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아직 아이가 없으므로 음슴체</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어제 남편과 장을 보러 마트에 갔음</span></div> <div>집에서 밥 해 먹을 일이 많지 않아서 장을 보면 주로 야식거리를 위한 장을 보게 됨<br><div>특히 감자는 삼시세끼를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는 우리 감자돌이를 위해 웻지감자, 감자전 등 감자는 빠지지 않는 품목임</div></div> <div>봉지에 담겨져 있는 감자를 사려고 했는데 마침 직접 담아야 하는 흙감자가 타임세일을 함</div> <div>집게를 들고 롤백을 하나 쭉 뜯어서 감자를 담으려고 하는데</div> <div>바구니를 들고 있던 남편이 내 뒤에서 롤백을 하나 더 뜯는 것임</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여기까진 특별히 거동이 수상한 것도 아니고</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남편을 만나고 한번도 화장실 문제나 이런 일도 없었건만</span></div> <div>오유 똥게를 즐겨봐서인지 어쩐지 그 순간</div> <div>아. 지렸구나... 라고 생각했음</div> <div>(왜 그렇게 생각했는지는 스스로도 아직까지 미스테리임)</div> <div><br></div> <div>여튼 그런 이유로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장 본 것도 얼마 없어서 바구니 내가 들고 있을 수 있으니까 얼른 다녀와" </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라고 했음</span></div> <div>그 전에 화장실에 갈 수도 있었는데 나만 남겨놓고 갈 수 없어서 괜찮겠지 하면서 참은건가 싶어서 나름 배려를 담아 얘기했음</div> <div>그랬더니 남편이 뭐가? 어딜? 감자? 하면서 시치미를 떼는 거임</div> <div>그 시치미가 몹시 부자연스러워서 내 의혹은 의심에서 확신으로 바뀜</div> <div>"팬티 담으려고 롤백 뜯은거잖아. 어서 다녀와."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라고 했음</span></div> <div><br></div> <div>남편이 무척 당황한 표정을 지으면서 뒷걸음질 치길래</div> <div>아침에 입힌 속옷을 떠올리니 마침 구멍도 나고 다 낡았고 해서</div> <div>"심하면 버려도 돼"라고 말했더니</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나를 바라보면서 굉장히 심란한 표정으로 엉거주춤 마트 계산대 밖 화장실로 향함</span></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갔다 와서 </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남편은 반바지 주머니속에서 롤백에 담긴 물체를 얼른 내 가방에 넣었음</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나는 생각보다 정도가 심하지 않았구나... 정도의 생각을 함</span></div> <div>남편이 "혹시 냄새 났어? 되게 찔끔이었어"라고 묻지도 않은 얘길 주절주절 얘기하면서 되묻길래 "아니"라고 대답해주었음</div> <div>주말이라고 여기저기 시식코너에서 굽고 찌고 하는 통에 내 몸에 뿌린 향수 냄새도 나지 않았음</div> <div><br></div> <div>그랬더니 무척 큰 결심을 했다는 듯이 은밀하고 은근하게 나즈막한 목소리로 무척 심각한 고심을 실어서</div> <div><br></div> <div>"당신 혹시 내 머리속을 읽는 거야?"</div> <div><br></div> <div>라고 물음</div> <div><br></div> <div>나는 빵 터져서 그 자리에서 주저 앉았음</div> <div><br></div> <div>웃는 나를 바라보는 남편의 심각한 표정을 보건데</div> <div>자기가 사토라레가 아닐까라고 생각하는 것이 틀림 없었음</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그래서 내가 "아니야. 당신은 사토라레 아니야. 걱정마" 라고 웃음을 참으면서 말했더니</span></div> <div>더더 당황한 표정이 되었음</div> <div><br></div> <div>어제부터 지금까지 내내 나한테 지금 내가 무슨 생각하게? 따위를 물으며 날 괴롭히고 있음</div> <div>남편은 철이 들지 않는 것 같음</div> <div><br></div> <div><똥게에 쓰려다 아무래도 똥게로 가기엔 스케일이 작은 것 같아서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결게.. 얼마나 스케일이 커야 똥게로 갈 수 있는 걸까에 대한 고찰은 다음에 하는 걸로></span></div> <div><br></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