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노무현입니다를 관람하고 왔습니다. <div><br></div> <div>사실, 노무현입니다에 대한 기대가 그리 크진 않았습니다.</div> <div>연출적인 상황이 클 수 없는 다큐멘터리가 <span style="font-size:9pt;">재밌어봐야 얼마나 재밌겠냐, 라는 생각이 들었으니까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제가 좋아하는 다큐멘터리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요. Food.inc라던지, R</span>eligulous나 Inside job같은 영화는 있지만</div> <div>이런 영화들은 인물을 중심으로 한 휴먼다큐멘터리가 아니라 사건이나 산업, 역사를 중심으로 한 다큐멘터리었습니다.</div> <div>거대한 서사가 있는 다큐멘터리와 한 나라의 대통령이긴 하나 한 명의 인물에 대한 이야기가 얼마나 스릴이 있을지,</div> <div>그때는 알지 못했지요.</div> <div><br></div> <div>심지어, 저번에 여자친구와 영화관에 갔을 때에는 '노무현입니다'를 보려다 루즈할 것 같아 '겟아웃'을 보기도 했습니다.</div> <div>(아, 겟아웃도 매우 훌륭한 영화입니다^^ 숨도 못쉬고 봤죠)</div> <div>그러다 노무현입니다를 보러 들어가는데, 여자친구가 화장실에서 휴지를 둘둘 말아오는 겁니다.</div> <div><br></div> <div>"이게 뭐야?"</div> <div><br></div> <div>"휴지"</div> <div><br></div> <div>"ㅋㅋㅋㅋ 울까봐?"</div> <div><br></div> <div>"사람들이 필요하댔어"</div> <div><br></div> <div>그 말에 저는 웃어넘겼지요. 저와 여자친구는 노무현 세대가 아닐 뿐더러 (27, 28세) 학창시절을 전부 해외에서 보낸 탓에</div> <div>그 시대에 대한 공감대가 전혀 없었거든요. 단지 바보노무현에 대한 이야기만 몇번 들었을 뿐.</div> <div><br></div> <div>그리고 '문재인의 친구'으로만 노무현을 기억하고 있을 뿐이었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영화를 보며 수십번 울다가 웃다가를 반복했습니다.</div> <div>인간 노무현을 전혀 모르는 사람 조차, 종로에서 부산으로 뛰어든 그에게, 그 용기에 박수를 칠 수밖에 없었고,</div> <div>제주부터 시작된, 낮은 인지도의 그가 '그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으로, 풀뿌리같은 '보통사람들'에 의해</div> <div>이인제라는 골리앗을 꺾고 일어서던 과정도...</div> <div><br></div> <div>그가 겪어야 했을 수많은 굴욕, 그가 베풀었던 수많은 온정, 그를 아는 사람들의 끝없는 증언.</div> <div><br></div> <div>그에 대해 이야기하며 눈시울이 붉어지는 유시민, 안희정. 그리고 그를 아는 모든 이들.</div> <div>이렇게 슬픈 눈의 유시민을, 언제는 본 적이 있었던가요.</div> <div><br></div> <div>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했던 노무현의 진심.</div> <div><font color="#ff0000">연단에서 한마디 한마디, 정제되지 않은 날것의 언어로 던지던 그의 분노가, 국민을 위한 분노임을 어떻게 모를 수 있는지.</font></div> <div><br></div> <div>아무리 조중동이 눈을 가리고 귀를 막아도, 들으려 하면 들렸을 것을. 비난하던 나와 당신의 아버지.</div> <div>빨갱이라 낙인찍고 장인을 모욕한... 파렴치한 인간들.</div> <div><br></div> <div>사람들은 왜 자신들이 모르는 것에 대한, 원초적인 분노를 뿜어내는지 원망스러웠습니다.</div> <div><br></div> <div>어둠의 노사모라 불리는 일베는, 그것을 다 알고 있겠지요? 나보다 더 노무현에 대해 많이 아는 인간들이니까.</div> <div>그렇게 그의 연설을 보고, 그가 성장하는 과정을 연구했던 그 새끼들이, 어떻게 그렇게 악마같이 조롱할 수 있을까.</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영화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은 그것이었던 것 같습니다.</div> <div><br></div> <div>'노무현 대통령이 화를 낼때. 화를 내는 것을 보면서 그 뒤에 슬픔까지도 느껴지는 사람이라면</div> <div>이미 그에게 중독 된 거에요. 빠져나올 수가 없죠.'</div> <div><br></div> <div><br></div> <div>노무현을 욕하고, 문재인을 욕하던 모든 이들에게 꼭 보여주고 싶습니다.</div> <div><br></div> <div>꼭 보세요. 절대로. 그리고 보지 않으려는 사람이 있거든 내 돈을 주고서라도 데려가세요. 밥도 한끼 사주면서.</div> <div>이 영화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바꿀 영화입니다. 백마디 말보다, 인간 노무현을 보여주면</div> <div><br></div> <div>그들도 숙연해질 것입니다.</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