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1.</div> <div><br></div> <div>9년.</div> <div>수많은 일들이 일어나기에 충분한 시간이다.</div> <div>스타크래프트 1에서 스타크래프트 2로의 전환, 그리고 명멸까지.</div> <div>그 와중에 누군가는 꿈을 접었고, 누군가는 스스로의 명예를 짓밟았다.</div> <div>프로리그라는 거대한 고택은 무너졌고, 이제 모든 이들이 들판에 내몰렸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2.</div> <div><br></div> <div>김동원은 기실 이제까지 제대로 된 주목을 받아본 적이 없는 이름이다.</div> <div>2009년, 드래프트를 통해 위메이드 폭스에 합류했지만,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1년만에 팀에서 방출당했다.</div> <div>스타크래프트 2에서 숱한 팀을 거쳐왔지만, 스포트라이트는 그에게 향하지 않았다.</div> <div>그의 플레이를 논할 때면, 언제나 문성원이라는 거대한 선수의 이름이 먼저 나왔다.</div> <div>그와 비슷한 플레이를 하는, 그러나 그보다 못한.</div> <div><br></div> <div>16강과 8강에 꾸준히 이름을 올렸지만, 그 이상으로 올라서질 못하면서, 김동원의 이름은 점차 존재감을 잃어갔다.</div> <div>단 한번, 라스베가스에서 4강에 올랐지만, 그나마도 그 대회를 정조준한 스나이퍼, 권태훈에게 무너지고 말았다.</div> <div>Axiom과 True eSport 두 해외팀을 거치는 사이, 그는 잊혀져 갔다.</div> <div>살아남았지만, 그 누구도 기억하지 못하는 자.</div> <div>그렇기에 김동원의 부활을 점친 자는, 아무도 없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3.</div> <div><br></div> <div>2016년 한국에 돌아온 뒤, 김동원이 보여준 가장 큰 장점은 동족전에서의 기민함과 묵직함이었다.</div> <div>2016 HOT6 GSL 시즌 2, 32강에서는 한이석과 조중혁을 잡아냈고, 16강에서는 윤영서를 꺾었다.</div> <div>8강에서는 그 대회 최대의 이변이었던 변현우와 풀 세트 끝에 석패했지만, 적어도 김동원이라는 이름 석자를 다시 각인시키에는 충분했다.</div> <div>전성기 무렵, 가장 안정적인 동족전 강자로 꼽혔던 그 모습이 살아난 것이다.</div> <div><br></div> <div>그리고 2017년 첫 시즌, 김동원은 마침내 4강 고지에 다시 올라섰다.</div> <div>32강 최종전, 앞길을 막아선 것은 지난 시즌 챔피언이자, 자신을 떨어트린 변현우.</div> <div>하지만 김동원은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2:1 승리를 거두며, 챔피언을 무너트리고야 만다.</div> <div>공성전차 간의 숨막히는 포격이 오가는 사이, 김동원은 특유의 단단함을 제대로 보여주며 변현우를 무너트렸다.</div> <div><br></div> <div>16강에서 이동녕과 조성호를 꺾은 뒤, 8강에서 김동원은 조성주와 마주했다.</div> <div>1991년생, 최고령 선수와 1997년생, 최연소 선수가 테란의 마지막 자존심을 걸고, 외나무다리에서 마주쳤다.</div> <div>김동원의 승리를 예측한 이가 얼마나 있었을까.</div> <div>어쩌면, 자신조차도 의심했으리라.</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4.</div> <div><br></div> <div>하지만 결과는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김동원의 3:1 승리.</div> <div>조성주의 의료선 견제는 김동원의 수비 앞에 빛을 발하지 못했고, 적재적소에 달려든 해병들은 기적의 승리를 만들어냈다.</div> <div>야인이 쓰러지고, 태양이 진 마루 위에, 이제 테란의 마지막 자존심을 걸고, 김동원만이 남았다.</div> <div>노력은 배신하지 않고, 경험은 승리를 만들어냈다.</div> <div>이제 남은 것은 한걸음.</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5.</div> <div><br></div> <div>매미는 7년을 땅 속에서 기다려, 그 날개를 펼쳐 날아오른다.</div> <div>스물 일곱, 김동원은 9년이라는 인고의 세월을 거쳐 이제 막 날개를 열었다.</div> <div>그 날개가 힘껏 휘날리는 순간, 세상은 진정 그의 이름을 기억할 것이다.</div> <div><b><br></b></div> <div><b>기억하라.</b></div> <div><b>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은 자가 진정 강한 자라는 것을.</b></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 <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702/148803452440346b3f1103415f91a284980812783b__mn98857__w530__h350__f34257__Ym201702.jpg" width="530" height="350" alt="Fz3vBPr.jpg" style="border:none;" filesize="34257"></div><br></div> <div><br></div> <div><b>Ryung.</b></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