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룻바닥에 6천명 넘게 수용…장삿속
92년 뉴키즈 온더블록 내한공연장 사고

많은 관객이 몰리는 공연장에서 안전사고가 잇따르고 있지만 돈벌이에 눈 먼 주최측의 안이한 대응 때문에 근본적인 해결책 없이 비슷한 사고가 되풀이되고 있다.
공연장 참사와 관련해서는 지난 1992년 2월17일 미국의 세계적인 팝그룹 '뉴키즈 온 더 블록'의 내한공연장 사고가 있다. 

이날 저녁 7시50분께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내 체조경기장에서 10대들이 서로 무대 가까이 접근하려고 밀고 밀치다 연쇄적으로 넘어지면서 박모 양(당시 18)이 뇌사상태에 빠져 서울 중앙병원으로 옮겼으나 32시간만에 숨졌다. 

당시 언론은 10대 팬들의 극성스런 모습을 개탄하면서 충격에 휩싸였다. 언론은 무비판적인 청소년들의 외래문화 추종과 업계의 상업주의, 건전한 정소년 문화의 실종 등 다양한 지적들을 내놨다. 언론은 재발방지책은 물론 입시에만 내몰린 우리 청소년들의 문화적 왜곡을 바로잡을 교육적 처방까지 주문했다.

들끓는 여론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박양이 숨지자 공연을 주최한 (주)서라벌레코드사 사장 홍모씨(당시 33)를 업무상 과실치사상 및 공연법 위반 협의로 구속하는데 그쳤다. 

당시 사고는 공연장인 올림픽경기장의 수용인원 1만여명외에 1800여평의 공연장마룻바닥에 6000명이 넘는 10대 관객들을 추가로 입장시켜 이들이 무대쪽으로 가까이 가려고 앞으로 밀고 나가다 연쇄적으로 넘어져 일어났다. 

현란한 조명과 굉음에 가까운 음악소리에다가 10대 팬들이 내지르는 환호성으로 앞자리에서의 비명소리를 듣지 못한 200여명의 관객들이 계속 밀려들면서 서로 짓밟히거나 깔려 공연장은 삽시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수익에만 급급한 주최측은 최소한의 경비인력만 확보한채 밀려드는 10대 팬들에 대한 대비책을 사실상 방기했었다.

8천여 관객에 경비직원 고작 100여 명
96년 대구MBC 공개방송중 2명 질식사

사고는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지난 1996년 대구 달서구 두류동 우방타워랜드 대공연장에서 대구MBC의 '별이 빛나는 밤에' 공개방송을 보기 위해 기다리던 10대 8000여명이 출입구쪽으로 한꺼번에 몰리면서 10여명이 인파에 깔렸다.

이 사고로 이모(당시 16·H여고1년)·공모양(당시 15·S여중3년) 등 2명이 질식해 숨지고 김모양(당시 15·J여중3년) 등 4명이 팔다리가 부러지는 등 중경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나 김양은 뇌사상태에 빠졌다.

이날 사고도 공연시작 전부터 출입문 앞에 줄을 지어 서있던 10대 관람객들이 출입문이 열리는 순간 서로 먼저 들어가려고 입구쪽으로 뛰어들면서 일어났다.

사고 공연장 입구에는 경찰과 우방랜드직원 등 100여 명이 미리 나와 줄을 서도록 유도했으나 입장객이 공연장 정원(2500백명)의 세배이상 몰려들어 미처 손을 쓰지 못했다.

이날 행사에는 인기가수 김정민, HOT 등이 출연키로 해 이들의 팬클럽회원인 중고생들이 많이 몰려들어 안전사고발생이 우려됐으나, 경찰과 주최측은 특별한 사전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잦은 공연장 사고에도 보완책 미비

지난 1995년 10월28일 오후 대구시민운동장에서 열린 '젊음의 삐삐 012콘서트'공연에도 1만여 명의 관객이 몰려 한꺼번에 입장하려다 김모양(당시 14·여중2) 등 여학생 10여명이 인파에 깔려 부상하는 등 공연장 사고가 종종 있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