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만에 글 써봄. 군대 있을때 있던 썰 한번 풀어 보겠음.<br><br>내가 군대 있을때 상병쯤 중대장 한명이 왔음. 육사 출신의 전도 유망한 장교 였는데 그 당시 친분 있는 하사관에게 들어보니 <br><br>소위 말하는 엘리트 코스만 밟아온 사람이었다고 함. (여기서 엘리트 코스란  상급 부대 참모 같은거 주로 하는 사람들.)<br><br>그런데 이제 승진을 해야 하는데 현장 지휘 경험 제로 (군생활을 참모만 한 케이스) 그래서 승진 시키기 위해서 우리 중대 중대장으로 옴.<br><br>육사에 엘리트 코스여서 같은 육사 출신 대대장이 졸라 좋아함. (그 전 중대장은 비 육사 출신이었는데 어차피 장기 할거 아니라서 옮을 소리만 해대서 대대장이 짱 싫어했음) <br><br>참고로 우리 부대는 다른 부대랑 편제가 좀 달랐음. 특공여단 그것도 2군 직할 특공여단이라 일종의 승진 코스로 인식되고 있었고 대대장도 대령급이었던걸로 기억함 쉽게 말해서 너 승진하기 전에 경험좀 쌓아 봐라 그런 느낌? 위로 연대가 있는게 아니라 바로 2군 사령부임. <br><br>하여간 경험 쌓으러 왔는데. 육사 엘리트 코스라고 기대 했더니만 개썅 또라이가 왔음. 병사에 대한 지식 전무. 군사 훈련 지식 전무. <br>병 관리 지식 전무. 참모만 해서 실제 지휘에 대해서 전혀 모름.<br><br>대표적인 예가 주말에 병장들이 누워서 텔레비전 보고 있는데 당직서면서 지나가다가 그거보고 눈 돌아가서 3층에서 텔레비전을 창 밖으로 집어 던짐. <br><br>이유가 가관인데 군기가 없어 보인다고. 병장급 누워 있다고 그 지랄하는건 첨 봤음. 그때 얼마나 위험했냐하면 그때는 주말에 매트리스 말리고 그랬는데 그 당시에 매트리스 말린다고 창 밖에 일이병들이 즐비했음. 그니까 지 열받는다고 기물 파손은 한건 둘째치고 아차 했으면 누구 하나 죽을수도 있었다는 소리임 (그때 텔레비전 얇은것도 아니고 브라운관임. 3층에서 떨어지면 맞으면 훅가는거임)<br><br>그리고 다른 일화가 뭐냐면 작업 시켜야 하는데 병장들 집합시켜서 작업보냄. 일 이병 괴롭히면 탈영한다고. 그래서 일병 이병은 그냥 휴식. 일이병때 빡시게 고생한 병장들 눈깔 돌아감. <br><br>그렇다고 다른데서 유능하냐? 그것도 아님. 작전 나갔는데 지도 봐야 한다고 가로등 아래 참호 파게함. 그 당시 내가 같은 참호 들어갔는데 <br>말 안통함. 결국 대대장 와서 지적하니까 옮김. <br><br>심지어 작전 나갔는데 gps 지급했는데도 길 잃어버림. 죽어라 산 올라갔는데 그 산아니라고 함. 그래서 옆산 갔는데 아까 거기 맞다고 함. <br>(우스갯소리 아님. 실제로 지도랑 gps 들고 저지랄함. 현장경험이 없으니 독도법 따위 엿바꿔 먹음)<br><br>훈련중에 중대가 통째로 사라져서 뒤집어짐. 복귀가 2시예정인데 저 지랄해서 7시 복귀.<br><br>뭐 그 무능에 대해서 썰을 풀면 끝이 없음. (행군중 단독 군장으로 낙오 한적도 있음. 이등병도 완전군장으로 끝내는데)<br><br>너무 무능하니까 저거 일 한번 크게 치겠다라고 다들 수근거림. 그런데 상상도 못할 초대형 사고 침.<br><br>병장 말년 쯤 되었을때 대통령 행사 잡힘. 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외부에 특히 산 많은데 행사 잡히면 부대 동원해서 주변 산 수색하고 실탄들고 <br>매복함. <br><br>거기에 우리 부대 동원됨. 그렇게 이틀간 매복하고 수색하다가 타 대대에서 사고터짐. 이등병 하나가 이동중에 낙오한거임.<br><br>그냥 낙오도 아니고 실탄들고 총들고 낙오라 발칵 뒤집어짐. 다행이 이 이등병이 병신이 아닌지라 자기가 길 잃은거 알고 근처 가게에서 중대장 한테 전화해서 2시간만에 복귀했다고 함. <br><br>이때까지만 해도 그냥 헤프닝이었음. 낙오하기는 했지만 바로 자기가 알아서 조치했고 상급부대에 연락가기 전에 무마 되었으니까. <br><br>그런데 폭탄은 우리 부대에서 터짐. 야간에 매복 들어가려고 준비하는데 중대장이 모이라고 하더니만 총 놓고 가라고 함. <br><br>이게 뭔 개소리임? 매복을 하는데 어떤 미친 자가 총을 두고 매복들어감? 소대장 하사관들 기겁해서 안된다고 하지만 그랬다가 <br><br>총 들고 탈영하면 너희들이 책임질거냐고 윽박지름. 낮에 헤프닝에 겁먹은거였음. 조금 있으면 승진인데 사고 나면 일터지니까 <br><br>아무리 어이가 없어도 명령은 명령인지라 부랴부랴 총 놓고 나뭇가지 꺽어서 몽둥이 만듬 (아니 그렇게 겁나면 실탄만 회수하던가)<br><br>그래서 부랴부랴 매복에 들어감. 매복이라는게 결국 시간 보내는거라 후임이랑 노가리 까고 있는데 무전기 갑자기 폭주. 상황 파악이 어쩌고 <br>복귀가 어쩌고. <br><br>그때가 새벽 2시쯤이었음. 전 장병들 다 복귀하라는 터무니 없는 명령이 내려옴. 도대체 어떤 미친 아이가  매복중에 이동하라는건지 어이가 없지만 <br>어쩔수 없이 복귀함. 복귀 했더니만 분위기 초 쌀벌. 장교들 얼굴 파란색으로 질리고 실탄확인하고...이건 뭔가 일이 터진거임. 혹시나 어떤 미친 자가 탈영한건가 해서 주변을 봤는데 그런 일은 없었음.<br><br>그런데 옆 소대에 있던 동기에게서 핵폭탄 발언 나옴. <br><br>매복 상태 점검이 나왔다고 함. 지난 이틀간 안오다가 왜 나왔나 싶었는데 다음날이 진짜 대통령 오는날이었음.<br><br>그래서 점검을 나왔는데 점검온 사람이 여단장이랑 양복 입은 사람 둘이었다고 함.<br><br>그런데 문제는 여단장이 아니라 이 양복 입은 사람 둘. 여단장 혼자였으면 어떻게 해서든 무마 했을텐데 쯧.<br><br>총이 없으니 누군가 다가오자. 움직여도 쏠수가 없음. 그래서 '손들어 움직이면 때린다.'<br>라고 경고를 함. <br><br>여단장 어이가 없음. 너희 총 어디있냐? 그랬는데 병사가 무슨 힘이 있음? 그냥 '중대장님이 총기 다 반납하고 매복들어가라고 했습니다'<br>라고 했다 함.<br><br>여단장 얼굴 시뻘개지고 뒤에 있던 두 사람은 조용히 올라가던 길 돌려서 내려감. 여단장도 기겁해서 따라 내려가고.<br><br>나중에 알고보니 그 두사람 대통령 경호실이었음. 마지막 점검하러 나온거임.<br><br>그런데 거기다 대고 움직이면 때린다 했으니.....<br><br>당연히 경호실에 보고 들어감.<br><br>군대갔다온 분들은 알거임. 군대에서 제일 무서운게 위에서 깨고 내려오는거임. 일반 부대도 위에서 마음에 안들어 그러면 아래는 너희다 죽었어<br><br>급인데 다른곳도 아니고 청와대에서 불호령 떨어짐. 그래서 다시 총기 가지고 가라고 한거임.<br><br>전 대대 다 모여서 점검하고 그날 진짜 장교들 허둥지둥 맨붕..<br><br>그 와중에 중대장은 무전기로 난리 난리 남. 열받은 중대장은 무전기 송수화기를 던졌는데. 무전기에 그 길다란 돼지꼬리처럼 선이 있으니까 그게 튕겨서 다시 돌아와서 중대장 머리를 후려침. 생각해 보면 웃긴데 그때는 웃을 상황이 아니었음..<br><br>하여간 총기 들고 다시 매복 들어가고 중대장은 대대장이 불려서 끌려감. <br><br>그당시 현장에 있던 본부중대원의 말을 빌리자면 대대장이 진짜 초필살기 쓰는줄 알았다함. 보이자 마자 날라까기 시작해서 진짜 미친듯이 팼다고 함. <br><br>위에도 말했다시피 우리 부대는 2군 사령부 직할임. 그러니 청와대에서 2군 사령부를 까고 2군 사령부에서 연대장을 까고...<br><br>아마 군인을 깔수 있는 최고위 라인만 깠다고 생각함. <br><br>그때 우리 대대장 얼마 후 별 달 예정이었음. 그런데 청와대에서 직접 깠으니 별은 물건너간거임. 예편이나 안당하면 다행.<br><br>하여간 대대장이 폭풍과 같은 구타를 시전할만함. 하여간 그 사건으로 중대장은 얼굴이 멍 가득한채로 한동안 다님.<br><br>그런데 군대에서 제일 무서운게 무능하고 부지런한 장교라고 하지 않음? <br><br>우리 중대장이 어떻게 해서든 다시 점수 따보려고 노력했으나 일단 제대로 되는것도 없었음. 애초에 그런다고 해서 이게 뒤집어질 만한 사건도 아니고<br><br>잘보이려고 노력할수록 일만 커짐. <br><br>그리고 그 불똥은 병사들 책임임.<br><br>결국 나 제대후에 들어보니 그 사건 이후에 중대장은 승진 못하고 예편했다고 함 (대한 민국 국방을 위해서 다행임)<br><br>다만 억울한건 그 사건 이후 중대장이 잘보이려고 노력 했는데 그 똥물을 내가 뒤집어씀. <br><br>제대 얼마 안남기고  훈련이 잡혔는데 복귀하면 이틀후 제대 였음. 다른 중대는 말년들 사고 친다고 동기들 훈련 빼줌. <br><br>우리 중대는 솔찍히 중대 분위기가 그래서 그건 원하지도 않고 그냥 행군만 빼달라고 했음.<br><br>근데 중대장 왈.<br>"영창갈래 아니면 행군할래."<br><br>그래서 제대 이틀 남기고 완전 군장으로 행군까지 다 끝내고 나옴.<br><br>진짜 병사 알기를 끝까지 뭐 같이 보던 인간이었음. 이 나라를 위해서 승진 못한게 하늘의 도움임. <br><br><br><br><br>-3줄 요약.-<br><br>1. 새로 대대장 옴. 육사 출신 무능의 극치.<br>2. 대통령 경호작전 나가서 대통령 경호실에 초대형 사고침.<br>3. 청와대 부터 2군 사령부를 거쳐서 줄줄이 깨져 나옴. 그래서 부대에 피바람 붐. <br><br><br>끝. <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