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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어릴때부터 꼬치까고 놀던 친구였던 자유로운 영혼들인 노총각(37~38) 셋이 모였다.
각기 울산,대구,경기도 광주에서 출발해 대전에서 만나 충남 서천으로 향했다.
목적은 단 하나! 제철 꽃게를 맛보기 위해 의기투합(?)한 것이다.
우리의 고향은 경북 울진이라는 곳인데 대게는 해마다 먹어보며 살아왔다.
꽃게로 만든 간장, 양념게장은 한 두번쯤 먹어 봤었지만 꽃게찜 맛은 어떨까 궁금해 하는 공통된 의문이 있었다.
서천특화시장에서 꽃게를 2kg(씨알에 따라 kg당 25,000~35,000원)을 사서 2층(쪄주고 회 떠주고 탕 끓여주고 소주와 밥을 먹을 수 있는 초장집)
으로 가서 반은 찜, 반은 꽃게탕으로 시킨 후 기다리는 시간에 소주 안주로 우럭회를 주문했다.
그런데 아주머니가 잘못 듣고 우럭회와 갑오징어 회를 땋! 가지고 나타났다.
평소 성격좋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워 하는 셋은
"괜찮아요~ 갑오징어 회 첨 보는데 먹어보죠~"하며 쿨내를 풍겨줬다.
울진이 고향이라 오징어회는 수도 없이 먹어봤지만 갑오징어회 식감은 너무나 새로웠다.
소주가 한두병에서 네다섯병이 되어갈 때 메인이 나왔고
덥석 쥐고 한 입 크게 빨아 당기니 우와~ 라는 탄성이 누구 먼저랄 것도 없이 절로 나왔다.
수 십년간 울진대게로 단련된 우리 입맛에 꽃게찜은 너무나 달고 달고 달았다.
살도 꽉 찬게, 입속에서 나는 그 산뜻한 달콤한 향에 앞에 있는 친구가 화장실 간 것도 깜빡하고
마구마구 먹어버렸다.
지금도 그 맛이 생각나서 군침이 돈다.
꽃게탕의 시원하고 깔끔한 맛이 좋았지만 어디선가 해물탕을 먹을때 우러나온 그 맛을 기억하기에 새롭진 않았다.
여행에서 먹거리를 최고로 치는 나에게 요즘 실패가 없는 것 같다.
2박 3일로 왔으니 또 다른 걸 먹어봐야 했다.
다음날 아침엔 춘장대해수욕장으로 이동해서 간장게장을 잘 한다는 집을 찾아 맛을 보았다.
제철음식, 지역특산음식은 역시 그 지역에서 먹어야 맛이 기막히다는 것을 다시 깨달았다.
그 짭조름 하며 달콤한 간장게장, 밥 도둑이 맞았다.
따라 나온 밑반찬들도 맛있었고 바다를 보면서 먹을 수 있는 그 분위기도 썩 괜찮았다.
또 하나의 보너스라면 식당 밖 마당에서 하얀색 잡종진돗개와 새끼밴 검은 색 고양이가 아웅다웅 다정하게 부비면서 장난치는
모습도 재미졌다.
한산 소곡주를 반주로 마시고 풍광이 좋은 모텔에서 낮잠을 한숨 자고 일어나니 일몰이 되고 있었다.
서해의 일몰을 첨 본 것도 꽤나 신기했다.
전에 목포갔을때 구름이 많이 껴서 실패를 했었었다.
저녁엔 전라도에서 처음 먹기 시작했다고 알고 있는 오리탕으로 속을 달래며 소주를 들이 부었다.
두 친구는 잘 먹었지만 내 입에는 짝 붙는 맛은 아니라 성의없는 숟가락질만 분주하게 했었다.
하루를 또 보낸 우린 춘장대해수욕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왜냐하면 간장게장 집의 해물모시냉면을 꼭 먹어보고 가야겠다라는 목표가 있어서였다.
맛이 괜찮았다. 그래서 그 국물에 공기밥까지 말아먹었다.
한가지 지적하자면 해물냉면이 아니라 회냉면이란 점.
메뉴의 사진은 각종 해물이 냉면을 덮고 있었지만 상위에 올려진 냉면위엔 회가 덮여 있었다.
맛이 없었다면 따졌을텐데 한 입씩 먹어보곤 괜찮네? 라는 눈빛을 주고 받으며 맛있게 먹었다.
난 울산에서 총 900km를 운전했다. 꽃게 하나 만을 위해서 ..
여행, 후회 없는 즐거움으로 아직도 머리속이 싱그럽게 설레고 있다.
사진은 먹는데 정신 팔려서 간장게장 사진 뿐이다.
장소: 충남 서천군 특화시장 1층 수산물 - 2층 식당
춘장대 해수욕장 부근 ㅇㅊㅎㅅ 횟집의 간장게장정식(1인분 18,000원), 한산 소곡주 한병 10,000원
전망좋은 모텔은 횟집 옆에 있다. 베란다를 통해 바다,일몰을 볼 수 있다.
모텔 맞은편의 오리탕집 . 오리탕 40,000원
횟집 상호 말하면 제 주관적인 입 맛으로 직접 광고 하는 꼴이 될 거 같아 자음으로 남깁니다.
제 입 맛에 맞아도 혹여나 이 글 보고 찾을 분에게는 후회되는 곳이 될수도 있으니 ^^;;
죄송합니다. 댓글 작성은 회원만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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