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1</div> <div>얼마전에 카프리의 푸른 동굴에 다녀왔습니다.</div> <div><br></div> <div>카프리섬 선착장에서 보트로 해변을 따라 몇십분을 가면</div> <div>반대쪽 해변 절벽에 작은 구멍이 하나 있습니다.</div> <div><br></div> <div>4인용 나룻배만 간신히 들어갈 수 있는 높이의 구멍이라서</div> <div>동굴안에 들어갈때도, 앉은채가 아닌 나룻배 바닥에 납작 누워서 들어가지요.</div> <div><br></div> <div>다만 파도가 높게 일면 50%의 확률로 입장할 수 없는데</div> <div>다행히도 날씨는 좋았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2.</div> <div>하지만 날씨가 좋은 것이</div> <div>꼭 좋지만은 않더군요.</div> <div><br></div> <div>동굴 앞에서 대기중인 수십대의 보트,</div> <div>화창한 날씨 덕분에 관광객들이 많았습니다.</div> <div><br></div> <div>20~30인용 보트를 타고 와서,</div> <div>나룻배로 갈아탄 뒤, 작은 배 하나하나 들어가고 나오는 시스템이라서</div> <div>입장하는데는 꽤나 시간이 걸립니다.</div> <div><br></div> <div>하얀색 폴로셔츠에 베이지색 반바지, </div> <div>보트슈즈를 신고서 금방이라도 잡지화보 촬영을 끝낸 모습으로</div> <div>멋지게 보트를 운전하던 이탈리안 선원도</div> <div><br></div> <div>최근 얼마간</div> <div>오늘처럼 사람이 많은 날도 없었다고 말합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얼마나 기다려야 들어갈 수 있죠?"</div> <div>"about 1 hour"</div> <div><br></div> <div>"그럼 들어가면 얼마있다 나와요?"</div> <div>"jut 5 minute"</div> <div><br></div> <div>함께 보트에 탔지만 각자의 언어로 얘기하던 일본인,대만인,미국인들도</div> <div>5분이란 말에 너나할 것 없이 웃음을 터트립니다.</div> <div><br></div> <div> <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506/1434500358zAiXPDAfe2aieXyKwIK.jpg" width="800" height="450" alt="선원.jpg" class="chimg_photo" style="border:none;"></div><br></div> <div><br></div> <div>3.</div> <div>햇살은 따가운데 바다 한복판이라 그늘도 없고</div> <div>출렁이는 보트에 슬슬 멀미도 느껴집니다.</div> <div><br></div> <div>빠른 속도로 달리는 배에선 느끼지 못했지만</div> <div>제자리에 서있으니까 작은 파도에도 이리출렁 저리출렁 흔들리니까요.</div> <div><br></div> <div>근사한 해안선과 절벽에 감탄하던 것도 잠깐</div> <div>어서 빨리 항구로 돌아가 땅을 밟고 싶단 생각뿐,</div> <div><br></div> <div>감동을 자아내던 수평선도 기다림에 지치니까</div> <div>그냥 바다에 선 하나 그은것 마냥 지루하게 보입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4.</div> <div>드디어 차례가 왔습니다.</div> <div>보트에서 일행과 함께 나룻배로 갈아타고 바다에 떠있는 매표소에서</div> <div>동굴 입장 티켓을 구매합니다.</div> <div><br></div> <div>나룻배도 운이 좋으면, 동굴 안에서 산타루치아를 멋지게 불러주거나</div> <div>동굴 안에서 잠깐이나마 수영할 수 있게끔 좀 더 기다려주는 사공을 만나지만</div> <div>그렇지 않으면 팁만 과도하게 요구하는 사공을 만나기도 합니다.</div> <div><br></div> <div>기다림에 지친 사람에겐</div> <div>그저 동굴속으로 능력껏 빨리 입장시켜 주는 뱃사공이 최고.</div> <div><br></div> <div>운이 좋았는지, 바로 입장할 수 있는 뱃사공을 만났고</div> <div>주황색 유로를 팁으로 챙겨드렸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5.</div> <div>저 작은 입구 속으로 어떻게 들어갈까 싶었는데</div> <div>동굴 입구에 부착된 쇠사슬을 힘껏 당기면 안으로 쏘옥 들어갑니다.</div> <div><br></div> <div>나룻배에 납작 엎드리고</div> <div>조그마한 동굴 입구로 들어가는 건</div> <div>마치 바늘구멍 사진기 속으로 들어가는 것,</div> <div><br></div> <div>어둠에 눈이 점점 익숙해지자</div> <div>필름역할을 하는 기름종이에 바늘구멍 밖의 바다가 비쳐지는 것처럼</div> <div><br></div> <div>잉크를 풀어놓은 것같은 파란색이</div> <div>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div> <div><br></div> <div>액체이자 빛이며</div> <div>빛이자 액체인 푸른색.</div> <div><br></div> <div>어둠과 빛과 바다만 존재하는 동굴이</div> <div>만들어내는 푸른색은</div> <div><br></div> <div>우주에서 바라보는 지구의 푸른색이</div> <div>이렇지 않을까 싶은 신비로운 푸른색.</div> <div><br></div> <div>겨우 5분의 푸른색은</div> <div>동굴 속에서 세상 밖까지 바라보게 됩니다.</div> <div><br></div> <div> <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506/1434500374znNd3tKNnd.jpg" width="800" height="1067" alt="푸른동굴1.jpg" class="chimg_photo" style="border:none;"></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6.</div> <div>고민이 많을 때, 혹은 뭔가 생각하고 싶을 때, </div> <div>우리는 고개를 들고 푸른 하늘을 바라봅니다.</div> <div><br></div> <div>뭔가 일이 잘 될 것 같은 예감이 들때는</div> <div>청신호가 켜졌다고 하지요.</div> <div><br></div> <div>인생에 가장 빛나고 싱그러운 시대는</div> <div>청춘이요</div> <div><br></div> <div>배움의 한계를 뛰어넘었을 땐</div> <div>청출어람이라고 합니다.</div> <div><br></div> <div>푸른색은 희망이자 가능성</div> <div>도전이고 미래입니다.</div> <div><br></div> <div>물론, 내가 쌓은 성이 모래성인지 알게해주는</div> <div>파도역시 푸른색이긴 하지만요.</div> <div><br></div> <div>아직 깜깜한 동굴속에 있더라도</div> <div>기운내야 겠습니다.</div> <div><br></div> <div>동굴 밖 푸른색보다</div> <div>더 멋진 푸른색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니까요.</div> <div><br></div> <div> <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506/1434500386sSW6jRcQDvdZje178eKhaPH.jpg" width="640" height="427" alt="푸른동굴.jpg" style="border:none;"></div><br></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