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국내에서 '템플턴대학교'라는 학위제조공장(Degree Mill)이 적발되어서 총장(?)이 구속된 적이 있죠. 올해 5년형이 확정되었다는군요.

https://todays-life.tistory.com/143

그런데, 아직도 비슷한 일이 반복되고 있나봅니다. 

지역(캘리포니아), 전공(심리학), 기간(박사 1년반), 한국어로 수업 등이 아주 비슷합니다.

어쩌다 엮인 사람이 제가 잘 모르는 학교를 졸업했다길래, 일단 학교 이름을 구글에 검색해봅니다.

지도에 들어가 보니 코리아타운에 있네요?

스트리트뷰로 보니까 학교 건물이 아니라 회계사(CPA) 사무소입니다. 확대해보니 주소는 맞습니다. 번지수를 크게 적어놨네요. 국내에서도 페이퍼컴퍼니를 만들면 그 일을 맡긴 회계사, 세무사, 법무사가 법인 주소지를 자기 사무소로 해두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미국에서도 그런가 봅니다.

구글 이미지 검색에 이런 장면도 포착되네요.

아무리 온라인 학교라지만, 1년에 4개 학기제라 석사는 1년, 박사는 1년반 밖에 안걸려요!!

학교 도메인(www.uswa.ac)으로 검색했는데, 한국어 웹이 뜨길래 뭔가 해서 들어가봤더니... 무슨 학회가 나오는데, 요새는 학회에서도 학위를 주나 보죠? ㅋㅋㅋ

학교 홈페이지는 참 깔끔해요. 복잡하게 생긴 우리나라 대학들 홈피와 달리 별로 볼 게 없더라구요. Library에 들어갔더니 로그인도 없고, 검색창도 없고, 다른 도서관이랑 데이터베이스, 검색창 등 링크만 몇 개 있네요 ㅎㅎ 역시 책은 미국 국회도서관이 짱이겠죠??

그래도 이 학교는 신학에 바탕을 두어서 그런지 거짓말을 하지 않아요. '우리 대학은 어떤 기관으로부터도 인증(accredition) 받은 바 없다.'고 대놓고 얘기를 하네요. 홈페이지 ABOUT 란에 써있어요!

Accredition은 우리말로 '인증'이지만, 우리나라와 제도가 다른 미국에서는 정부기관의 '인가'와 다를 바 없다는군요. 인증(인가) 대신 BPPE라는 주정부 기관에서 무슨 허가를 받았다고 써있던데, 검색해보니 BPPE는 캘리포니아주 소비자보호국(California Department of Consumer Affairs) 산하에 있는 Bureau for Private Postsecondary Education 이라는 부서이고, BPPE에서 사설 고등교육 기관(Private Postsecondary Education) 에 대한 허가 및 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즉, 학위 인증과는 전혀 관계가 없고, 설립, 폐업 등을 관리하는 부서인 거에요. 그러니까 상위부서가 교육국이 아니라 소비자보호국이잖아요 ㅋㅋ

당연히 우리나라에서는 학위 인정이 안되는 학교죠. 

USWA는 2013년에 개교한 신삥 학교인데, 벌써 여기서 학위받은 한국 분들이 국내에 꽤 많나 봅니다. 교수도 하고, 사회단체 대표도 하고 그러나봐요. 처음에는 본인도 속을 수 있지만, 과정을 겪어보면 분명히 이상한 학교에 이상한 학위인 걸 알텐데... 이런 학교에서 받은 학위를 이력서, 자기소개서에 쓰는 그 심리상태는 과연 뭘까요? (혹시 이걸 극복하기 위해 주로 심리학 전공이 많은 걸까요? ㅋㅋㅋ)

하여간, 박사학위가 필요한 분들, 조심하시구요. 다른 분들은 이 학교 이름(USWA, University of Southwest America) 잘 봐두었다가 비즈니스에서 상대방을 잘 가려 만나세요. 학위를 속이는 건 사기의 시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