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결혼 3년차 30개월, 7개월 아이두고 있는 30대중반 아빱니다.
오유에서 세상 보는 시선 넓히고 힘얻고 하는데요. 요즘은 시사게 정치얘기 보다 거울 보는 듯 내 얘기 풀어주는 부부게 보면서 더 위로받고 하는 것 같아요. 어쩜 비슷한 고민 하는 사람들 이리 많은지;;; 오늘은 제 얘기도 좀 나눠볼까 합니다.
가정에서 아빠의 역할은 구분이 없다. 섹스리스는 둘 사이 교감되지 않는 한 찾아올때 까지 운명으로 여긴다. 요정도 까지는 많은 분들 글보고 공감했고, 실행도 하고 있는데ㅜ 휴.. 감사의 마음을 갖지않는, 혹은 감사를 표현하지 않는 배우자와 사는 건 정말이지 힘드네요.
주5일근무, 2주에 한번꼴 회식없으면 칼퇴합니다. 금요일 저녁 애들재워놓고 10시쯤 친구만나 선술집이라도 들리는 호사가 요즘 누리는 가장 자유로운 시간이구요. 다음날 8시면 기상하는 아이들 덕에 반취한 상태에 아이들 보면서 주말 시작합니다.
제 아내는 기본적인 욕구가 수면욕이 1인 사람입니다. 수면욕>성욕>식욕이라고 말하는 사람이라 끼니는 잘 챙기지 않습니다. 식욕이 아예 없는 건 아닙니다. 다만 자신을 위해 그정도를 해야할 정성이 없지요. 제가 차려주는 밥은 잘 먹으니까요. 근데 요즘은 그것도 이골나서 그런지 크게 맛있게도 안먹어 주더군요;;;;
주말풍경은 이렇습니다. 부족한 수면량 채워주려고 12시까지는 애들 접근금지. 독박육아의 힘듦을 통감하면서 먹이고 씻기고 갈고 챙기고 합니다. 가끔 둘다 울고 떼쓰기 시작하면 너무 힘들어 10시까지 밖에 못버티기도 하지만 어지간하면 12시. 많으면 1시까지도 쉴수 있게 해줍니다. 이건 신혼때 부터 습관이라 그런지 그에 대한 불만은 거의 없습니다. 애들 보는게 행복하고 좋으니 몸이 조금 피곤한 것은 넘어갑니다.
문제는 깨울 때 입니다. 스스로 일어나질 않으니 늘 인상쓰며 나오게 되죠. 나름 불금이라며 치느님 영접해 맥주 한잔씩 하면서 최신작 결제해 영화보다보면 1시~2시. 시간에 쫓겨 대충치우고 자리에 누우면 한두시간 후 둘째녀석이 배고파서 깹니다. 같이 누워있을때야 발로 차면 일어나서 수유하고 했는데, 첫째 녀석이 3살이 되면서 부터 애기방에서 같이 자느라 방두개를 넘어오는 소리를 잘 듣지 못합니다.
아내도 일하고 온 남편이 안스러워 그런지 깨우지도 않습니다. 참 고맙습니다. 군생활 할때 1주일간 GOP안에서 24시간 3교대 근무를 서봤는데 정말 죽을 맛이더군요. 4시간단위로 밤낮할 것없이 쪽잠자고 교대근무를 나가야 하는데 밥도 필요없고 조금만 더 자겠다고 누웠다 총끌고 초소로 나가면서 정말 죽고싶다 생각 들었습니다. 최근 섹스리스 글 읽으면서 갑자기 그때 생각이 나더군요. 그래 지금 내 아내는 24시간 3교대 초소근무중이다. 7개월 섹스리스지만 기간이 더 길어지더라도 육아하는 동안 본인이 원치 않으면 섹스리스로 지내겠다ㅜ
나름 섹스리스로 스트레스 받아 같이 맥주한잔하면서 고민 나눠도보고. 주중에도 칼퇴해서 저녁준비하고 애들 먹이고. 주말은 어지간함 마트, 백화점 다니면서 외식 혹은 시켜서 먹고. 애들 씻기는 동안 집안 정리하고 설겆이 하다보면 나도 지치고 피곤한데. 요즘처럼 인상쓰고 스트레스 못이겨 신경질부리고 애들한테 막대할때보면 이제 더는 못견디겠다생각이 자꾸듭니다. 너무 바깥생활 안해서 힘든 것 같다고 제한적이나마 주말에라도 백화점 문화센터 같은데 가서 뭐라도 좀 배우고, 바람도 좀쐬고 하면 좋아지지 않겠냐고 제안해봤는데 좋다고 하더니 아직은 아무 반응이 없네요. 백화점은 주중에도 첫째 어린이집 보내고 나가서 그런가요. 문화센터 안내문와서 주려고 챙겨놨는데 오늘은 한번 줘봐야겠습니다.
솔로시절 잠시라도 가만히 못있는 성격에 얼리버드 이벤트뜨면 친구들 표 구해서 억지로 데리고 다니고 동선짜고 맛집 확인해 다녀야하고. 불금은 무조건. 담날 술 덜깬채로도 어디든 나다니고 움직여야 했던 날짐승이랑 같이 살면서. 이제 나도 아빠니까. 남편이니까. 지금 너무 힘들지만 애들 보면서 얼마나 행복하냐고. 우리 조금만 힘내보자. 웃자 ^___________^ 하면서 얘기나눌땐 고개도 끄덕이고 내 말에 공감해 주는 것 같다가도 다음날 또 원점으로 돌아가는 아내보면 도대체 어떻게 해야할지 마음이 무겁습니다.
오늘도 약속합니다. 우리 오늘 보지말고 내일보자. 애들 자기끼리 뭐든 할 수 있는 나이되면 그 누구보다 화려한 시절 보낼 수 있게 해주겠다. 그렇게 좋았다던 태국이랑 상해 다시 가보고. 우리 처음 여행이었던 제주도 애들 떼놓고 둘만 다시가서. 그때처럼 내가 다 해줄테니 애들 아프지않고 경제적으로 크게 어렵지 않은 지금을 즐겨보자고.
이렇게 얘기도 나눠보고 약속도 했으니 이젠 좀 괜찮아졌겠지? 그러곤 애 재우러 들어간 사이 종영한 태후를 또 돌려보면서 12시 1시 넘을때까지 앉아 TV보고. 그 덕에 또 수면부족으로 피곤해하고 신경질내면서 소파에 나뒹구러져있는 아내를 보면 안쓰럽다가 화나고 그렇습니다. 밖에선 돈버는 기계. 안에서는 육아, 밥기계 정도로만 여겨지는 제 자신에 대해 자괴감도 들구요.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 우리 좋아질거다. 믿고 따뜻한 눈길 한번 없어도 그냥 지내온 내가 불쌍하고 지는 것 같아 오늘도 부부클리닉 검색하려다 키보드에서 손을 뗍니다. 휴... 누구한테 얘기도 못하고. 신세계 이자성처럼 주변사람들이 니 표정이 왜그러냐고. 무슨일있냐고 묻는 주변사람들 보면서 한숨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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