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여행을 결정할 무렵이였습니다.
평소에 구경하거나 활동하는걸 즐겼던 저는 남편과 호주로 자유여행을 가기로 했습니다.
영어 잘하느냐고요??? nono 남편과 저는 초등영어 단어밖에 모릅니다.
그래도 어떻게든 되겠지 하고 비행기와 호텔을 예약해 5박 7일 호주 시드니로 출발했습니다.
- 면세점에서 담배 산 썰 -
둘다 촌놈들이라 인천공항이란 곳을 처음가본 우리는 완전 긴장 상태였습니다.
수하물 붙일때도 "액체는 안되는거 아니야?"이러면서 그자리에서 캐리어를 다 풀어서 끄집어 내려고도 하고
비행기 티켓이랑 여권 잊어먹지 않을려고 하루종일 손에 꼭 잡고 다니기도 했습니다.
저희 비행기는 홍콩을 경유해가는 비행기라 꼼짝없이 홍콩에서 5시간을 체류했는데요
남편이 갑자기 아! 하더니 면세점을 가야한다는겁니다...
영어도 못하는데 갑자기 왠 면세점이냐고 하니까 갑자기 세상을 다 잃을 표정으로 이야기하더라구요.
"나....담배 안가지고 왔어...."
허어어엉어얼ㅇ러얼ㅇ러얼ㅇㄹ??????
그놈의 담배가 뭐라고 호주가서 사라고 했더니만 호주에는 담배가 한 갑에 2만원이랍니다 (어이쿠?)
그래서 여기서 사가지고 가야한다고 부랴부랴 면세점을 가더라구요.
뭐 홍콩은 외국 담배가 한국과 비슷한 가격이였습니다.(면세점이라서 좀더 쌌어요)
그래서 "one please"하고 달라고 하니까 여행티켓을 보여 달라는거예요
그래서 보여줬더니 안된다네요????? 으잉?????? 계속 nono!!!만 하더라구요.
이거 영어도 못하고 무슨말을 하는지 전혀 모르겠는거예요;;;;;;;;;
일단 못판다고 하니 나와서 이게 무슨 사태인지 곰곰히 생각해보고 네이버에 검색을 해봤더니 띵!
"호주는 1인당 반입할수 있는 담배는 50개피!"라는거예요
우와 진짜 지져스 크라이스트!
둘이 해봤자 5갑 밖에 반입이 안되는거였습니다.
둘이 앉아서 진지한 고민을 했습니다.
1보루를 사서 반을 쓰레기통에 직행할꺼냐!!! 호주가서 1갑에 2만원을 지불할꺼냐!!
중대결정의 시간이였습니다.
(호주 여행을 가서 이런게 걸림돌이 될꺼라는건 생각도 못했습니다-ㅁ-;;;;)
결국 남편과 전 이해득실을 따져보고....1보루를 사서 반을 버리기로...결심했습니다....(1년이 지난 지금도 아까워 죽겠네요)
다시 그 면세점을 가서 다짜고짜 그냥 one을 외치고는 샀습니다 (그때 홍콩 아줌마의 썩소는....아직까지 생각납니다)
남편과 전 5갑을 가방에 넣고 덩그러니 남은 5갑을 쳐다봤습니다.
이걸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그냥 버리기는 아깝고 영어를 알면 그냥 선심쓰듯이 줄텐데 먼저 말걸기엔 둘 다 새가슴이고....
그렇게 게이트를 향해 걷고 있는데 가는 길에 "스모크 룸"이라는 곳이 있었습니다. (안에가 뿌애서 안보이는데 그것도 신기방기 했습니다)
남편이 저기가서 담배를 피고 오겠다고 하고 그 남은 반 보루를 들고 그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렇게 20분이 지났을까요... 남편이 나오는데 들고갔던 반보루가 없더구요.
그래서 남은 담배 어떻게 했냐고 물어보니 이렇게 했다고 합니다.
딱 들어가자 마자 인원 수를 보니 4명정도 담배를 피고 있더랍니다 (남자 둘 여자둘)
흑인도 있고 아시아인도 있고 ㅎㅎㅎㅎ
그래서
"아임 코리안"
"유 프레젠트"
하면서 거기서 담배 피고있던 4명에게 한개씩 손에 꼭 쥐어주고 남은 한갑은 혹시 위험물로 생각 할수 있으니까
자기가 괜찮다는 시범으로 하나 남은 한갑을 직접 그 자리에서 까서 폈다고 하더라구요 ㅎㅎ
그 외국인들이 각자 나라 말로 뭐라뭐라 했는데 뭔 말인지 못알아 들으니까 그냥 오케이오케이만하고 나왔답니다 ㅋㅋㅋ
그 말 듣고 웃겨서 제가 "왜 아임 코리안 이라고 그랬어?" 라고 물어보니까
"한국인이 정이 있다는걸 알려주고 싶어서"그러더라구요 ㅋㅋㅋㅋㅋㅋ
나중에 호주에서 돌아와서 안 사실인데......그냥 반입해도....신혼부부는 잘 안잡는다고 그냥 가방에 넣어서 들어가도 괜찮았을꺼라고 하는데
눈에서 눈물이 주룩주룩....-_ㅜ
쓰고나니 별일 아니네요 ㅋㅋㅋㅋ 그땐 엄청 잼있었는데 ㅎㅎㅎ
혹시 잼있다고 하시면 남편이 호주가서 중국인과 맞담배 핀 사연도 올리겠습니다 ㅎ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