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안희정의 선의를 믿지 않는다.
안희정이 요즘 보여주는 일련의 발언들은 즉각 튀어나온 것이 아니라, 어떤 일관성을 띠고 있다.
그래서 오늘 안희정의 사과 역시 마음을 다친 사람들에 대한 언급일 뿐이지, 자신의 말에 대한 실수 인정이 아니다.
안희정이 말하고 싶은 것은 결국 모든 행위의 의도 자체는 선하다는 것이다.
혹은 선했다고 믿어 주자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의도에 대한 인정을 전제하고 나서 행위에 대해서 비판하자는 것이다.
내가 생각하기에, "행위는 그 결과만이 아니라 의도에 의해서도 판단된다"
법적인 처벌을 받을 때나 우리가 일상에서 어떤 사람을 용서할 때도, 그 의도의 선함을 인정하면 처벌의 내용이 바뀐다.
그러므로 특히 정치인의 의도가 가진 선함을 일반적이고 포괄적으로 인정하자는 말은 많은 문제점을 만들어 낸다.
현재 박정부의 국정 농단 역시 그 의도가 선하다고 전제하면, 그 행위에 대한 판단 결과는 달라진다.
안희정의 논리를 따라가면, 이해할 수 없는 결과를 만나게 된다.
그렇다면, 안희정이 저런 상식을 알지 못하고 발언했을까?
아니다. 알았을 것이다. 알면서도 저런 말을 한다는 것은 그의 의도가 소위 청산의 대상에 대한 어떤 관용 비스무레한 행태나 태도를 의미할 것이다.
안희정이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저런 말을 계속 하는 것은 결국 그의 의도가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이 경우에 나의 입장에서 볼 때, 그것은 선한 행동도 아니고 선의도 아니다.
정치적인 책략이라면,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안희정 본인의 말대로, 그의 가치라면 절대 이해할 수 없다.
민주당이 아니라, 박근혜 정부의 근간이었지만 탄핵에 찬성했던 바른정당의 입장과 동일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