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p> <p> 비전팀 사람들과 공장 건물로 달려가봤더니, 무쌍 주임이 씩씩 거리며 나오고 있었음. </p> <p>옆에 있던 아몬드 주임에게 물어보았음.</p> <p> </p> <p>나: 아몬드씨. 아까 뭐 싸움났다고 들었는데 무슨 일이래요?</p> <p> </p> <p>아몬드: 그게....</p> <p> </p> <p>사건의 전말은 이러했음. 무쌍주임과 팀장. 그리고 아몬드 주임. 비전팀 이렇게 공장 사무실에서 휴식을 하던 중</p> <p>예전 나를 면접 보았던 프로그램 팀장이 공장으로 찾아온거임. 이 양반은 프로그램 이론에 무슨 결벽증 처럼 깐깐한</p> <p>양반 이므로 결벽증 팀장으로 부르겠음. (생긴건 말죽거리 잔혹사의 군복입은 지도선생 닮음)</p> <p> </p> <p>결벽증 팀장: 오~ 메가통 팀장님. 들어보니 셋업 마무리 됬다고 들었어요~</p> <p> </p> <p>메가통 팀장: 어. 왔어요? 뭐 그럭저럭 마무리 됬네요.</p> <p> </p> <p>결벽증 팀장: 이거 중국 나가는 거죠? 어디에요?</p> <p> </p> <p>메가통 팀장: O석으로 갈거 같아요.</p> <p> </p> <p>결벽증 팀장: 아. 그런데 팀장인데 직접 출장 나갈꺼에요? 거기 걔 있잖아. 중국어 잘하는 애.</p> <p> </p> <p>메가통 팀장: 어. 있지요.</p> <p> </p> <p>결벽증 팀장: 걔 중국출장 나갈라고 뽑은 인원 아니에요? 걍 걔 보내면 될껄 뭐하러 팀장이 고생을해~</p> <p> </p> <p>메가통 팀장: 하긴. 중국어 잘하니까 현장 대응도 잘 하겠네.</p> <p> </p> <p>결벽증 팀장: 팀장님은 국내에서 프로그램해서 걔한테 보내주고, 걔가 테스트 하고 이렇게 작업하면 되지. 편하게 가요~</p> <p> </p> <p>메가통 팀장: 오키오키.</p> <p> </p> <p>그걸 옆에서 듣고있던 무쌍주임이 빠직! 한거임.</p> <p> </p> <p>무쌍주임: ㅆㅂ 듣다보니 열받네. 저기요! oo씨가 무슨 팀장들 편하자고 부리는 인형이에요?</p> <p> </p> <p>결벽증 팀장: 아니 뭐 그런건 아닌데..</p> <p> </p> <p>무쌍주임: 프로그래머가 프로그램만 하면되지. 중국어까지 잘하면 더 대단한거고. 이 회사에서 oo씨한테 중국어 잘하니까 돈 더주거나</p> <p>하는거 아니잖아요? 상을 줘야지 왜 벌을 주고 ㅈㄹ입니까? 팀장님들 그나이 먹도록 장비회사 있으면서 중국어 할줄 알아요?</p> <p> </p> <p>메가통 팀장: 좀 말이 심하다? 내가 팀장이고. 인원 결정 권한도 나한테 있는거지. 무쌍주임이 나설일이 아니지.</p> <p> </p> <p>무쌍주임: 나한테 팀장이란건 실력 있을때 얘기요. 이번 장비 셋업때 팀장님이 기여한게 있어요? 고장이나 안내면 다행이었지.</p> <p>그래놓고 oo씨 중국 보내서 본인 프로그램 테스트를 시키시겠다!? 손만 대면 버그 투성이 괴물 만드시는 분이!?</p> <p> </p> <p>메가통 팀장: ........</p> <p> </p> <p>결벽증 팀장: .......(뭐지 이 분위기는....)</p> <p> </p> <p>무쌍주임: 어디서 실력도 안되는 사람들이 위에서 바둑이나 두고 앉았어 !!!! 엉!? 팀장님 이번에 보니까 장비를 너무 모르시던데!</p> <p>그 직급에 맞게 일하기 위해서라도 직접 현장가서 공부하시고 실력 쌓아 오십쇼! 네!? 잘하고 있는사람 편한대로 부릴생각 하지말고!</p> <p> </p> <p>메가통 팀장: 그럼 이렇게 할께. 일주일 oo이가 중국 가서 초기 세팅돕고, 나랑 교대해서 내가 마무리 짓고 올께.</p> <p> </p> <p>무쌍주임: oo씨 가면. 나.도.갑.니.다. </p> <p> </p> <p>결벽증 팀장은 눈치 살살 보다가 다시 본사로 ㅌㅌㅌ</p> <p> </p> <p>대략 전말은 이러 했다고 함. </p> <p>뭐 면접때 실력이 없으니 중국어를 강하게 어필하긴 했지만, 솔직히 나도 사람인지라 이런 좋은 국내 조건에서 내 프로그램</p> <p>실력을 쌓고싶은 생각이 왜 없었겠음. 거기다 나랑 동년배의 주임들이 어떤 수준인지도 봐 버린 상태라 마음도 더 급했고. </p> <p>그래도 해놓은 말이 있는지라 중국 가라 그래도 딱히 할말은 없는 상황이었는데..</p> <p> </p> <p>예전 가족회사 다니면서도 그랬고, 지금까지 살면서 내가 남들일에 나서서 싸운적은 많았지만, 나를 위해 싸워준 사람은  친한 친구</p> <p>제외하고 사회에서는 없었음.</p> <p>모든 사람이 딜러일수는 없는거니까. 뒤에서 조용히 서폿을 해주거나, 마음만은 내편이었던 사람들은 있었겠지만...</p> <p>그래서 너무 감동이었음. </p> <p> </p> <p>매번 내가 윗사람들과 부딪힐 각오를 할때는 이 후의 후폭풍을 다 감당하겠다는 큰 각오를 하고 부딪히는데, 무쌍 주임이라고 </p> <p>안그랬겠음? 그것도 선임이나 책임급도 아닌 부장급들과 부딪히는건데.. 무쌍아...너어는....형도 박터지게 공부해서 </p> <p>너 지켜줄께..각오를 다졌음.</p> <p> </p> <p>나: 무쌍주임 나땜시 싸웠다면서요? 고마워요.</p> <p> </p> <p>무쌍주임: 뭘요~ 그냥 내가 인정하는 분을 하수 취급하는게 아니꼬왔을 뿐.</p> <p> </p> <p>허허참...</p> <p> </p> <p>그렇게 우리는 함께 일주일 중국출장 가기로 결정이 되었음. (아니...근데...완전히 우리랑 관계없던 프로젝튼데 왜....)</p> <p>장비를 포장해서 중국에 보내면 대략 2주정도의 시간이 걸렸음. 그동안 국내에서 코드 파악하고 출국 준비만 하면 되었음.</p> <p>그렇게 출장 준비 기간이라 당장 눈앞에 떨어지는 업무는 없었고, 그러다보니 좀 여유가 있어서 공부도 하고 주변 돌아가는상황을</p> <p>좀 보았는데. 무쌍주임은 계속 바빴음. 왜냐... 팀장이 기존에 손대서 발생한 똥들. 대신 치워주고 있었음. </p> <p>물론 시작은 항상 가벼웠음. </p> <p> </p> <p>다른 팀에서 메가통 팀장을 찾아와서 </p> <p> </p> <p>?? : 팀장님. 고객사에서 저번에 수정해주신 기능이 원하던 기능이 아니라서 이렇게 이렇게 바꿔달래요.</p> <p> </p> <p>팀장: 아니..! 내가 말했잖아. 그건 구현이 불가능 하다고. 그래서 내가 그렇게 만들어준 거라고.</p> <p> </p> <p>??: 진짜로 구현이 불가능 하다고요? 그런데 다른 업체들 보면 비슷한것들 많이 보이던데요.</p> <p> </p> <p>팀장: 아니. 너네가 프로그래머야? 아니잖아? </p> <p> </p> <p>뭐 이런 실갱이가 발생하면, 가만히 보고있던 무쌍주임이..</p> <p> </p> <p>무쌍주임: 들어보니까 구현 가능한거 같구만. 왜 안된다고 하는겁니까?</p> <p> </p> <p>팀장: 어? 어...그런가..</p> <p> </p> <p>무쌍주임: 코드한번 봅시다.</p> <p> </p> <p>거의 대부분의 패턴이 이와 유사함. 이걸 보며 나는 속으로 팀장이 이런 무쌍주임 성격을 알고 일부러 저러는거 같다는 생각을</p> <p>하게 되었음. </p> <p> </p> <p>나: 무쌍주임님. 나는 걱정입니다. 계속 팀장꺼를 무쌍주임이 봐주고 있는데. 사람 마음이라는게 안그렇지 싶으면서도 </p> <p>그래도 내가 이만큼 해줬는데...하는 마음이 조금씩 생기기 시작해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그런 마음이 생기는데, 나중에 라도</p> <p>이사람들이 알아주겠지. 혹은 내년 연봉 협상때는 좀 반영이 되겠지. 하는 마음이 들 수도 있어요.</p> <p> </p> <p>무쌍주임: 저도 회사생활 하면서 그런거 생각합니다. 걱정하시는 일은 없을 꺼에요. 뭐 안되면 다 엎어버림 되죠!</p> <p> </p> <p>나: ㅋㅋㅋㅋ 그죠. 엎어 버리면 되죠. 나도 항상 그랬으니까. 근데 이번 만큼은 걱정이 됩니다. 당신하고 더 오래 같이 다니고 싶거든요.</p> <p> </p> <p>무쌍주임: .......</p> <p> </p> <p>나: 우리는 참 성격이 닮았는데, 같은 딜러지만 특수기가 좀 다른거 같아요. 무쌍주임은 키도 크고, 육체적인 하드웨어가 받쳐주니</p> <p>아마 살아오면서도 눌리거나 참아야만 하는 순간이 저보단 적었을거에요. 반면, 나는 애매한 사이즈라 시비도 더 많이 걸리고 </p> <p>참아야만 하는 순간도 더 많았을거 같구요. 아마 잡다한 전투 개수는 내가 훨씬 많을 껄요? ㅋㅋㅋ </p> <p> </p> <p>무쌍주임: .....</p> <p> </p> <p>나: 불의와 싸워서 꺾고, 시비터는놈 모가지 비틀고. 근데 그게 계속 반복되다 보면 어느새 멘탈이 약해져서 작은 자극만 줘도 펑 하고</p> <p>터지더라구요. 뭐랄까 나도 모르는 사이에 초사이어인 모드가 되어 있달까? 그러다보면 내가 나를 지키질 못하더라구요.</p> <p>첫 회사 퇴사 사유도...곰곰히 생각해보면...결과적으론 잘 나온게 맞지만...내가 나를 지키지 못한 부분이 컷다는 생각도 있어요.</p> <p>내가 무쌍주임 걱정되는건 내가 무쌍주임 지켜줄려고 해도, 본인이 본인을 지키지 못하는 순간이 올까봐 걱정하는 거에요. </p> <p>한번씩 릴렉스 해요. 필요하면 내가 대신 다 썰어줄테니까. ㅋㅋㅋㅋ</p> <p> </p> <p>무쌍주임: 헤헷. 알았어요~</p> <p> </p> <p>무쌍주임은 대답은 잘 했지만, 출장 준비기간 동안 팀장 똥싼걸 치워주는 일을 멈추진 않았음. 팀장에게 잘보이려고? 성과를 보여줄려고?</p> <p>아니었음. 내가 판단한 무쌍주임은 타 비전팀 직원들이 실력도 안되는 팀장한테 굽실굽실 부탁하는 꼴을 차마 참지 못한거임.</p> <p>그리고 프로그램에 관련된 일이라면 앞뒤 가리지 않고 뛰어드는 도전 정신.</p> <p> </p> <p>문제는 확실히 팀장이 이걸 철저히 이용하고 있었음. 더 큰 문제는 이용만 하면 되는데, 자꾸 본인도 오기가 생기는지 무쌍주임이</p> <p>처리해놓은 일에 자꾸 살을 붙였음. 손만 대면 고장내는 양반이 남이 잘 짜놓은 코드에 자꾸 똥을 뭍히는거임. 나름 숟가락을</p> <p>얹어 가겠다는 생각이었겠지만, 잘되던게 툭툭 터질때 마다 고객사는 노발대발했고, 무엇보다 무쌍주임이 극대노를 했음.</p> <p> </p> <p>그렇게 2주간 준비 기간동안 사무실에서 극대노한 무쌍주임을 자주 보았고..결국 일이 터지고 말았음.</p> <p>무쌍주임이 병원에 입원해 버림.. 의사 말로는 귀의 이석이 떨어져서 가만히 있어도 세상이 빙빙 돈다고...</p> <p>뭐 몇일 후에 바로 다시 회사에 출근했지만, </p> <p> </p> <p>의사 소견. "절대 비행기 같은거 타지 마세요."</p> <p> </p> <p>무쌍주임은 본인에게 너무 미안해 했음. (괜찮아. 너만 건강하면 됨.) </p> <p>결국 비전팀 몇명과 나홀로 인천공항으로 출발 했음. 무쌍 주임은 너무 미안했던지 새벽부터 전화가 왔음.</p> <p> </p> <p>무쌍주임: "oo씨. 혼자 가시는 거지만, 항상 제가 옆에 있다고 생각해 주세요! 딱 이거 하나만은 약속 드릴께요!</p> <p>oo씨를 제가 책임지고 꼭 별탈없이 복귀하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p> <p> </p> <p>앞으로 어떤일이 터질지... 당시엔 몰랐지만 ㅎㅎ 지금도 우리가 만나면 이때의 약속을 꼭 얘기할 만큼 추억이 어린 약속이었음.</p> <p>짧게 말하면... 무쌍이는 그 약속을 지켰다...!!</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