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마지막날을 방에서 맥주와 보낼줄이야 ㅎㅎ

술을 좋아했지만, 힘들고 바쁜 유학생활에 걸림돌이 되는 것 같아서 자제하고 있었어요.

내일 아침 비행기로 한국에 두 달 정도 있다가 올 예정입니다.

부모님과 남동생도 보고싶고 현재 생활과 여러가지 복합적인 일들에 지쳐서..

몇개월전에... 8년을 사귄 제일 친하다고 생각했던 친구와 절교를 했는데,

절교로 끝나지 않고 우리가 가졌던 좋은 추억마저 더럽히는걸 보고선 한동안 더 우울했네요.

그러다 생일이 다가왔고, 크리스마스부터 우울했던 탓에 그 다음날 홀리데이인 제 생일에 오유에 올린 글이

베오베까지 가고 많은 분들의 축하도 받았습니다.

그런데도 채워지지 않더군요.. 뭔가 공허하면서도 답답한 이 기분이..

오늘도 마지막날이라고 자정에 (한국시간으로는 밤 10시) 시드니에서 아주 큰 폭죽 행사를 한다고 했습니다.

같이 보러가잔 친구에게 거절을 하곤 다시 한번 짐을 체크하고

맥주를 사와 한 캔 마시는데....

호주에서 알게된 어떤 언니의 카톡

안지는 2년 조금 안되었지만, 다른 지역에서 살게되면서 1년을 넘게 만나지도 못한 언니였습니다.

어쩌면 복사붙여넣기로 보낸 카톡일지도 모르지만....

갑자기 눈물이 났습니다. 그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먼저 연락도 하지 않았는데

그때마다 먼저 연락을 해주고 먼저 페북신청을 해줬던 언니가...

오늘 같은날에 이렇게 카톡을 보내오니...

눈치없이 울컥 눈물이 나네요....

요즘 너무 힘들어서 먼저 연락도 못해서 미안하다고 이렇게 연락해줘서 너무 고맙다고..

답장을 보내자마자 전화가 옵니다..

요근래 내 미래와 내 인간관계에 대해서 불안한 마음과 깊은 회의감이 들어 힘들었는데

거짓말처럼 그 언니의 카톡으로 눈 녹듯이 저는 녹아버렸네요..

계속 잠을 못자고 잠이 들어도 설치고.. 입맛이 없어 끼니도 걸렀더니

맥주 2캔에 알딸딸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