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4대강 반대’땐 정부가 직접 공사

4대강추진본부장, 발주 주체 바꿔 강행 뜻
경남·충남도 “사업 재검토”… 정면충돌


정부는 지방자치단체가 4대강 사업에 반대할 경우 사업권을 가져온 뒤 직접 공사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근 경남·충남도가 4대강 사업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정부의 공식 입장이어서 해당 지자체와의 갈등이 예상된다. 

심명필 4대강살리기추진본부장은 27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4대강 사업에 대해 지방자치단체 의견을 묻겠지만 (사업을) 포기할 경우 정부가 직접 진행하면 된다.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심 본부장은 "현재 일부 지자체에서 사업 포기 얘기가 나오고 있는 곳은 정부가 지자체에 공사를 맡긴 대행사업"이라며 "지자체가 해당 사업을 반납하면 조달청과 협의해 인수하는 것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공사 발주 주체를 지자체가 아닌 국토해양부 산하 지방청으로 바꿔 공사를 강행하겠다는 얘기다. 

현재 광역자치단체에서 추진 중인 4대강 사업은 경남 13건과 충남 4건 등 54개 구간이다. 

심 본부장은 서울 청계천 공사 후 유지·관리비가 많이 투입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4대강 사업을 진행하면서 막대한 비용이 투입된 만큼 유지·관리 비용도 많이 들어갈 수 있으며 이를 산출하는 용역을 의뢰한 상태"라고 밝혔다. 또 "4대강 사업은 현재 22.4%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으며 보의 경우 42.3%가 완공됐다"면서 "정치권에서 속도조절을 하자는 얘기가 없는데 앞서 검토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정부가 해당 지자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공사권을 회수한 뒤 직접 강행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해당 지자체와의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박창근 운하반대교수모임 상임공동집행위원장은 "공사를 멈추고 반대편과 의견을 서로 소통할 여유조차 갖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정부 광고대로 좋은 사업이라면 왜 대화를 하지 않고 공사를 강행하겠다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