br></div>
아내는 정리정돈을 못한다.
깨끗하긴 하지만 항상 널부러진 집구석.
신혼 초에 집구석이 너무 너저분하다고 잔소리를 몇 번 했을때, 그녀가 웃으며 단호하게 말했다.
"우리 맞벌이잖아, 그럼 당신이 정리해.'
' 한번만 더 잔소리하면 당신 이목구비도 널부러져있을거야, 이 집구석처럼."
뽁이엄마가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게 본 작품이
'대마법고개'라고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