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의경에 대해 과격한 표현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불편을 끼쳐 드려 죄송합니다</p> <p>몰면 몰리는대로 시키면 시키는대로 하면 흔히들 개 돼지라고 하지요<br>군대에 가서 모진 땡볕 비바람 눈보라 속에 <br>이상한 선임병들 부조리를 참고 묵묵히 땅 파라면 파고 뛰라면 뛰고 기라면 기는 게 겉으로 봐선 개 돼지의 모습일지라도 <br>그건 국방의 의무라서 혹시라도 있을지 모르는 전쟁에 대비하기 위함이지요</p> <p><br>하지만 광화문 앞 시위대의 길을 막고 선 의경들은 국방과 하등 관계 없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br>시위대 중 일부는 차벽에 붙은 스티커까지 제거하고 있더군요<br>경찰들이 과연 장한 일을 하고 있는 건가요?<br>의경들은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부끄러운 일이라는 것쯤은 알아야 합니다<br>그것조차 알지 못한다면 민주주의의 혜택을 같이 나눠 쓸 자격이 없는 사람입니다</p> <p><br>예전 운영하던 가게에서 여호와의 증인 알바생을 고용한 적이 있습니다<br>다른 교회와 달리 금요일에 예배를 가야 한다고 하기에 무슨 교회냐고 물어봐서 여호와의 증인임을 알게 되었죠<br>그는 평범한 청년이었습니다 아무런 불평 불만 없이 묵묵히 제 할 일 착실히 잘 하는 청년이었습니다<br>그가 알바를 그만 두고 몇 달 후 편지를 보냈더군요<br>발송주소는 구치소였습니다 <br>예상했던 일이지만 막상 실감해보니 충격이었습니다<br>아무에게도 해를 끼치지 않았고, 아마도 앞으로도 아무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을 파릇파릇한 청년이 무엇 때문에 차가운 감옥방에 있어야 하는지요</p> <p>저도 다른 분들과 마찬가지로 여호와의 증인에 대한 선입견을 갖고 있었습니다<br>수혈 거부로 아이가 수술을 받지 못해 죽은 기사나, 훈련소 집총 거부로 교도소로 갔다든지 하는 기사를 보고 가지게 된 편견이었습니다<br>여전히 그들의 교리에 대한 집착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지만 한편으론 저 정도의 신념을 가졌다고 해서 감옥까지 보낸다는 건 뭔가 잘못된 거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br>종교의 자유가 있고 사상의 자유가 보장되었다고 하면서 그것을 지켜 줄 바탕을 마련해주지 않는다면 허울뿐인 무의미한 보장 아닌가요<br>살인하지 말라는 교리를 지키기 위해 살인도구를 잡을 수 없다는 요구가 그렇게도 들어주기 힘든 부탁인지요?<br>다른 여러나라의 경우, 징집제라도 집총 거부자들에게 총과 관련 없는 보직을 준다든지 공익근무요원으로 배치하는 등의 편의를 제공한다고 들었습니다</p> <p>여호와의 증인을 두둔하려고 쓰는 글은 아닙니다</p> <p><br></p> <p>다만 의경이 죄가 없다고 하는 분들이 많은데 과연 그런가요?<br>그들은 자신이 부끄러운 일을 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br>입대 전에도 자신이 그런 일을 하게 될 것을 알고 지원서에 서명을 했을 겁니다</p> <p>입대하는 나이는 이미 성인입니다 태어나서 그저 20년이 지났으니 투표권이 주어지고 결혼할 수 있게 되는 것이 아니라 <br>하나의 사회구성원으로서 어느 정도 양식을 가지게 되었다고 판단해서 성인 대접을 해주는 겁니다<br>그렇다면 우리 사회의 민주화가 어떻게 이루어졌고 사회 구조가 어떻게 구성되었고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알아야 하는 나이입니다</p> <p>만일 의경이 그저 교통정리나 하고 범죄자들 때려잡는 역할인줄 알고 지원했다면 막상 자대배치 받고 엉뚱한 임무가 주어졌을 때 왜 거부하지 않습니까<br>제 양심과 현실과의 괴리 사이에서 적당히 타협한 결과 시위대로부터 청와대를 수호하는 방패를 들고 서 있게 된 것입니다</p> <p>광화문 앞에서 방패 들고 서 있는 의경들보다 감옥방에 앉아 있는 여호와의 증인이 자신 앞에 훨씬 당당하고 떳떳할 겁니다<br>정의나 양심, 선과 악, 옳고 그름, 부끄러움 같은 것은 그 기준이 일정하지 않습니다<br>그 기준을 세우는 주체는 자신의 마음 속에 있습니다 <br>기준을 어디에 세울지는 자기 마음이겠으나,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기준을 세우면 다른 사람들에게 욕을 듣게 되지요</p> <p>그들이 맡은 바 임무에 충실할수록 불의한 권력의 부당한 명령에 무조건 복종하겠다는 충성 맹세와 같습니다<br>차벽 스티커 떼어주는 넓은 아량을 가진 분은 그런 충성심 강한 이들을 응원하는 건가요<br>스티커는 민중의 길을 막아 선 경찰이 직접 떼어야죠</p> <p>그 스티커 직접 떼기 싫은 청년이라면 앞으로 의경 지원하지 마세요</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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