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p> <p> 그랬음.. 이 검사기는 과거 본인이 전 회사에서 세팅을 담당하던 검사기 였음. 순간 그 웬수같은 제조팀이 있을까 주위를 둘러봤는데</p> <p>다행히 제조팀은 보이지 않았음. 그래도 혹시 출장나와 있는 인원이 있을까 싶어 해당 설비를 관리중인 관리자급 인원을 찾았음.</p> <p> </p> <p>공장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보통 무진복이 흰색이면 일반 오퍼레이터라고 일반 생산직원을 나타냄.</p> <p>그리고 보라색을 입으면 장비 관리담당자로 주로 그날의 생산량을 정리해서 위로 보고하거나 사무실-현장 왔다갔다 하며</p> <p>생산에 문제가 없도록 전반적인 관리를 맡은 직원임.</p> <p> </p> <p>장비에 하드웨어적인 문제가 생길때는 녹색옷을 입은 직원들이 와서 해결함. 엔지니어라고 볼 수 있음.</p> <p>노란색 옷을 입었다면 약간 품질이나, 연구쪽 직원.</p> <p>그리고 분홍색 무진복을 입었다면 그건 꽤나 높은 사람들을 나타내기도 함.</p> <p> </p> <p>어쨌든 쭉 둘러보니 보라색 옷을입은 중국인이 보이길래 가서 물어보았음.</p> <p> </p> <p>나: 안녕. 혹시 이 설비 담당자야?</p> <p> </p> <p>보라돌이: 어. 내가 이 설비 담당이야. 누구?</p> <p> </p> <p>나: 아. 나는 지금 건너편에 있는 설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야. 이번에 출장 나왔어.</p> <p> </p> <p>보라돌이: 아 그렇구나. 근데 왜 부른거야?</p> <p> </p> <p>나: 혹시...이 장비. 한국에서 온 설비야? </p> <p> </p> <p>이 장비가 그 회사가 맞는지, 혹시 지금 출장나온 한국 직원들이 있는지 물어보았음.</p> <p> </p> <p>보라돌이: 한국의 oo테크에서 왔고, 셋업은 작년에 했어. 지금 한국직원들은 다 복귀했지.</p> <p> </p> <p>나: 휴우......</p> <p> </p> <p>보라돌이: 근데.. 다시 불러야 될거같아. </p> <p> </p> <p>나: 아니! 도대체 왜 !!!!?? </p> <p> </p> <p>보라돌이: 이거 검사기가 검사가 안되. 지금은 양산중이라 스킵시켜놨는데, 계속 이렇게 둘 수 없잖아. 세팅하는거 교육받은대로</p> <p>했는데도 제품이 삐뚤어져서 들어와. 그리고 거리센서가 이상한지 영상 포커스가 안맞아. 들쭉날쭉해.</p> <p> </p> <p>나: 어...음......내가 한번 봐도 될까?</p> <p> </p> <p>보라돌이: 마음대로.. 대신 이것저것 만지지는 말고.</p> <p> </p> <p>그리고 보라돌이는 본인 옆에서 본인이 헛짓거리 못하게 지켜보게 되었음.</p> <p> </p> <p>장비를 보니 일단 제대로된 얼라인이 안되고 있었음. 얼라인이란...제품이 수평으로 똑바로 들어오도록 만드는 작업인데</p> <p>보통 제품의 좌상단이나, 우상단에 특이한 마크가 있음. 십자 형태이거나 동그란 모양이 있을수도 있고, 그외에도 다양한 모양이 있는데</p> <p>본인이 일하며 본건 십자형태 뿐이었음. 누구는 피듀셜마크 라고 부르기도 하고, 우린 그냥 현장에서 얼라인마크 라고 불렀음.</p> <p> </p> <p>카메라가 이동을하거나, 혹은 제품이 올려진 스테이지가 이동을하며 이 얼라인 마크의 좌, 우 위치를 잡아내고, 그 두개의 좌표를 </p> <p>이용해 기울어진 각도를 계산하여 그 회전각과, 초기에 물류맞춘 세팅 포지션으로 이동하며 X, Y축의 변화량을 계산해서</p> <p>수평으로 똑바르게 제품이 물류 위치로 이송되도록 하는 검사 방식임.</p> <p> </p> <p>전 회사는 생산라인에는 외주 컴퓨터비전 업체를 데리고 이 얼라인 작업을 했고, 지금 본인이 보고있는 검사기의 경우 자체 개발한</p> <p>얼라인 계산방식을 사용했음. (근데 이 계산 방식이 회사 기밀이라고 DLL로 코드를 숨겨뒀기 때문에 본인은 이 코드를 못봤음..)</p> <p>(얼라인이 안맞으면 생산 자체를 못함. 다행히 가족회사는 이렇게 파트가 분리되 있기 때문에, 생산라인쪽은 문제가 없고 지금의 검사라인쪽을 스킵해서 양산을 할 수 있는것.)</p> <p> </p> <p>그리고 지금 우리 고객사가 업무 진도가 안나가고 있는 원인 역시 이 얼라인이 제대로 잡히지 않기 때문에, 비상이 걸린 상태였음.</p> <p> </p> <p>나: 일단..얼라인 동작은 하고 있는데? 그리고 마크도 찾고 있고. 이상하네? 너네 혹시 켈은 잡았어?</p> <p> </p> <p>보라돌이: 켈?</p> <p> </p> <p>나: 켈리브레이션 말이야.</p> <p> </p> <p>보라돌이: ??? 그게 뭐임?</p> <p> </p> <p>켈리브레이션이란 카메라에서 찍힌 영상은 픽셀 단위로 이루어져있는데. 지금처럼 실제 좌표를 영상으로 처리를 하기 위해서는 </p> <p>1 픽셀당 실제거리 얼마(레졸루션 이라고 함). </p> <p>예를들어 1픽셀에 1mm라고 한다면 영상에 찍힌 물체의 길이가 100픽셀이 나왔다면 실제 크기가 100mm짜리</p> <p>길이의 물체다. 라고 표현할 수 있음. </p> <p> </p> <p>이 켈리브레이션이라는 작업이 실제로 파보면 매우 심오한 작업인데, 카메라의 렌즈가 볼록렌즈라</p> <p>고 한다면 그렇게 얻어진 영상의 거리에 따른 왜곡 같은것도 잡아주는 복잡한 작업임. </p> <p>그 외 더 깊은 분야가 있지만, 설비 업계에서 켈리브레이션이란</p> <p>지금 설명한 바와같이 1픽셀당 얼마. 정도 계산해주는 정도에서 그침. 즉 정리하자면, 정확한 레졸루션을 얻기위한 일련의 보정 작업</p> <p>이라고 할 수 있음. </p> <p> </p> <p>물론 카메라를 구매할때 이미 이 카메라는 레졸루션이 얼마다. 정해져있고 그냥 사용해도됨. 그런데 이런 얼라인 작업처럼 오차 없이</p> <p>정확히 동작하기 위해서는 이 켈리브레이션 작업을 통해 오차가 없도록 보정을 해 줘야함. </p> <p> </p> <p>그러나 결국은  켈리브레이션이라는 기술의 30%도 사용못하고 있는 현실임. 그럼 나머지 70%를 어떻게 메꾸느냐?</p> <p>사람을 갈아 넣으면 됨. 그 ㅈㄹ맞은 제조팀이나, 지금의 고객사 조립팀들과 같은 인력들을 주말없이 새벽까지, 갈아넣고 갈아넣으면</p> <p>이 대단한 한국 사람들은 그 미세한 오차까지 없도록 정확한 높이에, 정확한 스테이지 평탄을 맞추어 이 일을 해냄. 순전히 손으로.....</p> <p> </p> <p>참 아이러니 하게도 프로그램 공부를 하면 할수록, 그 ㅈㄹ맞은 제조팀이 얼마나 대단한 일을 해왔는지, </p> <p>얼마나 많은 희생을 강요당해 왔는지 알게되었음. 왜 항상 화가나있는지, 한번 웃어줄 여유가 없었는지 이해가 가게 된달까?</p> <p>돈이라도 많이 받으면 모르겠지만, 여긴 좆소 세계니까 뭐...</p> <p>(실제 예전회사 제조팀 수준은...얼라인을 안해도 얼추 양산이 가능할 만큼의 정확성을 보였음...)</p> <p> </p> <p>나: 이 장비 카메라 레졸루션이 얼마야? 1픽셀당 실제거리 말이야.</p> <p> </p> <p>보라돌이: 나야 모르지?</p> <p> </p> <p>나: 그런 상태라면 당연히 얼라인을 잡을 수 없지;;</p> <p> </p> <p>그리고 검사 카메라 화면을 보니 영상의 포커스 역시 완전히 빗나가서 화면이 흐리게 보였음.</p> <p>(이 장비는 얼라인 카메라와 검사 카메라는 따로 구성되어 있음)</p> <p> </p> <p>나: 설비 밑에 이 문. 열수있어? 자물쇠 걸려있네?</p> <p> </p> <p>보라돌이: 왜?</p> <p> </p> <p>나: 이거 열면 안에 레이저 센서 컨트롤러가 있을텐데?</p> <p> </p> <p>보라돌이: !?!? 니가 그걸 어떻게 알아??</p> <p> </p> <p>나: ..........</p> <p> </p> <p>보라돌이: 지금보니 너 뭐 좀 많이 아는거 같아..!!</p> <p> </p> <p>나: 숙련된....기술자라면.... 프로그램 화면만 봐도 장비가 보이는....법이지!? (ㅋㅋㅋㅋㅋㅋㅋ)</p> <p> </p> <p>보라돌이: 와우..... 뭔가 경지에 오른 거구나? (엄지 척!) </p> <p> </p> <p>그때부터 보라돌이 눈이 초롱초롱 해져서 깍듯해지기 시작했음.</p> <p> </p> <p>보라돌이: 사부님! 열었습니다.</p> <p> </p> <p>나: 음...(센서 컨트롤러의 디지털 표시화면에 들어가서 값을 이것저것 확인....)</p> <p> </p> <p>얘네가 생산하는 제품은 글라스이기 때문에, 레이저 센서모드를 글라스로 설정해야 하는데, 지금 세팅되어 있는건 뭔 판떼기(이름기억안남)</p> <p>로 설정이 되어있었음.</p> <p> </p> <p>나: 센서 컨트롤러에 값도 설정이 잘못 되있는거 같은데? 이러니 검사 카메라가 스캔하면서 올바른 거리를 측정하지 못하니까</p> <p>포커스가 나가게 되고, 포커스가 나가니 좌우에 검사 마크 패턴을 찾지 못할 것이며, 그렇기 땜에 미리 설정한 ROI들이 제 위치를</p> <p>못찾고 엉뚱한데 검사를 할것이고....</p> <p> </p> <p>보라돌이: 사부...!! 나 방금 완전 소름 돋았어. 맞아! 그런 증상때문에 지금 이 장비 스킵시켜놓은거야...!!!</p> <p> </p> <p>나: 아쉽네. 이 회사에도 나같은.....(ㅋㅋㅋㅋㅋㅋ) 고수가 있었다면 이런 문제가 없었을텐데..!!</p> <p> </p> <p>보라돌이: 싸부가 해주면 안되?</p> <p> </p> <p>나: 어허. 이 세계에도 불문율 같은게 있는거야. 남에 장비는 함부로 손대는거 아니야!</p> <p> </p> <p>보라돌이: 하아....그럼 이 사람들 불러야 하는데....;</p> <p> </p> <p>나: 음.....(제길.....) 일단... 나는 내 장비에 일이좀 있어서... 이만!</p> <p> </p> <p>보라돌이: 잘가 싸부..!</p> <p> </p> <p>그렇게 장비로 가보니 R대리가 영혼없는 눈으로 먼산을 바라보고 있었음.</p> <p> </p> <p>R대리: 다녀왔어요?</p> <p> </p> <p>나: 네.</p> <p> </p> <p>R대리: 아는 장비에요?</p> <p> </p> <p>나: 전 회사 장비요. ㅋㅋㅋㅋㅋ</p> <p> </p> <p>R대리: 오? ㅋㅋㅋ 어때요 기분이? 싱숭생숭 하죠? ㅋㅋ 우리도 가끔 예전회사 장비들 보면 뭔가 헤어진 여자친구 만난기분이더라구요.</p> <p> </p> <p>나: 적절한 비유네요..ㅋㅋㅋ</p> <p> </p> <p>그렇게 오전까지 멍 때리다가 점심시간이 되어 다시 벤더룸으로 갔음. 와...진짜 너무 더운거 아니냐!! 오고 가는길이 너무 뜨거워</p> <p>정말 견디기 힘들었음. 벤더룸에 각자 공구나 무진복 정리해놓고 식사를 하러 갔음. 나름 구내식당이 컸고 한식, 양식, 중식 코너가</p> <p>있었는데. 한식의 돌솥 볶음밥이 보였음.</p> <p> </p> <p>나: 저 저거 먹을래요!</p> <p> </p> <p>R대리: 역시. 저도 오자마자 저거부터 시켰는데 ㅋㅋ 저는 비빔밥 먹겠습니다.</p> <p> </p> <p>그리고 받아본 메뉴... 돌솥에 비빔밥이 나와 있었고, 비빔밥 그릇에 볶음밥이 들어있었음.</p> <p> </p> <p>R대리: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반대로 나오죠? ㅋㅋㅋㅋㅋㅋㅋ</p> <p> </p> <p>나: 아니 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p> <p> </p> <p>R대리: 우리 둘이 바꿔먹으면 딱 되죠? ㅋㅋㅋㅋ</p> <p> </p> <p>나: 와우. 대리님 센스쟁이 ㅋㅋㅋㅋㅋ</p> <p> </p> <p>그렇게 구내 편의점에서 레드불사서 다시 벤더룸에 들어가보니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음. 조립팀 여러명이서 똥꼬 팀장에게</p> <p>잔소리를 듣고 있었고, 유재석 차장은 눈치 힐끔힐끔보며 애써 모니터에 머리를 박고 있었음.</p> <p> </p> <p>똥꼬: 아니! 지금 일주일 넘게 작업하는데 왜 못맞추냐고!!</p> <p> </p> <p>조림팀: 아니 우리가 노는거는 아니잖습니까? 얼라인이 잡자고 바로 잡히는것도 아니고.</p> <p> </p> <p>똥꼬: 아무리 그래도 이거 너무 늦잖아!! 언제까지 새벽퇴근 할꺼야?!</p> <p> </p> <p>조림팁: 프로그램쪽도 좀 봐주셔야 될거 같습니다. 잘 맞는거 같으면서도 막상 제품 찍어보면 100마이크로 정도 어긋난다구요.</p> <p> </p> <p>유재석 차장: 저도 원인 파악좀 해 볼께요..;;;</p> <p> </p> <p>R대리와 본인은 눈치보며 책상에 앉아 있었음...혹시 불똥 튈까봐..</p> <p> </p> <p>똥꼬: 저기요. oo분들?</p> <p> </p> <p>R대리: 네 팀장님.</p> <p> </p> <p>똥꼬: 작업 어디까지 됬어요?</p> <p> </p> <p>R대리: 일단 한국에서 세팅한 정도는 다 했습니다. 검사 샘플이 10장밖에 없어서 검사쪽 테스트가 필요한데, </p> <p>일단 앞단에 시양산이 안되니..(조심스레...) 더 검사할 시료가 없어서 대기 중이죠....;;;;  </p> <p> </p> <p>똥꼬: PLC는 왔어요?</p> <p> </p> <p>R대리: PLC가 오려면, 물류 맞출때 넘어와야 하는데... 지금 상황으로는 물류 맞출 상황은 아닌거 같습니다..;;;</p> <p> </p> <p>똥꼬: 아 그래서 아무것도 안하고 계신다? 일이 있든 없든 PLC는 와있어야 되는게 기본 아니에요? 장비란게 언제 바로 될지도 모르는</p> <p>건데? </p> <p> </p> <p>R대리: 그렇긴 한데....아시다 시피 PLC 인력 비용이 만만치 않아서 제 독단적으로 부르기엔 좀 어려움이 있습니다...</p> <p> </p> <p>똥꼬: 그럴거면 그냥 제어를 우리한테 맡겼어야죠. 다른업체 데려다 쓰겠다고 한건 oo회사가 결정한거고!! 근데 이제와서 비용얘길</p> <p>하시는데. 그건 그쪽들 사정이지. 우리가 그 인력 비용까지 생각해줘야되요? 우리는 제어 비용까지 해서 계산 끝난걸로 아는데?</p> <p> </p> <p>R대리: 틀린말씀은 아닙니다. 죄송합니다. 그런데 지금 당장 부른다고 해도, 시킬 일이 없기는 마찬가지 아닙니까...;;</p> <p> </p> <p>똥꼬: 거기. PLC하시는분 일당이 얼마요?</p> <p> </p> <p>R대리: 구...구십만원....</p> <p> </p> <p>제어팀들: 뭐~~~요!?!? 하! 꿀빤다 꿀빨아 ㅋㅋㅋ 부럽다 진짜!!!! 완전 PLC계의 전설이라도 데려오시려나?</p> <p> </p> <p>똥꼬: 검사 잘하는 업체라더니... 검사만 잘하는 업체인가 보네? 요즘 PLC 귀하다고 해도, 누가 그 가격에 계약을 합니까? </p> <p>거기 윗대가리들은 생각은 하고 산답니까? 그렇게 높게 책정해놓고, 비싸니까 지금은 못 부른다? 말이 되요?</p> <p> </p> <p>R대리: ..............;;;;</p> <p> </p> <p>똥꼬: 내일 당장 출근 시키세요.</p> <p> </p> <p>R대리: .......</p> <p> </p> <p>나: 팀장님. </p> <p> </p> <p>똥꼬: 누구?</p> <p> </p> <p>나: oo사 소프트웨어 담당 ooo주임입니다.</p> <p> </p> <p>똥꼬: .........</p> <p> </p> <p>나: 지금 고객사에서 말씀하시는 내용. 하나도 틀린게 없습니다. 다 맞는 말이네요. (처 맞는말)</p> <p>그런데, 그 말도 안되는 결정. 여기 현장에 인원들이 한건 아니거든요. 그런건 K팀장한테 공문으로 전달해 주시는게 맞는것 같습니다.</p> <p> </p> <p>똥꼬: 그 말도 맞네. 그럼 지금 당장 메일쓸테니까...그리고 주임이 낄 자리가 아닌건 아시죠?</p> <p> </p> <p>나: 아닐건 뭔데요?</p> <p> </p> <p>이때 벤더룸 분위기가 싸아...... 해졌음.</p> <p> </p> <p>똥꼬: 물라서 묻는건가?</p> <p> </p> <p>나: 알아서 묻는겁니다만? 우리다 설비업계 사람들 아닙니까? 직급이고 뭐고 실력으로 얘기하는 세계 아니에요?</p> <p> </p> <p>똥꼬: 자신있나보네요?</p> <p> </p> <p>나: 제 분야라면요. 당연히 셋업은 여기 조립팀 분들 못따라 갈것이고, PLC도 못하죠. 프로그램이라면 제 몫은 확실히 합니다.</p> <p> </p> <p>똥꼬: 주임의 몫이라....여기 우리팀 유재석 차장의 몫과 그쪽 주임의 몫이 같은 선상에 있다는걸로 들리네요?</p> <p> </p> <p>나: 제가 유재석 차장님과 동급이다 라는 뜻이 아니라, 저희 검사기에 대한 모든 시작과 마무리는 제가 책임지고 있다는걸 </p> <p>말씀드리는 겁니다. 차장님도 얼라인 파트 책임자 아닙니까. 저도 제 검사기 책임자입니다.</p> <p> </p> <p>똥꼬: 그 회사는 주임한테 검사기를 혼자 책임지라고 하나보죠?</p> <p> </p> <p>나: 이런말 하면 안되는거 알지만, 우리 팀장보단 우리 주임들이 더 잘합니다.</p> <p> </p> <p>똥꼬: 허허허허~ 재밌는 분이시네. 팀장보다 낫다? ㅎㅎㅎㅎㅎ 어디 한번 봅시다 그럼.</p> <p> </p> <p>그렇게 상황은 일단락 되었고, 고객사 인원들은 좀 건방진(?) 협력업체라고 쓰고 하청이라 읽는 주임에게 눈빛이 그닥 호의적이진 않았음.</p> <p>담배피러 나왔을때 R대리가 말했음.</p> <p> </p> <p>R대리: 주임님. 도와주신건 고맙지만...저는 무슨 외줄타는 기분이었어요;; 그냥 가만히 계셔도 되는데 왜그러셧어요;;</p> <p> </p> <p>나: 그럼 그냥 앉아서 허공에 90만원 버릴거에요? 우리한텐 명분도 없는데?</p> <p> </p> <p>R대리: 어차피 회사돈이고, 주임님 개인이 감당할 일은 아니잖아요?</p> <p> </p> <p>나: 그죠. 제가 감당할 일도 아니고, 회사돈이죠. 근데 우리 회사의. 그것도 지금 이 상해 사이트의 PM이 다구리를 쳐맞는데</p> <p>그건 용납 못하죠. 나이고 직급 떠나서 PM직책인데, 벌써부터 고객사한테 짜부되서 끌려다니면 일이 되겠어요?</p> <p> </p> <p>R대리: .........</p> <p> </p> <p>나: 비용이나 계약같은건 K팀장이나 영업부장한테 떠넘기면 됩니다. 대리님은 PM이기에 앞서 엔지니어에요. 우리는 다른 잡생각 없이</p> <p>우리 할일만 빈틈없이 잘 하면 됩니다. 대리님이야 말로 본인이 감당할 필요 없는 일에 주눅들면 안된다고 봐요.</p> <p> </p> <p>R대리: ....무슨 말인지는 알겠습니다. 일단 고마워요.</p> <p> </p> <p>그렇게 첫날이 지나갔음. 그리고 다음날도...그 다음날도.... 변하는건 없었음. </p> <p>요 몇일간 똥꼬팀장의 표정이 점점 썩어간다는거 말고는... R대리는 가시방석에 앉은 마냥 안절부절 했고..</p> <p>답답한 마음에 고객사 설비에가서 작업하는걸 지켜봤음. 그리고 유재석 차장이 보고있는 프로그램도 뒤에서 지켜봤음.</p> <p>똥꼬팀장은 이새퀴 왜 와서 보고있어? 하는 표정으로 내 옆에와서 서있었음. 그렇다고 꺼지라고 할수도 없으니까..</p> <p> </p> <p>유재석 차장은 같은 프로그래머가 뒤에서 보고있어서 그런지 힐끗 힐끗 뒤를 돌아보며 신경을 썼음.</p> <p>증상을 보니 왠만한건 잘 들어오는데 한번씩 많이 틀어진 제품이 왔을때, 뒤쪽에 조립팀 인원이 소리쳤음.</p> <p> </p> <p>조립팀: (얼라인) 나갔습니다!! </p> <p> </p> <p>똥꼬: 또...! 아이고;;</p> <p> </p> <p>그렇게 또 몇개의 제품이 들어오고...또 다른것들 보다 좀더 틀어진 것들이 들어왔을때</p> <p> </p> <p>조립팀: 나갔습니다!!!</p> <p> </p> <p>똥꼬: @#$!$!%$%;;</p> <p> </p> <p>나: 차장님.</p> <p> </p> <p>똥꼬: (뭐야 이새퀴는!?)</p> <p> </p> <p>유재석 차장: 네?</p> <p> </p> <p>나: 이거 패턴매칭 써서 마크 찾고있죠?</p> <p> </p> <p>차장: 네...그쵸..</p> <p> </p> <p>나: 그럼 혹시 순수하게 패턴매칭으로만 마크 찾고 계세요?</p> <p> </p> <p>차장: 그건 왜 물어보시는지...?</p> <p> </p> <p>나: 패턴 매칭 외에 기타 처리가 있는지 궁금해서요.</p> <p> </p> <p>차장: 따로 처리는 없습니다만....</p> <p> </p> <p>나: 그러면 만약에 많이 틀어져서, 십자가가 대각선으로 누웠다고 했을 때, 패턴을 찾으면 그 패턴이 과연 정확한 위치의 패턴 중심 좌표가</p> <p>나올 수 있을까요?</p> <p> </p> <p>차장: ....;; 저희는 그런쪽 잘 몰라요. 돈주고 라이브러리 사다 쓰는거라...</p> <p> </p> <p>나: 생각해보세요. 패턴매칭으로는 정확한 위치를 잡아내긴 힘들어요. 특히나 좀 많이 틀어진 마크의 경우에는..2차적인 처리를</p> <p>해줘야 할텐데요?</p> <p> </p> <p>똥꼬 & 조립팀 : ........</p> <p> </p> <p>차장: 2차적인 처리라 하심은....?</p> <p> </p> <p>나: 예를들어, 패턴매칭 통해서 대략적인 패턴의 위치를 찾았어요. 그 지점 중심으로 이미지 영역을 일정 크기로 가지고 오는거죠.</p> <p>지금 이 시료가 운이 좋게 얼라인 마크 주위로 되게 깨끗하잖아요? 잘라온 이미지 내부에 얼라인마크를 외곽선 추적 알고리즘을</p> <p>사용해서 외곽선을 얻는거죠.</p> <p> </p> <p>차장: ......</p> <p> </p> <p>나: 그렇게 찾은 외곽선들의 O좌표의 합, △좌표의 합을 구하고, 그걸 OOOOOO 만큼 나누면 OOOO을 구할 수 있잖아요?</p> <p>마크가 기울어졌던, 아니던 OOOO은 정확한 값이 나올테니까요.</p> <p> </p> <p>차장: 아.....제가 영상처리 전문이 아니라....무슨말씀 하시는지....;;</p> <p> </p> <p>나: 아니면 조립팀 분들께 일정 기준이상 틀어지는게 안나오도록 정도를 다시 맞춰달라고 하시던가요. 잘 들어오는것도 있고 </p> <p>생각보다 좀 틀어져서 오는것들도 있잖아요.</p> <p> </p> <p>조립팀: 저희 정도맞춘건 허용범위 내입니다만?</p> <p> </p> <p>똥꼬: 그럼 주임님은 프로그램으로 그걸 할 수 있다는 겁니까?</p> <p> </p> <p>나: 할수 있죠. 왜요?</p> <p> </p> <p>차장: 혹시...그 코드 짜 주실 수 있으실까요...?</p> <p> </p> <p>나: 그건 안되죠. 제가 무슨 산업 스파이도 아니고;; 괜찮아요. 프로그램으로 안되면 그만큼 사람 갈아넣으면 되니까요.</p> <p>허용범위 내라고 해도, 더 강력하게 정도를 맞추면 아마도 될거 같은 생각입니다만..?</p> <p> </p> <p>(갈아 넣는다는 말에 조립팀들 표정이 어두워졌음..)</p> <p> </p> <p>고객사 직원들: 흐음...........</p> <p> </p> <p>R대리: 주임님..일단 저희 장비로 가시죠? 괜히 방해만 될거 같은데...</p> <p> </p> <p>나: 네. 알겠습니다.</p> <p> </p> <p>그렇게 몇일 뒤..... 벤더룸에서 쉬고 있을때, 조립팀 선임자로 보이는 사람이 담배피고있는데 말을 걸어왔음.</p> <p> </p> <p>조립팀: 주임님.</p> <p> </p> <p>나: 네?</p> <p> </p> <p>조립팀: 말씀하신대로 맞췄더니 어느정도 시양산 가능할 정도의 품질이 나오고 있습니다.</p> <p> </p> <p>나: 아...다행이네요!!</p> <p> </p> <p>조립팀: 저....그... 그럼 만약에 프로그램으로 접때 말씀하신 수정을 하게되면, 저희가 그만큼 고생을 안해도 된다는 의미신지요..?</p> <p> </p> <p>나: 아...뭐...그....음......그렇게 말하게 되면, 유재석 차장님 때문에 고생을 조립팀이 한다는 걸로 들려서 듣기 불편하네요.</p> <p> </p> <p>조립팀: 아! 아닙니다. 절대 그런뜻으로 드린 말씀은 아닙니다. 단지...</p> <p> </p> <p>나: 아주...아주 조금은 작업을 덜 하셨어도 되겠죠. 그래도 우리는 각자 파트에서 할수있는 최대치 노력을 해야 되는 사람들 아닙니까.</p> <p>허용범위 라는건 그만큼 오차가 있다는거고, 조립팀은 조립팀에 최선을 다하면 되는거죠...</p> <p> </p> <p>조립팀: ...네...일단 도움 감사합니다...</p> <p> </p> <p>실제로 본인의 조언을 참고해서 문제를 해결한건지, 다른 해결방안을 찾은건지는 몰라도, 한가지 알 수 있었던건</p> <p>고객사 직원들이 본인을 대하는 태도가 많이 달라져 있었음.</p> <p> </p> <p>그렇게 일주일 하고도 몇일이 지난 지금, 드디어 앞장비의 제품이 우리 설비로 넘어올 수 있는 환경이 갖추어 졌음.</p> <p>그리고 드디어 일당 90만원의 PLC 부장님을 호출하게 되었음.</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