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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soda_5692
    작성자 : 호구아이
    추천 : 24
    조회수 : 8182
    IP : 121.169.***.198
    댓글 : 74개
    등록시간 : 2017/06/21 16:31:45
    http://todayhumor.com/?soda_5692 모바일
    육사 출신이라고 다 똑똑한건 아니더이다.
    오랜 만에 글 써봄. 군대 있을때 있던 썰 한번 풀어 보겠음.

    내가 군대 있을때 상병쯤 중대장 한명이 왔음. 육사 출신의 전도 유망한 장교 였는데 그 당시 친분 있는 하사관에게 들어보니

    소위 말하는 엘리트 코스만 밟아온 사람이었다고 함. (여기서 엘리트 코스란  상급 부대 참모 같은거 주로 하는 사람들.)

    그런데 이제 승진을 해야 하는데 현장 지휘 경험 제로 (군생활을 참모만 한 케이스) 그래서 승진 시키기 위해서 우리 중대 중대장으로 옴.

    육사에 엘리트 코스여서 같은 육사 출신 대대장이 졸라 좋아함. (그 전 중대장은 비 육사 출신이었는데 어차피 장기 할거 아니라서 옮을 소리만 해대서 대대장이 짱 싫어했음)

    참고로 우리 부대는 다른 부대랑 편제가 좀 달랐음. 특공여단 그것도 2군 직할 특공여단이라 일종의 승진 코스로 인식되고 있었고 대대장도 대령급이었던걸로 기억함 쉽게 말해서 너 승진하기 전에 경험좀 쌓아 봐라 그런 느낌? 위로 연대가 있는게 아니라 바로 2군 사령부임.

    하여간 경험 쌓으러 왔는데. 육사 엘리트 코스라고 기대 했더니만 개썅 또라이가 왔음. 병사에 대한 지식 전무. 군사 훈련 지식 전무.
    병 관리 지식 전무. 참모만 해서 실제 지휘에 대해서 전혀 모름.

    대표적인 예가 주말에 병장들이 누워서 텔레비전 보고 있는데 당직서면서 지나가다가 그거보고 눈 돌아가서 3층에서 텔레비전을 창 밖으로 집어 던짐.

    이유가 가관인데 군기가 없어 보인다고. 병장급 누워 있다고 그 지랄하는건 첨 봤음. 그때 얼마나 위험했냐하면 그때는 주말에 매트리스 말리고 그랬는데 그 당시에 매트리스 말린다고 창 밖에 일이병들이 즐비했음. 그니까 지 열받는다고 기물 파손은 한건 둘째치고 아차 했으면 누구 하나 죽을수도 있었다는 소리임 (그때 텔레비전 얇은것도 아니고 브라운관임. 3층에서 떨어지면 맞으면 훅가는거임)

    그리고 다른 일화가 뭐냐면 작업 시켜야 하는데 병장들 집합시켜서 작업보냄. 일 이병 괴롭히면 탈영한다고. 그래서 일병 이병은 그냥 휴식. 일이병때 빡시게 고생한 병장들 눈깔 돌아감.

    그렇다고 다른데서 유능하냐? 그것도 아님. 작전 나갔는데 지도 봐야 한다고 가로등 아래 참호 파게함. 그 당시 내가 같은 참호 들어갔는데
    말 안통함. 결국 대대장 와서 지적하니까 옮김.

    심지어 작전 나갔는데 gps 지급했는데도 길 잃어버림. 죽어라 산 올라갔는데 그 산아니라고 함. 그래서 옆산 갔는데 아까 거기 맞다고 함.
    (우스갯소리 아님. 실제로 지도랑 gps 들고 저지랄함. 현장경험이 없으니 독도법 따위 엿바꿔 먹음)

    훈련중에 중대가 통째로 사라져서 뒤집어짐. 복귀가 2시예정인데 저 지랄해서 7시 복귀.

    뭐 그 무능에 대해서 썰을 풀면 끝이 없음. (행군중 단독 군장으로 낙오 한적도 있음. 이등병도 완전군장으로 끝내는데)

    너무 무능하니까 저거 일 한번 크게 치겠다라고 다들 수근거림. 그런데 상상도 못할 초대형 사고 침.

    병장 말년 쯤 되었을때 대통령 행사 잡힘. 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외부에 특히 산 많은데 행사 잡히면 부대 동원해서 주변 산 수색하고 실탄들고
    매복함.

    거기에 우리 부대 동원됨. 그렇게 이틀간 매복하고 수색하다가 타 대대에서 사고터짐. 이등병 하나가 이동중에 낙오한거임.

    그냥 낙오도 아니고 실탄들고 총들고 낙오라 발칵 뒤집어짐. 다행이 이 이등병이 병신이 아닌지라 자기가 길 잃은거 알고 근처 가게에서 중대장 한테 전화해서 2시간만에 복귀했다고 함.

    이때까지만 해도 그냥 헤프닝이었음. 낙오하기는 했지만 바로 자기가 알아서 조치했고 상급부대에 연락가기 전에 무마 되었으니까.

    그런데 폭탄은 우리 부대에서 터짐. 야간에 매복 들어가려고 준비하는데 중대장이 모이라고 하더니만 총 놓고 가라고 함.

    이게 뭔 개소리임? 매복을 하는데 어떤 미친 자가 총을 두고 매복들어감? 소대장 하사관들 기겁해서 안된다고 하지만 그랬다가

    총 들고 탈영하면 너희들이 책임질거냐고 윽박지름. 낮에 헤프닝에 겁먹은거였음. 조금 있으면 승진인데 사고 나면 일터지니까

    아무리 어이가 없어도 명령은 명령인지라 부랴부랴 총 놓고 나뭇가지 꺽어서 몽둥이 만듬 (아니 그렇게 겁나면 실탄만 회수하던가)

    그래서 부랴부랴 매복에 들어감. 매복이라는게 결국 시간 보내는거라 후임이랑 노가리 까고 있는데 무전기 갑자기 폭주. 상황 파악이 어쩌고
    복귀가 어쩌고.

    그때가 새벽 2시쯤이었음. 전 장병들 다 복귀하라는 터무니 없는 명령이 내려옴. 도대체 어떤 미친 아이가  매복중에 이동하라는건지 어이가 없지만
    어쩔수 없이 복귀함. 복귀 했더니만 분위기 초 쌀벌. 장교들 얼굴 파란색으로 질리고 실탄확인하고...이건 뭔가 일이 터진거임. 혹시나 어떤 미친 자가 탈영한건가 해서 주변을 봤는데 그런 일은 없었음.

    그런데 옆 소대에 있던 동기에게서 핵폭탄 발언 나옴.

    매복 상태 점검이 나왔다고 함. 지난 이틀간 안오다가 왜 나왔나 싶었는데 다음날이 진짜 대통령 오는날이었음.

    그래서 점검을 나왔는데 점검온 사람이 여단장이랑 양복 입은 사람 둘이었다고 함.

    그런데 문제는 여단장이 아니라 이 양복 입은 사람 둘. 여단장 혼자였으면 어떻게 해서든 무마 했을텐데 쯧.

    총이 없으니 누군가 다가오자. 움직여도 쏠수가 없음. 그래서 '손들어 움직이면 때린다.'
    라고 경고를 함.

    여단장 어이가 없음. 너희 총 어디있냐? 그랬는데 병사가 무슨 힘이 있음? 그냥 '중대장님이 총기 다 반납하고 매복들어가라고 했습니다'
    라고 했다 함.

    여단장 얼굴 시뻘개지고 뒤에 있던 두 사람은 조용히 올라가던 길 돌려서 내려감. 여단장도 기겁해서 따라 내려가고.

    나중에 알고보니 그 두사람 대통령 경호실이었음. 마지막 점검하러 나온거임.

    그런데 거기다 대고 움직이면 때린다 했으니.....

    당연히 경호실에 보고 들어감.

    군대갔다온 분들은 알거임. 군대에서 제일 무서운게 위에서 깨고 내려오는거임. 일반 부대도 위에서 마음에 안들어 그러면 아래는 너희다 죽었어

    급인데 다른곳도 아니고 청와대에서 불호령 떨어짐. 그래서 다시 총기 가지고 가라고 한거임.

    전 대대 다 모여서 점검하고 그날 진짜 장교들 허둥지둥 맨붕..

    그 와중에 중대장은 무전기로 난리 난리 남. 열받은 중대장은 무전기 송수화기를 던졌는데. 무전기에 그 길다란 돼지꼬리처럼 선이 있으니까 그게 튕겨서 다시 돌아와서 중대장 머리를 후려침. 생각해 보면 웃긴데 그때는 웃을 상황이 아니었음..

    하여간 총기 들고 다시 매복 들어가고 중대장은 대대장이 불려서 끌려감.

    그당시 현장에 있던 본부중대원의 말을 빌리자면 대대장이 진짜 초필살기 쓰는줄 알았다함. 보이자 마자 날라까기 시작해서 진짜 미친듯이 팼다고 함.

    위에도 말했다시피 우리 부대는 2군 사령부 직할임. 그러니 청와대에서 2군 사령부를 까고 2군 사령부에서 연대장을 까고...

    아마 군인을 깔수 있는 최고위 라인만 깠다고 생각함.

    그때 우리 대대장 얼마 후 별 달 예정이었음. 그런데 청와대에서 직접 깠으니 별은 물건너간거임. 예편이나 안당하면 다행.

    하여간 대대장이 폭풍과 같은 구타를 시전할만함. 하여간 그 사건으로 중대장은 얼굴이 멍 가득한채로 한동안 다님.

    그런데 군대에서 제일 무서운게 무능하고 부지런한 장교라고 하지 않음?

    우리 중대장이 어떻게 해서든 다시 점수 따보려고 노력했으나 일단 제대로 되는것도 없었음. 애초에 그런다고 해서 이게 뒤집어질 만한 사건도 아니고

    잘보이려고 노력할수록 일만 커짐.

    그리고 그 불똥은 병사들 책임임.

    결국 나 제대후에 들어보니 그 사건 이후에 중대장은 승진 못하고 예편했다고 함 (대한 민국 국방을 위해서 다행임)

    다만 억울한건 그 사건 이후 중대장이 잘보이려고 노력 했는데 그 똥물을 내가 뒤집어씀.

    제대 얼마 안남기고  훈련이 잡혔는데 복귀하면 이틀후 제대 였음. 다른 중대는 말년들 사고 친다고 동기들 훈련 빼줌.

    우리 중대는 솔찍히 중대 분위기가 그래서 그건 원하지도 않고 그냥 행군만 빼달라고 했음.

    근데 중대장 왈.
    "영창갈래 아니면 행군할래."

    그래서 제대 이틀 남기고 완전 군장으로 행군까지 다 끝내고 나옴.

    진짜 병사 알기를 끝까지 뭐 같이 보던 인간이었음. 이 나라를 위해서 승진 못한게 하늘의 도움임.




    -3줄 요약.-

    1. 새로 대대장 옴. 육사 출신 무능의 극치.
    2. 대통령 경호작전 나가서 대통령 경호실에 초대형 사고침.
    3. 청와대 부터 2군 사령부를 거쳐서 줄줄이 깨져 나옴. 그래서 부대에 피바람 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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