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대통령의 권한은 상당히 막강하지만 결국 대통령은 행정공무원이고 행정공무원은 국회에서 의결된 법률의 테두리 안에서 활동의 제한이 있습니다. 따라서 어쩌면 대한민국을 확실하게 바꾸는 길은 대선이 아닌 총선일 수도 있습니다.
대선은 87년 이후 보수는 노태우-김영삼-이명박-박근혜 4명, 진보는 김대중-노무현-문재인 3명입니다.
4:3 비율이니깐 어느정도 백중세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총선은 2번 빼고 전패!!!! 입니다.
총선에서 맨날 지니 대한민국을 바꾸는데 결국 실패한거라고 생각합니다.
오래 산건 아니지만 제가 살아오면서 봐온 보수의 총선 승리비결은 결국 선택과 집중이었습니다.
분할전 국민의당멤버를 포함한 민주당계의 총선전략과 민자당~새누리당(이하 새누리당계)의 총선전략의 큰 차이는 바로 지역구입니다.
꼭 그런건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봐서(아닌 경우도 많지만 300석에 달하는 국회의석을 봤을때 일반적인 경향)
민주당계는 거물정치인은 수도권이나 흔히 말하는 험지를 지역구로 둡니다. 시작은 지방(특히 호남)을 지역구로 시작했어도 스타정치인이 되면 수도권이나 험지으로 옮겨 총선을 치룹니다. 당내에서도 스타정치인에게는 안전한 지역구는 신인에게 넘겨주고 더 큰 정치인이 되라고 수도권이나 험지 출전을 강요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반면 새누리당계는 거물은 안전한 지역구(특히 영남)을 기반으로 하고 신인은 수도권이나 험지에 도전합니다.
선거의 흐름을 보면
민주당계 : 어차피 호남은 누가 나와도 당선된다. 따라서 호남지역구 거물에게 수도권이나 험지 진출을 강요한다 => 수도권이나 험지에 진출하지만 거물이라 선거에서 상당히 선전한다 => 거물들의 수도권, 험지 진출로 다른 선거를 도울 여력이 없다. 하지만 상당히 높은 확률로 떨어진다(대충 50%) => 아슬아슬한 패배가 많아진다 => 전국에서 얻은 표에 비해서 의석수가 적다 => 거물정치인의 경력단절 => 의석수도 모자라고 거물의 원내 진출 실패로 국회내 영향력이 약해진다
새누리당계 : 어차피 영남은 누가 나와도 당선된다. 따라서 거물들은 편안하게 영남 지역구를 기반으로 선거를 치른다 => 지역구에 신경 안써도 되니 거물들은 격전지를 도우러 다닌다 => 신인들은 수도권이나 험지에 출전하지만 혹 지더라도 선방하면 이름을 남긴다 => 거물들이 선거를 도우니 신인들이 수도권이나 험지에서 민주당계 거물과의 싸움에서 이기는 경우가 발생한다 => 아슬아슬한 패배는 적고 아슬아슬한 승리가 많아진다 => 전국에서 얻은 표에 비해서 의석수가 많다 => 거물정치인은 6선 7선하며 대괴수가 되어간다 => 의석수도 많고 거물들은 대괴수가 되어 국회를 쥐고 흔든다
생각해보면 대선과 달리 총선은 자기 지역구 후보가 누군지 모르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그나마 거물들이 인물로 선거를 치루는데 새누리당계의 작전에 거물들이 수도권이나 험지에서 고전을 하게 됩니다.
이런 구도입니다. 호남지역구 출신 민주당계 거물 A가 당내압력으로 수도권이나 험지에 출마합니다. 새누리당계 b는 정치신인입니다. 어려워 보이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새누리당계 영남지역구 거물 B가 마치 자기 지역구처럼 전폭적으로 b의 선거를 지원합니다. 분명히 이 지역구의 대결구도는 A vs b 임에도 불구하고 유권자가 보기에는 A vs B가 되버립니다. 따라서 b가 A를 이겨버리는 파란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b가 결국 지더라도 A라는 거물을 상대로 선전하여 이름을 알리고 후일을 도모합니다.
위의 예와 딱 일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비슷한 구도의 유명한 선거가 19대총선의 부산 사상구 선거입니다.
민주통합당의 후보는 문재인, 새누리당의 후보는 27살의 손수조였습니다.
부산이기에 문재인에게는 험지입니다. 하지만 문재인은 워낙 거물이기에 새누리당에서 거물을 붙여놔도 이긴다고 장담 못합니다. 그래서 손수조를 출전시켰습니다. 하지만 박근혜가 자기 지역구인 대구시 달성군은 내버려두고 부산 사상구가 마치 자기 지역구인냥 손수조를 전폭적으로 지원했습니다. 분명 문재인 vs 손수조 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문재인 vs 박근혜의 모양새가 되버린거죠. 결국은 문재인이 당선되었지만 27살의 아무런 경력도 없는 손수조는 무려 43%나 득표를 하며 이름을 전국으로 날렸습니다.(다만 박근혜의 몰락과 함께 손수조의 정치경력도 사실상 끝)
더러운 방식입니다만 배울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똑같이 따라하면 되겠냐라고 하겠지만, 제 생각은 일단 이기고 나서 생각할 일이라고 봅니다. 앞으로 두세번의 총선에서 연속해서 이겨야 대한민국이 바뀔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나서 이런 더러운 문화를 없애야죠. 물론 그 때가서는 민주당이 새누리당처럼 썩어버릴 수는 있겠지만, 일단 현재를 이겨야 미래가 있는것이죠. 미래를 생각하기에는 당장 눈앞에 닥친 대한민국이 너무나 심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