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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star_415124
    작성자 : 애정아진이해
    추천 : 7
    조회수 : 550
    IP : 175.114.***.201
    댓글 : 1개
    등록시간 : 2017/07/26 03:02:05
    http://todayhumor.com/?star_415124 모바일
    옴걸문학 단편집 ) 여름부터 여름까지

    KakaoTalk_20170604_012927322.png
     




    오마이걸 진이 양을 생각하며 써본 소설이에요

    진이 양의 건강한 쾌유와 앞으로의 행복한 나날을 기원하며

    조금 집중해서 썼어용..

    책게에 올려야 하나...싶다가

    왠지 이 곳이 더 잘 어울리는 것 같아서 ㅎㅎ

    (내가 더 편한 곳 ㅎㅎ)

    인물들은 모두 허구임을 밝힙니다.

    상황을 오버해서 쓴 부분이 있으니

    진이 = 여 주인공 이라고 보시지 마시고

    진이 ≒ 여 주인공 이라고 봐주세요

    혹시나 논란의 여지가 생긴다면 사과하고 삭제할게용 ㅠㅠ..

    재밌게 봐주세요!!












    단편 - 여름부터 여름까지

     

     

     

     


     

    여름이 한창일 때,

     

    더 이상 습한 바람은 생각도 하기 싫을 때,

     

    이젠 제발 서늘한 바람이 날 반겨줬으면 하고 생각이 들던 때,

     

    아침 버스 정류장에는 항상 그녀가 서 있었다.

     

     

    150 후반 대의 키, 앞머리 없는 갈색 단발머리

     

    한 여름이어도 무조건 고집하던 후드 차림

     

    대체 몇 개나 있는 것인지 매일 바꿔 신는 슬립온

     

    그리고 항상 들고 다니던 아이패드 미니

     

    무슨 음악을 듣는 지 궁금했다.

     

     

    각자 원하는 버스는 달랐다.

     

    그러나 내가 술이라도 마시고 막차를 탔을 때면 뒤를 따르는 고마운 버스는 항상 그녀를 내려줬다.

     

    한 번 마주치는 날이 매일이었고 막차를 타는 날이 두 번 마주치는 날이었다.

     

    아르바이트 근무 시간을 무조건 아침 오픈 타임으로만 잡았고

     

    밤 어정쩡한 시간이면 나는 일부러 막차를 기다렸다.

     

     

     

     

     

     

     

    일상의 작은 반가움이었다.

     

     

     

     

     

     

    그러나 그 작은 반가움은 더위가 한 풀 꺾일 때 쯤 사라졌다.

     

    더 이상 나는 아침에도 그녀를 볼 수 없었고

     

    막차 시간에도 찾을 수 없었으며

     

    나를 허무하게 만들었다.

     

     

     

    정류장에서 하루 종일 기다리던 어느 날, 문득 든 허무한 생각이 나를 포기하게 만들었다.

     

    스물다섯 내가 꾸던 한 여름 밤의 짧은 꿈이었다.

     

    꿈은 내 마음대로 되지 않지.

     

     

     

     

     

     

     

     

    꿈에서 깨어 현실을 바쁘게 걷던 나날

     

    신께서 현실을 더욱 선명히 느끼라고 나에게 찾아온 것 같았다.

     

    어머니한테 암 덩어리가 들러붙었다.

     

    꿈에서 확실히 깨었다. 너무 현실이었다. 지독하게 실감이 났다.

     

    어머니는 입원하셨고 나는 알바를 그만두었다.

     

    이제 내가 어머니를 지켜야 한다.

     

    우리 가족은 어머니와 나 뿐이기 때문이다.

     

     

     

     

     

    아버지는 일찍이 미국으로 떠나서 미국 교수계의 거물이 되어 명성과 재물을 쓸어 모으고 있다.

     

    큰 나라에서 새로운 시작을 하고 싶었던 그에겐 우리가 짐이었을 뿐이다.

     

    노블리스 오블리주인지 최소한의 양심인지 연민인지 간간히 돈은 보내주었다.

     

    언제 마지막으로 연락을 했는지 기억도 나지 않지만 그리고 하기도 싫었지만 이번에는 그럴 수 없었다.

     

    목소리도 듣기 싫어서 메일을 보냈다. 순간 영어로 보내야 하나 고민도 됐다.

     

    당신의 숨겨진 전 아내가 암에 걸렸다고, 당신의 숨겨진 아들은 모든 알바를 그만두고 어머니를 24시간 모셔야 한다고.

     

    짧게 보냈다. 매달리는 모습을 보이기 싫었다.

     

     

     

     

     

     

     

    일주일 정도 지나고 답장이 왔다.

     

    짧막한 영어 두 문장으로.

     

     

     

    Send you some money.

     

    Take care.

     

     

     

    그 아랜 그의 직함이 적힌 명함이 찍혀 있다.

     

    뉴욕주립대 경제학 교수이자 펀드, 파생상품, 투자분석 전문가란다. 돈을 많이 쓸어 모으고 있다고 최대한 어렵게 자랑하고 있다.

     

     

     

    계좌를 확인했다.

     

    그의 양심인지 연민인지 동정인지는 생각보다 꽤 컸다.

     

    돈에 감정을 안 싣기 위해 고맙다는 생각도 원망한다는 생각도 최대한 아무런 생각을 안 하기로 했다.

     

     

     

     

     

     

     

     

    더위의 패색이 완전히 짙어졌을 때, 어머니는 수술에 들어갔다.

     

    의사는 기술이 많이 좋아졌다고 제발 걱정 전혀 안 해도 된다고 말했다.

     

    수술 실패율이 1퍼센트도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숫자와 감정은 다르지.

     

    수술실 앞에서 평소에 찾지도 않던 신을 애타게 찾았다.

     

     

     

     

     

     

     

     

     

     

    수술은 무사히 끝났고 의사는 자랑이나 한다는 듯이 어머니의 몸속에서 떼어낸 시커먼 덩어리를 나에게 보여주었다.

     

    그리고 이제 어머니와 나는 암 재활 병동에서 지내야 한다고 말했다.

     

     

     

     

     

     

     

    지극히 자본주의적인 이 사회는 병원까지도 물들였다. 암 재활 병동은 병실이 나뉜다. 1인실이 가장 비싸고 그 다음 2인실, 4인실, 6인실까지다.

     

    그 사람이 보내준 양심이자 동정이 나에겐 아직 많이 남아 있었다. 나는 2인실을 선택했다. 1인실은 남다르게 비쌌다.

     

     

     

     

     

     

     

     

     

    2인실 병실로 어머니를 옮겼다. 이게 병실인지 힐튼 호텔 스위트룸인지 모르겠다. 기분 좋은 향기도 흘렀으며 환자를 차분하게 해주는 음악도 떠 다녔다. 시각과 후각, 청각만으로도 항암치료가 순조롭게 흘러갈 것이라는 확신을 심어주었다.

     

    남은 한 개의 침대는 비어 있다. 이불이 엉망으로 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환자가 잠깐 어디 간 것 같다. 소녀 스타일의 인형이 많고, 화장품도 몇 개 있는 것으로 보아 내 또래 혹은 내 아래의 여자인 것 같다. 그나마 다행이다. 괜히 성내는 할아버지나 아저씨가 아니길 바랐기에.

     

    인테리어에 감탄하고 있던 와중 어머니가 잠에서 뒤척인다. 돈 많이 써서 불편하다는 의미인가.

     

    어머니 이불을 다시 한 번 정리해주고 잠깐 바람 좀 쐬고 담배 한 대 태우기 위해 일어났다.

     

    병실 문으로 걸어갔고, 내가 문을 열려고 하기도 전에 문이 먼저 열린다.

     

     

     

     

     

     

     

     

     

     

     

     

     

     

    그 때 나는 다시 꿈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 사람이다.

     

    뭐라고 불러야 될지 모르겠다. 후드티? 아이패드? 슬립온? 하여튼 그녀다.

     

    깜짝 놀란다. 그리고 다시 나를 쳐다본다. 발끝부터 머리까지.

     

    그러다 두 눈이 커진다.

     

    ?”

     

    그러면서 검지로 나를 가리킨다.

     

    마치 이름은 모르지만 아는 사람을 봤다는 듯이

     

    나를 아나?

     

    무슨 말을 하려는지 입을 우물쭈물 거리고 고민을 한다.

     

    내가 먼저 말을 꺼냈다.

     

    ....... 맞으시죠?”

     

    ?”

     

    , ........ 매일 래미안 4단지에서 버스타시지 않으셨나요?”

     

    ....... , 맞아요. 그 쪽도 아니에요?”

     

    , 저도.......”

     

    그리고 정적

     

    대화가 길을 잃었다. 무슨 말을 해야 하지?

     

    그러보니 환자복을 입고 있다. , 환자였구나.

     

    일단 들어오세요. 이 침대 주인이셨군요.”

     

    ....... 맞아요.”

     

    걸어가서 침대에 걸터앉는다.

     

    나도 따라 들어가서 간병인용 의자에 앉는다.

     

    담배 생각이 어느 샌가 사라지고 궁금증이 샘솟는다.

     

    제대로 용기를 내기로 했다.

     

    저 아시나 봐요.”

     

    네 자주 마주쳤으니까.......”

     

    저는 저만 아는 줄 알았는데 이거 좀 놀랍네요.”

     

    저도 저만 아는 줄 알았는데

     

    아 그럼 혹시....... 갑자기 어느 날부터 안 보이셨던 게 이것 때문......”

     

    ....... 그렇게 됐어요.”

     

    어디가 아픈지 물어봐도 될까하고 고민하던 찰나 깨닫는다. 아 여기 암 병동이지.

     

    그런데 이렇게 어린 나이에.

     

    그럼 난 무슨 말을 해야 하지 여기서. 위로의 말을 해야 하나? 아직 이름도 모르는 인간이 위로의 말을 할 자격이나 될까?

     

    그래 통성명부터

     

    손민기라고 합니다. 25살이에요.”

     

    , 김미진이에요. 동갑이었네요.”

     

    동갑이라니 무언가 반갑다. 일단 내 얘기부터.

     

    어머니 항암치료 때문에 여기 들어오게 되었어요. 간병인으로요.”

     

    , 그러셨구나.......”

     

    말끝을 흐리기에

     

    아 너무 갔나, 암 얘기 괜히 꺼냈나.

     

    하고 실수한 표정을 지어버렸다.

     

    그 표정을 읽었나 보다.

     

    저도 수술한지 얼마 안 됐어요. 그런 표정 안 지으셔도 되요. 수술 잘 끝났거든요. 항암치료만 열심히 하면 돼요.”

     

    착한 것 같다.

     

    다행이네요. 그런데 간병인은요?”

     

    하지만 이 질문을 실수해버렸다.

     

    미진이의 눈동자가 잠깐 흔들린다.

     

    간병인 없어요. 어머니 아버지는 일이 너무 너무 바쁘시고, 누나 동생도 없고요.”

     

    미안한 마음에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 그럼 간병인 고용이라도 하시지........”

     

    미진이가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

     

    필요 없어요.”

     

    ?”

     

    혼자가 더 편해서요

     

    아니 그래도 환잔데.......”

     

    딱히 대답할 말이 없던 것인지 그냥 웃기만 한다.

     

     

     

    다시 정적

     

     

     

    소개팅 때 많이 겪어 봤지. 정적을 깨는 데에는 좋아하는 음식이나 영화, 소설 등의 얘기를 해야 정석인데, 아 음식. 식사 시간이 다 되었나?

     

    식사 하러 안 가세요? 뭐 드시고 싶으신 거라도.......”

     

    그랬더니 아까보다 더 활짝 웃는다.

     

    병원 생활 처음이신가 봐요.”

     

    맞다. 여기 소개팅 자리 아니고, 나는 어머니 간병인으로 여기 있는 것이며 미진이는 환자다.

     

    뭔가 바보가 된 것 같아서 그냥 멋쩍게 웃어 넘겼다.

     

     

     

     

     

     

     

     

     

    어머니는 그 날 저녁이 되어서야 잠에서 깨어 나셨다. 의사에게 앞으로 어머니의 항암 치료 내용과 간병인으로서 내가 할 일에 대해 들었다. 수술로 몸의 면역 체계가 많이 약해진 상태이고 이 상태로는 독한 항암치료를 받기 힘들기에 내가 많이 도와줘야 한다는 얘기다. 구토와 통증, 빈혈, 설사, 오심, 식욕저하까지 부작용이 다양하게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환자 혼자 싸우지 않게 도와주는 간병인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나라도 있어서 정말 다행이다. 순간 아버지가 잠깐 생각났지만 바로 지워버렸다. 돈도 돈이지만 힘들 때 옆에 있어주는 게 진짜 가족이야.

     

     

     

    의사는 진찰을 끝내고 이어 바로 옆에 있는 미진이 침대로 갔다. 혼자 침대에 앉아 있다.

     

    미진 양, 좀 어때요? 부작용은 없는 것 같아요?”

     

    밤마다 두통이 좀 심하게 오긴 하는데....... 그거 빼고는 괜찮은 것 같아요. 처음보다는.......”

     

    음식은 골고루 잘 먹고 있죠? 항상 말하잖아요. 많이 먹어서 체력이 좀 살아나야 부작용도 없어지고 항암치료도 계속 받을 수 있다고요. 알겠죠? 입맛 없다고 조금 먹지 말고. 제대로 드세요. 이래서 옆에서 이런 거 챙겨주는 사람이 있어야 하는데.......”

     

    .......”

     

    의사는 자기 할 말만 빠르게 쏘아 붙이고 종이를 몇 장 넘기더니, 고개를 대충 몇 번 끄덕이고 걸음을 돌렸다. 그의 뒤로 간호사 몇 명이 따라간다.

     

    침대가 미진이에 비해 좀 많이 큰 것 같다. 침대 정중앙에 앉아 있는 미진이는 외딴 섬 같다.

     

     

     

     

    나는 그 날 밤부터 시작되는 어머니의 구토와 설사를 다 받아줘야 했다. 30분 간격마다 한 번씩 어머니는 헛구역질을 했고 계속 오심이 있다고 신음했다.

     

    내가 할 일이 분명 맞았지만 솔직히 피곤하고 조금 역겨운 느낌이 들었다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새벽 내내 바빴다. 그러나 나보다 어머니가 훨씬 더 힘들었고 고통스러웠을 것이다.

     

    어머니는 홀로 싸우고 있는 게 아니다.

     

     

     

    아침 태양이 거의 보일 때쯤에야 어머니는 깊게 잠들 수 있었고 나는 그제 서야 좀 씻고 잘 준비를 하려 했다.

     

    창문으로 가서 살짝만 열어 아침 공기를 쐬고 싶었다.

     

    창 쪽으로 걸어가던 도중 깨닫는다. 미진이 침대 가장자리에 사방으로 커튼이 쳐져 있다.

    아 이 자리 미진이지.

     

    묘한 궁금증이 생긴다. 도둑질을 하는 것 같기도 하고 여탕을 훔쳐보는 것 같기도 하는 죄 짓는 느낌이다.

     

    그러나 인간의 궁금증은 항상 과감한 행동을 낳는다.

     

    과감할 것까지도 없다. 커튼을 아주 살짝만 들쳐본다. 죽었나 싶었을 만큼 아주 조용히 자고 있다. 침대에 본인 공간보다 인형 공간이 더 많은 것 같다. 그런데 환자복이 약간 다르다. 색이 더 진한 것 같다. 나이 대에 따라 옷이 다른가? 얼굴을 본다. 머리카락에 땀이 한 가득이라서 이마에 찰싹 붙어 있다. 그렇다. 온 몸에 땀이 흥건하게 나서 환자복을 다 적시고 색을 진하게 만든 것이다. 긴 긴 밤 동안 미진이가 홀로 견뎌내야 했던 싸움의 흔적들이다. 불쌍한 마음에 이마의 땀이라도 닦아 줄까 생각했지만 괜한 오해를 살 것 같기도 해서 마음을 접는다. 대체 2인실을 쓰고 침대가 넓고 커튼도 달려 있고 방에 냉장고도 크고 TV도 크면 뭐하나, 이 사람한테는 이 모든 특권이 다 무용지물이다. 표정을 본다. 애처롭다. 외롭다. 공허하다. 그런 감정들이 가슴에 직각으로 꽂힌다. 커튼을 다시 닫는다.

     

     

     

     

     

    어머니는 10시쯤 일어나 앉은 자리에서 병원식을 받았다. 내가 조금 맛을 보았다. 정말로 맛이 없었다. 간을 빼먹은 건 아닌가 싶었다. 이런 음식들을 억지로라도 많이 먹어야 한다니. 그래도 나는 계속 밥숟갈을 어머니 입에 가져다 줘야 한다.

     

    어머니가 밥을 반 정도 먹었을 때 옆 자리에서 부스스 소리가 나더니 미진이가 깨어나는 듯싶었다. 곧 이어 커튼이 걷히고 미진이 얼굴이 보인다. 창으로 들어오는 오전 10시의 햇살을 받아 나에게 그 모습이 시처럼 다가온다. 눈이 마주친다. 잠깐 멈칫하다가 이내 웃어준다. 기분이 좋아지는 웃음이다. 나도 같이 웃어주고 다시 어머니 식사에 집중한다. 숟가락을 잡은 내 손이 어딘가 모르게 들뜬 것 같다.

     

    어머니 식사를 다 마치고 그릇을 정리하고 있으니 미진이 병원식이 병실으로 들어온다. 미진이가 침대에 붙어 있는 다용도 책상을 꺼내려고 낑낑댄다. 바로 튀어나가 책상을 빼줬다. 그리고 간호사가 주는 병원식을 받고 책상에 차려주었다.

     

    미진이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얼떨떨하게 말한다.

     

    ....... 고마워요. 누가 이렇게 해준 적 처음이네요.”

     

    머쓱해서 목을 잠깐 긁고 말했다.

     

    아니에요. 종종 도와드릴게요.”

     

    고마워요. 근데 너무 신경 써줄 필요는 없어요. 어머니 모셔야죠.”

     

    저 여기 사는 데요 뭐, 여유로울 때도 있으니까요.”

     

    미진이가 말없이 웃어준다. 눈에 눈곱 살짝 낀 게 보인다.

     

    좋은 분위기 전환용 소재가 될 것 같아서 말한다.

     

    미진 씨 여기 눈곱.......”

     

    !!”

     

    놀라면서 황급히 얼굴을 돌리고 눈곱을 뗀다.

     

    다시 나를 바라보고 잠깐 조용하다가 둘 다 웃음이 터진다. 성공이다.

     

    식사 도와드릴까요?”

     

    아니에요 저도 밥은 혼자서 먹을 수 있거든요?”

     

    미진이가 밥숟갈 뜨는 거를 확인하고 드디어 씻으러 갔다.

     

     

     

     

    대충 씻고 나오니 어머니가 다시 잠에 들어있다. 아침에 맞은 주사가 잠을 다시 불렀나 보다. 머리를 털고 있으니 미진이 침대가 눈에 들어온다. 익숙한 그 아이패드다.

     

    무슨 음악 들어요?”

     

    이어폰 때문에 못 들은 것 같다.

     

    무슨 장난기인지 얼굴을 가까이 대고 다시 말했다.

     

    무슨 음악 들어요?”

     

    화들짝 놀라서 아이패드를 떨어트린다. 화면을 보니 앨범아트는 없다. 곡 제목도 그냥 ‘003’ 이런 숫자 형식이다.

     

    아 놀랐잖아요. 뭐에요, 간 떨어지겠네.”

     

    놀란 모습이 귀여워서 웃으며 말을 했다.

     

    미안해요. 되게 익숙한 아이패드라서요.”

     

    아 이거요? 왜요?”

     

    버스정류장에서 항상 들고 있었잖아요.”

     

    와 되게 열심히 보셨구나.”

     

    순간 민망해서 말문이 막히고 있으니 미진이가 먼저 대화를 트여 줬다.

     

    그냥....... 음악이요.”

     

    당연히 음악이겠죠.”

     

    아 그런가, ....... 옛날 생각나기도 하고.”

     

    옛날 생각을 나게 해주는 음악이에요? 누구 건데요?”

     

    잠깐 멈춰서 생각하는 듯싶더니

     

    제거요‘”

     

    ?”

     

    제가 불렀던 거예요.”

     

    아 진짜요? 우와........ 가수였어요?”

     

    미진이는 잠깐 딴 데를 쳐다보면서 회상을 하는 듯 했다.

     

    ....... 그랬었죠.”

     

     

     

     

     

     

     

     

     

     

     

    그 말을 시작으로 나는 미진이가 살아왔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녀는 굴지의 기획사 SYS엔터테인먼트의 걸그룹 멤버였다. 이름은 들어본 것 같았지만 자세히 알지는 못했다. 회사 내에서도 아직은 성장하고 있는 단계의 걸그룹이라고 했다.

     

    고등학생 때부터 회사를 왔다 갔다 하며 연습을 했던 그녀는 23살이 되어서야 겨우 데뷔를 할 수 있었다고 했다. 데뷔까지의 연습생 기간이 너무 힘들고 불안했다고 털어 놓았다.

     

    연습은 어떻게 돌아가고 오디션은 어떻게 봤으며, 앨범 기획은 누가 했고 타이틀곡 작사는 누가 했으며 등등의 먼 나라 이야기 같던 것들을 들을 수 있었다. 그녀는 조금씩 소심하게 말하다가 이내 본인이 신나서 막 떠들어댔다.

     

    아이패드 내의 노래들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다. 본인이 연습할 때 녹음했던 것들이고 녹음하고 다시 들으면서 고칠 점을 찾는 식이라고 했다. 그러다가 몇 몇 곡을 들을 수 있었는데, 솔직히 말하자면 일반인보다야 잘 부르긴 잘 부르지만 다른 가수들보다 뛰어나게 잘 부른다고 칠 수는 없었다. 하지만 무언가 느껴지는 것은 있었다. 이 사람이 노래 부르는 것을 진짜 좋아하고 즐기며 어떤 호소력이 느껴진다는 것? 노래를 잘 즐겨듣지 않는 나한테도 느껴지는 뭉클한 감정이 들어있었다. 매일 아침 자기 노래를 들었고 그것마저도 연습의 연장이었구나.

     

    본인 이야기를 하는 그녀는 즐거워보였다. 생기가 돌았고, 환자 같지가 않았다.

     

     

     

     

     

     

    재밌네요. 그러면 재활 다 끝나면 다시 돌아가는 건가요?”

     

    “.......”

     

    아직 표정은 웃고 있지만 말이 없다. ?

     

    그게요. 좋아하는 거랑 잘하는 거랑은 달라요.”

     

    ? 아니 그래도....... 다른 멤버들은 활동하고 있다면서요. 다시 껴서 놀아야죠.”

     

    제가 빠져서 지금 더 완벽한 것 같아요. 솔직히.......”

     

    잠깐 머뭇거린다.

     

    그동안 저는 그룹 내에서 딱히 역할이 없었어요. 노래를 잘하는 것도 아니고 춤을 잘 추는 것도 아니고 랩을 하는 것도 아니고....... 뭐 애초에 없어도 상관없을 멤버인거죠.”

     

    아니 세상에 그런 말이 어디 있어요.......”

     

    무언가 위로의 말을 건네려고 고민하고 있는데 어머니가 잠에서 깨는 소리가 들려온다.

     

    나중에 얘기해요.”

     

    일단 대화를 중단하고 내 할 일이 다 끝나면 다시 이어갈 것이다. 얘기를 좀 더 하고 싶다.

     

     

     

     

     

     

     

     

    그 날 자정이 살짝 안 된 시간이 되어서야 다시 미진이와 얘기를 할 수 있었다.

     

    더 친해지고 싶은 마음에 말을 놓으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배 안 고파?”

     

    ? 아니.......”

     

    말 언제 놔요 우리? 동갑이잖아요.”

     

    아 먼저 놓으세요!”

     

    그럼 사양하지 않을게, 배 안 고파?”

     

    ....... 음 조금 고파.”

     

    되게 어색하게 말한다.”

     

    너무 갑작스러워서.......”

     

    나 컵라면 먹으려고 너도 먹을래?”

     

    아니 암 환자한테 무슨 컵라면이에요....... 아니, 무슨 컵라면이야.”

     

    환자는 먹고 싶은 것도 먹으면 안 되나, 그래서 좋아하는 음식은 뭐야?”

     

    ? ....... , 빵 좋아해.”

     

    무슨 빵?”

     

    ....... 빵은 그냥 다 좋아하는데.”

     

    빵순이였구만, 그렇게 생겼어.”

     

    ?”

     

    농담이야, 그럼 빵 사다줄까?”

     

    뭐 지금? 어디서?”

     

    요즘 밤에도 빵을 구할 수 있는 데가 있지, 잠깐만 기다려.”

     

    그 말을 남기고 바로 병원 1층으로가 편의점으로 갔다. 빵 같이 생긴 거는 다 집어 들고 우유도 몇 개 골랐다. 카운터 알바가 헤죽헤죽 웃고 있는 날 이상하게 쳐다봤다.

     

    , 뭐를 좋아할지 몰라서 일단 많이 사 봤어.”

     

    와 이거를 어떻게 다 먹어.”

     

    빵순이라며, 다 먹어야해.”

     

    아니 그건 네가........”

     

    됐고, 빨리 까서 먹기나 해. 이거 맛있겠네.”

     

     

    미진이가 한창 우물거리고 있을 때 일부러 말을 걸었다.

     

    맛있냐?”

     

    어으 마으 이어.”

     

    뭐라고?”

     

    마으 이아고

     

    ?”

     

    모습이 귀여워서 계속 하려 그랬는데 미진이가 재빨리 삼키고 소리쳤다.

     

    맛있다고!!”

     

    아 무슨 환자가....... 조용히 해라 밤이잖니.”

     

    ....... 진짜

     

     

     

    그 밤은 그렇게 서로 장난치며 친해지는 계기가 되는 시간이었다. 진지한 것도 좋았지만 이렇게 친구처럼 천천히 다가가는 게 맞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암 병동이란 말이 무색할 만큼 나는 병원 생활이 즐거웠고 어머니의 재활도 미진이의 재활도 순조로웠다.

     

    병실 분위기는 가족처럼 따뜻해졌고, 엄마와 미진이에게 상당한 치유력을 주었다. 나뿐만이 아니라 어머니도 미진이와 어느 정도 친해졌고, 우리는 병실이 아니라 그냥 하나의 가족 같았다. 어머니는 미진이가 딸 같고 귀엽다고 하셨고 나 역시 미진이가 점점 소중해져 갔다.

     

    우리는 이십대가 꺾이고 각자의 길을 향해 열심히 달려가야 맞는 시기였지만 우리는 아직 방황했고 상처가 있었고 외로웠다. 서로의 공통점이 서로를 더욱 끌어 당겼다.

     

    또한 나에게 미진이는 어릴 적 기억과의 새로운 만남이었다.

     

     

     

     

     

     

     

     

     

    나에게는 한 살 어린 여동생이 있었다.

     

    내가 중학교 3학년 그러니까 동생은 중학교 2학년 이었다.

     

    그 당시 동생은 무용학원을 열심히 다니고 있었다. 무용이 재미있다고 말했고, 즐거워 보였다. 열심히 사는 아이였고 꿈이 있는 아이였다.

     

     

     

    그러나 운명은 랜덤이다.

     

     

     

    꿈이 있든 없든, 열정이 있든 없든 아무한테나 떨어진다. 자기 존재를 과시라도 하듯이 어느 날 어느 시에 누군가에게 커다란 바람구멍을 남긴다. 그 바람구멍은 쭉 이어져 나 역시 관통했다.

     

     

    동생은 무용학원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교통사고를 당했다.

     

    무단횡단을 한 것도 아니고 신호가 급해 뛰어간 것도 아니다.

     

    잘못이란 게 없었던 동생에게 하나의 잘못이 있다면 잠깐, 아주 잠깐 음악을 듣느라 한 눈 팔았다는 것. 때문에 달려오던 오토바이를 보지 못했다는 것.

     

     

     

    나는 그 시각에 한창 당구 큐대를 쓰다듬고 있었고, 전화가 끈질기게 우는 것도 듣지 못했다.

     

    11시나 되어서야 당구장에서 나왔고 핸드폰을 확인하니 부재중전화가 몇 십 개가 쌓여있었다. 엄마한테도 와 있었고 모르는 번호도 많이 찍혀 있었다.

     

    왠지 찜찜한 마음에 엄마한테 전화를 걸어보니 오열하는 소리만 들려왔다.

     

    난장판이었던 나와는 정반대였던 순수하고 성실했던 영혼의 비참한 최후였다.

     

    내가 철이 드는 데 필요했던 대가는 컸었다.

     

     

     

    너무나도 컸었다.

     

     

     

     

     

     

     

     

     

     

     

     

     

     

     

     

     

     

    미진이의 안무 연습 영상을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동생이랑 닮은 것 같아.......’

     

    동생이 죽지 않고 건강하게 자랐으면 동영상 안의 이 사람처럼 될 수 있었을까.

     

     

     

     

     

     

     

    계절은 어느 덧 가을도 넘어가고 있었고 초겨울을 초읽기하고 있었다.

     

    어머니도 미진이도 큰 탈 없이 치료를 받아가고 있었다.

     

    암이라는 무서운 한 음절의 단어가 주는 느낌은 의학의 발달 덕분인지 그 무게가 점차 가볍게 느껴져 갔다.

     

    나도 병원생활에 적응을 했고 어머니는 혼자 밖에 산책을 갔다 올 수 있을 정도로 몸이 많이 괜찮아졌다.

     

    미진이와 나도 허물없이 친해졌으며 다른 사람이 봤으면 소꿉친구가 아닌가 생각을 할 정도로 많이 가까워 졌다.

     

     

     

     

     

    그러던 나날 미진이가 물어봤다.

     

    기분 좋게 차가운 초겨울의 공기가 감돌던 밤이었다.

     

     

     

     

     

     

    너는?‘

     

    ?”

     

    뭐지 뜬금없이

     

    그냥....... 궁금해서, 너는 어떻게 살아왔어?”

     

    ....... ?”

     

    , 궁금해

     

    갑작스러웠지만 뭔가 고마웠다. 내 얘기를 궁금해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과 들어줄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일단.......”

     

     

     

    그 말을 시작으로 나는 미진이에게 모두 들려주었다.

     

    어릴 때부터 아버지 날라 가서 엄마랑 둘이서 산 이야기.

     

    아버지 없이 자라서 철없이 방황하고 반항했던 시절 이야기.

     

    한 살 터울 여동생 교통사고 당한 이야기.

     

    대학 다니다 군대도 갔다 왔지만 아직 복학하지 않고 알바하면서 그냥 살고 있다고.

     

    미진이는 얌전히 들어주었다.

     

    내 얘기를 다 듣고 미진이가 입을 열었다.

     

    이제 내 얘기 해줄까?”

     

     

     

     

     

     

     

    미진이 부모님은 A대기업의 패션 계열사 임원으로 재직하고 있다고 했다.

     

    사내결혼을 했고, 미진이가 보기로는 각자 일이랑 결혼한 것뿐인데 그 일이 신기하게도 살아있는 사람인 것이라고 했다.

     

    얼마나 비즈니스가 우선이냐면 미진이가 암에 걸린 것도 알고 있고 병원 생활을 한다는 것도 알고 있는데 병원에 돈만 보내주고 있다고 했다.

     

    잠깐 보러올 시간도 없어서 간병인을 붙여줬는데 미진이가 모르는 사람이 붙어 다니는 게 싫어서 몰래 취소했었다고 한다.

     

    형제자매도 없고 친척이랑도 안 친하고 연습생 생활을 오래해서 친한 친구도 몇 없어서 병원 생활을 혼자 한다고 말했다.

     

     

    나는 미진이의 그 말들 사이에서 외롭고 공허하고 슬프고 그런 감정들을 느꼈다.

     

     

     

     

     

     

    미진아, 퇴원하면 다시 돌아갈 거지? 다시 돌아가면 여기와는 달리 북적북적하고 즐겁고 재밌고 그런 곳이잖아.”

     

    아냐, 안 돌아갈 거야. 내 길이 아니야. 지금 나 없이도 그룹 잘 나가고 있고. 내가 아무리 열심히 연습해도 나아지는 것도 없고. 재능도 없고.......

     

    암도 나한테 맞지 않는 일 계속 억지로 하다 보니까 생긴 것 같아

     

    무슨 암까지.......말도 안 되는.......”

     

    몰라, 안 할 거야

     

    , 그래도 연습 한 것도 아깝고 네가 제일 잘하는 거고 그리고 일단 그룹이 지금 잘 나간다는 게 제일 아깝고.......”

     

     

    지금 이 사람을 어떻게든 설득하고 싶었다.

     

    제대로 펴보지도 못하고 죽어야 했던 동생이 생각나서 인지, 그냥 미진이가 안타까워서인지, 나까지도 답답하고 속상한 마음이었다.

     

     

    네가 말은 그렇게 해도 일단 퇴원하면 네가 먼저 찾아가지 않을까? 하고 싶어서? 나는 그럴 것 같은데

     

    “.......”

     

    원래 멤버들도 너 돌아오면 환영하지 않을까? 회사에서도 다행이라 생각할거고

     

    “.......”

     

    야 하고 싶은 거 있어도 못하는 사람들이 널렸는데, 너는 좋은 거지

     

    “........”

     

    나라면 퇴원하자마자 달려갔을 거야

     

    미진이가 본인 머리를 헝클어트리더니 말한다.

     

    “.......

     

    ?”

     

    그렇게 간단해?”

     

    ?”

     

    그렇게 쉽냐고, 네가 뭘 아는데?”

     

    아니, 난 그냥.......”

     

    네가 뭔데....... 네가 뭔데 대체!”

     

    “.......”

     

    네가 뭔데 갑자기 나타나서 난린데.......”

     

    “.......”

     

    네가 뭔데 갑자기 나타나서 내 인생 이래라 저래라 난리야!

     

    네가 알아? 아냐고.......“

     

    당황스럽다. 이게 아닌데

     

    연습할 때도 나만 꼴찌였어....... 다른 애들 다 노래 잘하고 춤 잘 추고 랩 잘하는데 나만! 나만!....... 포지션도 없고 비쥬얼도 밀리고.......”

     

    “.........”

     

    그래서 나는 다시 돌아가는 게 무서워. 돌아가기 싫어. 그냥 평생 여기 살았으면 좋겠어. 다시 돌아가면 내가 환영받을까? 회사도 차라리 내가 이렇게 서서히 나가 버렸으면 하고 생각하고 있는 거 아닐까?”

     

    아니, 네가 왕따를 당한 것도 아니고........”

     

    왕따? 그래, 왕따는 안 당했지. 멤버들 다 착해. 걔네들이 착하기까지 한 게 나한테는 더 불행이었어. ? 다 특출난데 착하기까지 하잖아.......”

     

    “........”

     

    너는 이런 감정 모르잖아. 이 쪽 세계를 모르잖아. 여기는 재능 없고 얼굴 안 되면 그냥 도태되는 곳이야. 끝이라고, 지금 절벽 끝에 서 있다고. 근데 네가 뭘 아는데....... 대체 뭘 아는데! 네가 그런 소리 할 자격이나 된다고 생각해?”

     

    참아야 했다. 그러나 답답한 마음에 나도 모르게 소리쳐버렸다.

     

    바보 같아서 그래! 바보 같아서! 야 이 열등감 덩어리야. 너 지금 너 혼자 난리치는 거야. 아무도 뭐라 안 하는데 너만 혼자 바보같이 울고불고 하는 거라고! 야 그럼 이렇게 쉽게 그만둘 거면 연습은 왜 하고 데뷔는 왜 했는데? 네 진심이 여기까지냐? 네 열정이 여기까지야? 한심한 놈아!”

     

    ........”

     

    미진이가 울먹거린다.

    그러나 아직도 감정이 남아있다.

     

    “........때려치워 그냥!”

     

    하고 문을 때리듯이 밀어 제치고 병실을 나와 버렸다.

     

    착실히 꼬아왔던 감정의 끈이 순식간에 불타올라 재가 되어버리는 순간이었다.

     

     

     

     

     

     

     

     

     

     

     

     

     

     

     

     

     

     

    그렇게 우리는

     

    차갑고 매서운 계절 내내

     

    겨울이 일으키는 얼어붙은 감정처럼

     

    아무 말 없이 아무런 교류 없이 지내게 됐다.

     

    병실 내 감돌았던 무섭고 사나운 공기는 다시 병실 분위기를 점점 새드엔딩으로 몰아갔고 순조로울 줄만 알았던 어머니의 항암 치료도, 몰래 엿들었던 미진의 항암 치료도 계속 어렵고 위태로워져만 갔다.

     

    희망이 보이지 않았고, 잡을 끈이 없었다.

     

    막막했고, 서러웠고, 답답했다.

     

    미진이는 혼자였다. 다시 외딴 섬이다.

     

     

     

     

     

     

     

     

     

     

     

     

     

     

     

    치유와 재생과 창조의 계절이 도래했으나,

     

    이곳은 아직도 혹한기였으며 날이 풀릴 기미는 조금도 안 보였다.

     

     

     

     

     

     

     

     

     

    그리고 서늘한 봄 냄새가 약간은 기분을 달래주는 날 밤이었다.

     

     

     

     

     

    간호사가 병실 문을 밀고 들어온다.

     

    늘 그렇듯 같은 시간에 같은 주사를 들고 들어오는 지라 신경 쓰지 않았다.

     

    ? 김미진 환자 어디 갔어요?”

     

    간호사가 미진이 침대 이불을 들추며 나에게 물었다.

     

    ? 거기 없어요?”

     

    없는데요? 어디 간 거야....... 어디 간다고 말 안했어요?”

     

    ? 나간 거 못 봤는데....... !”

     

    잠깐 화장실 간 사이에 나간건가

     

    잠깐 제가 자리 비운 사이에 나갔나 봐요.......”

     

    금방 돌아오겠죠 뭐, 좀 이따 다시 올게요

     

    ........”

     

     

     

     

     

    30분 정도 지났다.

     

    왠지 모르게 불안해진다. 아니 왜 불안해지는 거야? 애도 아니고. 곧 올 거야

     

    그렇게 생각하는 사이 간호사가 다시 들어온다.

     

    김미진 환자 아직도 안 왔어요?”

     

    .......”

     

    아니 진짜 피곤하게 하네, 김미진 환자 핸드폰 번호 알아요? 전화 좀 해줘요

     

    아니요, 몰라요.......”

     

    아이고

     

    그러더니 차트를 뒤적거리더니 본인 핸드폰으로 전화를 건다.

     

    벨소리가 미진이 베개 옆에서 울린다.

     

     

    그 소리가 나를 더 불안하게 만들었다.

     

    바로 뛰쳐나갔다. 뭔가 불안하다. 이상하다. 위험하다.

     

    제발 위험한 생각만 하지 말기를.......

     

     

     

     

     

     

    일단 엘리베이터로 달려가면서 생각했다.

     

    그래 방송, 원내 방송이 있잖아

     

     

    방송실이 어딘지 한참을 뛰어 다녔다.

     

    겨우 찾아 들어간 곳에서는 한 밤중이라 방송을 못한단다. 이해는 가지만 억울하다.

     

    핸드폰도 안 들고 나갔다. 직접 뛰어 다니며 찾는 수밖에 없다.

     

     

    미진이가 평소에 어디를 많이 가는지 짐작을 해봤지만 딱히 떠오르지 않았다.

     

    원체 침대에서 꼼짝 안 하고 있던 애라서 어디 가는 걸 본 적이 없다.

     

    생각을 해야 한다. 무작정 뛰어 다닐 수만은 없다.

     

     

     

    1층 로비에서 심각한 표정을 하며 머리를 굴리고 있었는데 편의점이 시야에 들어온다.

     

    편의점....... ........?

     

    그래 빵이다.

     

     

     

     

    졸고 있던 편의점 카운터 알바한테 물어봤다.

     

    혹시 키 요만하고 스물다섯 정도 되어 보이는 여자 환자 안 왔었나요?”

     

    “.......?”

     

    잠이 덜 깼는지 어벙하다.

     

    ? 왔었냐고요

     

    ....... 글쎄요......”

     

    ........”

     

    한숨을 깊게 내쉬고 편의점 유리문을 어깨로 밀치며 나가려고 하는 찰나,

     

    아 왔었어요! 빵 몇 개 사가지고 갔어요

     

    아 역시, 빵순이 어디 안 간다더니

     

    어디로 갔는지 보셨어요?”

     

    ....... 다시 병원 안쪽으로 가지는 않았고 밖으로 나가는 것 같았어요

     

    이 알바생이 눈물 나게 고맙다.

     

     

     

     

     

     

     

     

    로비를 지나 정문 출입구도 나와서 밖으로 나왔다. 향긋하고 바람 좋은 봄 공기가 감돈다.

     

    대체 어디로 간 것일까

     

     

    빵을 사들고 갔잖아? 어디 먹을 데가 필요하잖아

     

    먹을 곳....... 편안하게 먹을 곳.......

     

    당장은 하나 밖에 안 떠오른다. ㄷ자로 되어있는 병원 건물 구조에서 ㄷ자 안 쪽에 있는 정원에 정자가 하나 있다. 너무 뻔하지만 막상 갈 데도 없으니 가볼 수밖에

     

     

     

    병원 정원으로 들어왔다. 비싼 병원이라 그런지 조경이 화려하다. 부자 병원 느낌이 난다. 한 밤 중이라 그런지 사람이 없다.

     

    정자는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서양식으로 되어있는 정원 구성에 반해 너무 한국적으로 박혀있는 정자가 어색해 눈에 띄었다.

     

    육각형 모양이며 평상이 아니라 벤치가 각 모서리를 이루고 있고 가운데 공간은 비어있는 정자다.

     

    어두워서 멀리서는 사람이 있나 없나 안보여서 가까이 가봤지만 허망하게 아무도 없다.

     

    다시 어디를 가야할지 생각을 해야 했다. 생각이 나지 않는다. 나도 사실 이 병원 곳곳을 돌아다녀본 적이 별로 없다.

     

    혹시 아예 병원 밖의 다른 곳으로 가버린 걸까. 혹시 내가 나와 있는 사이 다시 병실로 돌아온 건 아닐까.

     

     

     

     

     

     

     

    다시 한 번 한숨을 내쉬고 잠깐 하늘을 바라보고 돌아 서려했다. 그러다 혹시 증거라도 되지 않을까 빵 쪼가리나 쓰레기는 버리지 않았을까 하여 벤치 밑이나 자세히 살펴보려고 정자 안으로 들어갔다.

     

    정자 안에서 밖을 바라보는 풍경이 또 다르다.

     

    벤치 아래를 쭉 훑는데 밖에서는 안 보였던 물체가 벤치 아래 누워있다. 그런데 조금 크다.

     

    가까이 다가가서 살펴보기로 했다.

     

    잠깐 사람 같은데.......

     

    맞다 사람이 쓰러져있다. 그리고 설마.......

     

     

     

     

     

     

     

    나는 바로 미진이를 업고 병원으로 뛰어 들어갔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데 하필 급할 때 안 도와준다. 다 고층에 멈춰서 내려올 생각을 않는다.

     

    계단으로 뛰어올라가기로 했다.

     

    숨을 헉헉 거렸지만 지금 내가 힘든 게 문제가 아니다. 내 허벅지가 터져도 그건 나중 문제다.

     

    겨우 겨우 올라가 병실 침대에 미진이를 눕히니 내가 소란을 피우며 올라왔던 것 때문인지 바로 의사랑 간호사가 따라서 들어온다.

     

    김미진 환자에요?”

     

    간호사가 묻는다.

     

    ....... ....... , 맞아요

     

    어디서 발견했어요? 의식이 없잖아요!”

     

    정자에 쓰러져 있었어요.......”

     

    의사가 미진이 눈동자에 빛반응 동공확장 검사를 한다.

     

    놀라지 마세요. 잠깐 의식을 잃은 거예요. 일단 누워서 안정을 취하고 그러면 곧 깰 겁니다.”

     

    뭐 이렇게 간단해? 검사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니야? 왜 이렇게 태연한 거야 이사람?

     

    의사는 그 말을 마치고 바로 뒤돌아서서 귀찮았단 듯이 티를 내며 나간다. 자세히 보니 레지던트다. 전문의 라이센스 못 따게 온갖 저주를 퍼부을 것이다.

     

     

     

     

     

     

     

     

    온갖 소란이 다 지나가고 나는 다시 병실에 있다.

     

    내 왼편으로는 미진이가 있고 오른편으로는 어머니가 있다.

     

    어머니는 그 한바탕 소란이 지나갔음에도 잘 자고 있으며

     

    미진이는 아직 깨어날 기색이 안 보인다.

     

    팔짱을 끼고 자기 존재를 과시하듯 큰 소리를 내며 틱틱 거리는 벽시계만 바라본다.

     

     

     

     

     

     

    미진이는 새벽 2시쯤이 되어서야 정신을 차렸다.

     

     

    서서히 눈을 뜨고 몽롱하게 여기가 어딘지 정신을 차리려하는 미진이를 바라본다.

     

    그러다 순간 울컥한다.

     

    야 이 바보야! 혼자 왜 나가! 같이 나갈 사람도 없으면서 너 때문에 이게 무슨 난리야!”

     

    그런데 이 사람이 방금 의식을 잃은 사람답지 않게 똑같이 맞받아친다.

     

    ! 나는 나가면 안 되냐! 나도 바깥 공기 쐬고 싶고, 봄 공기 맡고 싶고 그래! 혼자 있으면 아무것도 하면 안 되냐!”

     

    네가 왜 혼잔데!”

     

    미진이가 순간 말문이 막힌다.

     

    “.......?”

     

    한껏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다음 말을 고민했으나 떠오르지가 않아 생각나는 대로 뱉어 버렸다.

     

    나 있잖아 나!”

     

    잠깐의 정적이 흐르고,

     

    미진이 두 눈이 떨리더니 눈물이 고이기 시작한다. 눈물이 맺혀 두 눈이 더욱 반짝거린다.

    나까지 감정이 전염되어 눈물이 차오르는 기분이다. 무조건 참으려 했으나 언제 마지막으로 울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아 눈물 참는 법을 잘 모르겠다. 최대한 눈을 깜빡거리지 않게 해 눈물이 흐르지만 않게 한다. 미진이는 눈물을 그대로 흘리면서 나를 계속 노려보고 있다.

     

    아무 말 안 하면 내가 더 울어버릴 것 같아서 입을 열었다.

     

    야 이 바보야 왜 우냐?”

     

    “....... 그럼 너는 왜 우냐?”

     

    “....... 나 안 우는데?”

     

    장난하나.......”

     

    티슈를 몇 장 뽑아 미진이 눈가를 닦아 주었다. 동상처럼 가만히 있는다. 눈동자는 계속 나를 쳐다보고 있다. 눈이 너무 크다. 가까이서 보니 이렇게 컸었나 싶다. 눈을 깜빡거리지도 않는다. 그 큰 눈에서 눈물이 안 멈춘다.

     

    야 그만 울라고 티슈 부족.......”

     

    말을 다 마치지도 전에 미진이가 나를 와락 끌어안아 버린다. 그리고 이내 대성통곡을 한다.

     

    미진이를 안아주며 등을 토닥거려준다. 등이 작다. 이 작은 등으로 많은 감정을 짊어지고 살았다. 열등감, 외로움, 공허함, 답답함, 불안함, 애처로움, 슬픔, 애정결핍, 망가진 자존감, 빛바랜 자신감.

     

    괜찮아....... 괜찮아....... 네 잘못이 아니야.......”

     

    미진이는 밤새 울었고, 나는 그 밤 잘 수가 없었다.

     

     

     

     

     

     

     

     

    다음 날부터 우리는 다시 원래 관계로 돌아올 수 있었고, 병실은 다시 활기차졌다.

     

    무슨 마법인지 병실의 분위기가 병마를 휘두르는 게 분명했다.

     

    어머니와 미진이의 항암치료가 다시 순조로워졌고 부작용도 생기지 않았다.

     

    특히 미진이의 회복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져 당장 내일 퇴원해도 이상하지가 않을 사람이었다.

     

    미진이는 굉장히 밝아졌고, 침대에만 죽치고 있지 않고 병원을 돌아다녔으며 의사, 간호사와도 제법 친해지는 모습을 보여줬다.

     

    행복해 보였다.

     

     

     

     

     

     

     

     

     

     

     

     

     

    미진이는 늦봄이자 초여름의 경계선쯤 일 때 퇴원을 했다.

     

    이별 인사를 대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

     

    고민 끝에 그냥 쿨하게 하기로 했다.

     

    고생했어, 잘 가한 마디로

     

    미진이 역시 어머니 곧 퇴원하실 거야. 걱정하지 마한 마디만 남기고 떠났다.

     

    쿨한 척 했지만,

     

    밖에 나가서도 만날 수 있을까.

     

    만나면 무슨 말을 해야 할까.

     

    어머니 퇴원할 때까지 그 고민만 했다.

     

    그러나 바보같이 번호도 교환을 안 했다. 왜 번호를 물어볼 생각을 아예 안했지? 매일 같이 있어서 그랬나? 어이가 없었다.

     

    그러나 왠지 다시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무조건 다시 한 번 만날 수 있을 것 같았다.

     

     

     

     

     

     

    오늘은 어머니가 퇴원을 하는 날이다.

     

    병원에서 보낸 기간이 길고 남들이 보기엔 시간을 손해 봤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여기서 많은 걸 배워갔고 얻어갔으며 성장한 느낌이다.

     

    어머니와 로비를 걸어가며 편의점 알바생에게 손을 흔들어주니 맞받아 흔들어준다.

     

     

    다시 한 여름이고, 햇빛이 무섭다.

     

    습하고 더운 여름바람이지만 왠지 기분 좋고 고맙다.

     

    기쁜 소식을 가져다 줄 것만 같다.

     

     

     

     

     

     

     

     

     

     

     

     

     

     

     

     

     

     

     

     

     

     

    에필로그)

     

     

     

     

    어머니와 나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고 나는 새 알바를 구했다. 하지만 계속 알바만 하지는 않을 것이다. 가을부터 다시 복학을 할 예정이다.

     

    다시 그 버스 정류장으로 가는 길이다. 아침이다. 아침인데도 한 낮처럼 햇빛이 너무 뜨겁다.

     

    예전 누가 썼던 것과 같은 모델로 아이패드를 장만했다. 음악을 들으면서 버스 정류장이 시야에 보인다.

     

    방학 기간임에도 정류장에 사람이 많다. 버스가 붐비고 아침부터 불쾌할 것 같다.

     

     

    버스가 한 대 지나가고 사람들 많은 무리가 올라탔다.

     

    한 무리가 빠지니 익숙한 실루엣이 눈에 들어온다.

     

     

     

    150 후반 대의 키, 앞머리 없는 갈색 단발머리

     

    한 여름이어도 무조건 고집하던 후드 차림

     

    대체 몇 개나 있는 것인지 매일 바꿔 신는 슬립온

     

    그리고 항상 들고 다니던 아이패드 미니

     

     

     

     

    이어폰을 뺀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차오른다. 아 왜 이러지? 그 사람이 눈치 채기 전에 소매로 눈가를 훔친다.

     

    정류장까지 20m도 안 남았는데 발이 땅 바닥에 붙어 떨어지지가 않는다.

     

    그냥 고맙고 고맙다. 내가 뭐랬나 무조건 다시 만날 것 같다고.

     

     

     

    미진이 역시 똑같은 아이패드로 음악을 듣고 있다. 내가 아는 그 음악일 것이다.

     

    그러다 시선이 느껴졌는지 내 쪽을 쳐다본다.

     

    입가가 귀 끝까지 올라가더니 새하얀 치아를 자랑하듯이 크게 웃으며 내게로 달려온다.

     

    내게 그 모습이 시처럼 다가온다.

     

    내 앞에서 멈출 줄 알았는데 나를 껴안아 버린다.

     

    순간 뒤로 넘어가 버릴 뻔했지만 가까스로 중심을 잡는다.

     

    그리고 얼굴을 자세히 쳐다본다.

     

    마지막으로 봤던 모습 그대로다. 더 혈색이 좋고 생글생글하다.

     

     

     

     

    연습하러 가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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