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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은기적이다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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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wedlock_10107
    작성자 : 봄은기적이다
    추천 : 27
    조회수 : 4201
    IP : 117.111.***.72
    댓글 : 65개
    등록시간 : 2017/09/03 13:48:32
    http://todayhumor.com/?wedlock_10107 모바일
    이혼을 결심하기 까지, 그리고 그 후. 스압.발암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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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 원래 살던 도시에서 부모님이 사시는 도시로 이사를 오면서
    불같은 사랑을 하던 남자가 거짓말을 하고 바람을 피며 헤어지게 되고
    폭음에 불면증에 굉장히 힘들어하던 나날 중 곧 전남편이 될 현남편을 만나게됨
    원래 하던 동아리에서 현남편이 이 도시 지부장 역활이였고 
    친구 하나 없는 동네라 나는 동아리 활동을 하게 됨
    먼저 고백을 받았고 거짓말과 여자 문제에만 확실하게 해준다면 한 번 만나보겠다 하고 시작한 만남이였음

    11개월 가량의 연애 후 2012년에 결혼했고
    그로부터 지금까지의 결혼생활은 나를 점점 지옥으로 밀어넣었음

    사실 부모님께서 굉장히 반대를 많이 했었음
    "부모님도 돌아가시고 가진 것도 없는데다 시집가면 니가 고생할게 너무 뻔히 보인다" 라며
    청첩장을 다 돌리고 퇴근길에 아빠가 그랬음
    "지금도 늦지 않았다. 나 한번 쪽팔리면 된다. 파혼 그거 아무것도 아니다. 다시 생각해봐라. 꼭 결혼해야할 한가지의 이유라도 얘기해봐라"
    나 진짜 당당하게 "몸 고생은 해도 맘 고생은 안시킬거 같다" 라고 얘기했었음

    몸고생 맘고생 따블로 다함

    연애 기간 중 크게 다툰적도 없었을 뿐더러 말 한마디도 참 예쁘게 하던 남자였는데 결혼하고 보니 게으르고 말도 함부로 하고 기분에 따라 욕이 우습게 나가는 사람이였음

    나랑 다투면서 무슨년 무슨년 어디서 듣도보도 못한 막말에 결혼 2년동안은 이혼하자는 소리를 싸울때마다 함
    그땐 왜 그랬을까
    사랑이였을까, 아니면 부모님 반대에 맞서 한 결혼이라 이 악물고 잘 사는걸 보여주고 싶어서였을까
    이혼하자는 사람 다리에 메달려 다 내가 잘못했다고 빌며 살았음

    둘 다 새벽 출근하면서도 나는 일어나서 그 사람 아침밥 다 차려놓고 그 사람을 깨우고 나는 출근 준비를 하고 퇴근하면 7시30분이 넘어 들어와 저녁을 준비하고 빨래를 하고.........
    결혼하고 6개월 가량동안 5키로가 넘게 빠졌었음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었음

    뭐 중간과정은 워낙 많고
    2014년 9월 말 임신한걸 알게 되었고 10월 초 남편이 시누 남편에게 빌려준 명의가 있었는데 부가세, 종소세, 의료보험 등등등등......
    나는 보지도 만져보지도 못한 돈들이 미납되어 있단걸 알게 되고 남편은 반미치광이가 되었음
    원래도 술을 엄청 마시고 좋아하던 사람이었지만 돈 문제에 워낙 예민하던 사람이다 보니 하루아침에 직장도 잃게 생겼고 자기 명의로는 국세가 5천만원 미납, 의료보험 몇백 미납 ㅋㅋㅋㅋㅋㅋㅋ
    지금 생각해도 어이가 없음

    어찌저찌 아이는 2015년 5월에 낳았고 나는 전년도 12월달까지 회사를 다님
    중간에 하혈로 두번 입원을 했었고 위험하다 했지만 위의 상황 덕에 당장 회사를 그만 둘 수도 없었음

    임신기간 동안 집안일의 90프로는 내 몫, 여전히 아침밥 저녁밥 차려 먹이고 치우고 빨래하고
    여전히 그 사람은 술 마시고 다니고 심하면 새벽 2~3시, 외박도 한 두번
    술에 취해 차에서 잤다기에 두 말도 안했었음

    하다하다 내가 울면서 악쓰고 욕하니 제주도로 여행가자고 당장 내일 가자고
    새벽 2시가 넘어 술에 취해 들어와서 저럼
    그 시간부터 티케팅, 숙소, 렌트, 짐싸는거 밤새 나 혼자함
    제주도 감
    말이 태교여행이지 ㅋㅋㅋㅋㅋ
    2박3일동안 저녁마다 술 먹고 하루 만보이상 걷은 강행군을 함
    이때가 1월 말이였음
    임신 6개월차였음

    암튼 애를 낳았고 제왕절개 한 덕에 일주일 입원, 일주일 조리원을 하게 됨
    수술 이틀차인가.... 초저녁에 잠깐 잠들고 깼더니 남편이 없음
    전화하니 병원 앞이라함
    화장실 가야하니 올라오라함
    20분이 넘도록 안옴
    뭐했냐니 밥먹고 있었다기에 별말 안했는데 알고보니 병원 앞 국밥집에서 술쳐마시고 있었음
    물론 다시 내려가서 마저 마심

    아 씨 적다보니 뭐가 이리 많은지
    유도분만 하다 안되서 제왕절개 한건데 유도분만 전 날 저녁에도 지 친구 불러서 같이 밥먹고 둘이 술마시러 감 ㅋㅋㅋㅋㅋㅋ
    애 낳기 열흘 전 시부모 제사였음
    나 혼자 상 다 차림
    제사 지내고 그 친구 놈은 그날 왜 불렀는지 ㅋㅋㅋ 술 마시러 갔었음

    애 낳고도 여전히 일주일에 서너번은 술먹고 늦게 들어왔고 내가 아무리 힘들다해도 바뀌는건 없었음
    어떤 날은 전화가 와서는 "나는 더운 땡볕에서 일하는데 너는 집에서 시원하게 누워있고 편하지?" 라는 비꼬는? 지 말은 장난이지만 그런 말도 종종 했었음
    나는 머리는 산발에 하루 한끼 제대로 못먹고 24시간을 애 옆에서 2시간씩 자면서 모유수유하느라 인간이길 포기한 삶을 살고있었는데 ㅋㅋㅋ


    애가 돌이 되었고
    시누는 십원짜리 한장 없음
    애 낳았을때도
    우리엄마, 외할머니, 친할머니 친척들이 200정도 줌
    돌 때 돌잔치를 안함
    남편 인간관계가 없어서
    우리 동생, 엄마가 돌반지, 돌팔찌 해줌
    시누 암것도 없음
    그냥 다 같이 밥만 먹고 감 ㅋㅋㅋㅋㅋㅋ


    두돌이 되었고 그동안도 수없이 싸웠고 나는 이혼을 해야하나 몇번 고민했음
    진짜 애를 봐서 좀 더 지켜보자 하고 살았음

    올해 6월부터 엄마가 가게 오픈하고 내가 일하게 됨
    애기는 어린이집 하원 후 친정 할머니가 봐주시고 저녁에 내가 퇴근하면서 데리고 가서 집에서 케어하고
    뭐 그랬음
    그때 남편은 다른 도시에서 일하고 있었고 일,이주에 한번씩 집에 왔는데
    일 시작하고 진짜 너무 힘들어서 이주동안 6키로가 넘게 빠짐
    가게서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매일 볼때마다 걱정할 정도로

    근데 이주만에 와서 날 본 남편은 아무 말도 없음
    오히려 마감해야한다고 미리 얘기하고 마감하고 새벽2시에 들어온 날보고 자다 일어나서 하는 말이 "씨발 진짜 욕나오게 하네" 였음

    마음이 쿵한다는게 뭔지 알았음
    내가 왜 이렇게 죽어라 일하는지 왜 그랬는지 내가 지금 얼마나 힘든지 아픈지 피곤한지 이 인간은 눈꼽만큼도 관심이 없구나

    다음날 가게가 쉬게 되었고 초저녁에 일찍 잠깐 잤는데 애가 안자니 내가 자고 있는 방에 애를 들여보냄
    물론 난 잠에서 깼고 애를 재우고 소주 한잔 하러 부엌으로 감
    마침 그 사람도 소주를 두어병 사들고 들어옴
    얘기좀 하자함
    "니가 왜 돈을 버는지 모르겠다. 널 위해서지 우리를 위해서가 맞냐? 애를 방치해뒀다" 등등 개소리 시전하길래
    "넌 내가 그만살자하면 안잡을꺼지?" 딱 한마디 물었음
    당연하단 듯이 "응"이라길래 "알았다. 우리 그만하자" 했음

    다음날 월요일엔 남편은 출근을 했고 목요일까지 연락이 안됨

    나는 카톡으로 그랬음
    애를 생각해서 부모 둘 다 있는게 낫지 않겠냐
    니가 원하면 여기 와서 일해라
    브레이크타임에라도 내가 집에가서 집안 일하고 애도 보겠다
    너 퇴근하고 나 퇴근할 동안만 애기 보고 밥 챙겨 먹어라
    퇴근해서 설거지도 내가 하겠다
    뭐 그런 소릴 했는데 읽지도 않고 쌩깜

    금욜날 아침에 전화와서 짐싸서 내려 온다기에 그럼 오늘내일 바쁘니 마감해야한다
    저녁에 애기 좀 봐라 했더니 오케이함
    토요일 점심에 밖에서 만남
    생각 좀 해봤냐 하니 뭘 생각해야 하냐고 되물음
    "내 목걸이, 반지 다 가져와라. 앞으로 내 월급은 니 통장에 안들어갈꺼다. 보험 수혜자도 모두 애 앞으로 바꿀꺼다" 
    뭐 그런 말을 했던거 같음

    목걸이 반지 다 가져다 주고 일요일에 다시 얘기함
    "너 어제 그 말은 나랑 안살겠단 소리가 맞냐?"
    "맞다"
    "애는 니가 키워라. 통장에 있는 돈 나는 그거 위자료로라도 받아야겠다. 애랑 너랑 몸만 나가라. 너랑 살면서  정말 너무 힘들었고 더러웠다."

    그 사람은 애를 데리고 집으로 갔고 생각보다 쉽게 헤어져주는 구나 생각함

    다음 날 월요일 아침 갑자기 무릎꿇기 시전함
    잘못했다 빌기 시작함
    내가 괜히 한번 해보는 소리인줄 알았다 함

    "나는 지금껏 누구한테도 홧김에 혹은 기선제압용으로 그만보자, 헤어지자는 말을 한 적이 없다. 내가 얼마나 정이 많고 외로움을 많이 느끼는지, 사람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5년을 살고도 너는 몰랐냐. 늦었다. 최소한 그 말을 할려면 토요일날 했어야 한다"

    화요일날 다시 설득을 하려고 낮에 가게서 잠깐 집에 들름

    싱크대에서 칼을 뽑음
    이혼하면 죽겠다함
    그러고 자기 배에 찌름
    119에 전화하고 엄마한테 전화하고 구급대가 와서 병원으로 이송 중 시누한테도 전화함
    아빠는 3시간 거리에 다른데 계셨는데 날라오심
    여기선 수술 못하니 부산대 응급외상센터로 가라함
    이송함
    수술했고 생명엔 지장이 없다함
    칼이 1센치만 옆으로 갔으면 즉사했을꺼라 함


    그리고 그게 벌써 두달이 다되감

    퇴원 후 이혼해주겠다해서 애도 자기가 키우겠다해서 통장에 돈 탈탈 털고 400만원 대출받아 줌
    애기 짐도 다 가져감
    근데 이제 와서 이혼 못해줌
    애도 내가 안봐줌 이러고 잠수탐 ㅋㅋㅋㅋㅋㅋㅋ
    카톡보내면 이삼일에 한 번 확인함

    나 정신병원 다님
    외상후스트레스 장애, 불면증, 우울증 등으로
    이혼은 소송중임
    소장 법원에 접수 되었고 늦어도 9월8일엔 받을꺼라함
    그 날이 내 5번째 결혼기념일임.............



    이런 구질구질한 얘기를 쓰는 이유는....
    생각보다 어른들 눈은 정확하다는거,
    부모님이 명확한 이유를 대고 반대하는 결혼은 진지하게 다시 생각할 필요가 있다는거,
    사람은 오래 보아야 한다는거,
    인간은 고쳐 쓰는게 아니라는거 등등을 말해주고 싶어서임

    최근에야 깨닳은게 나는 세상에 나 밖에 없다는거,
    내가 불행하면 애도 남편도 다 필요없다는거,
    내가 살아야 애도 있고 남편놈도 있다는거,
    엄마도 중요하지만 내가 제일 중요하다는거,


    물론 행복한 결혼 생활하시는 분들도 많지만
    혹여 나랑 비슷한 상황이신 분들이나 힘드신 분들이 있으시다면 심심한 위로라도 하시고
    나같이 더럽고 토나오는 상황에 처한 사람도 있다는걸로라도 힘내서 사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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