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당시 블로그 글입니다
어제 코엑스에서는 4년 6개월만에 8집으로 컴백한 서태지씨의 게릴라 콘서트가 열렸습니다.
수만명의 인파가 몰려서 대성황을 이뤘다고 하는데요
전경들까지 투입되서 안전에 아주 신경을 썼다고 합니다.
원래는 30분 정도 공연을 할 계획이었지만 시민 안전을 우려한 강남구청의 제지를 받아들여
8집 신곡 '틱탁(T'IK T'AK)'과 시대유감, 2곡만을 불렀다고 합니다.
특히 관심이 집중됐던건 서태지씨가 시대유감을 부르기 전에 했던 발언때문이었는데요, 시대유감을 부르기 앞선, 서태지씨의 발언록입니다.
"요즘 음반작업 하면서 시국이 흉흉했어요. 그렇죠? 이 노래는 항상 부를때마다..
그년도 마다 항상 그랬었는데 2008년, 시대유감 부르겠습니다"
항상 부를때마다, 그년도 마다 항상 그랬었다는 이야기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 시대유감이 발매됐던 때가 95년이죠.
당시 YS 문민정부는 진보적 행보를 걸으며 평화통일을 주장하고,
부패한 정치인들을 비판하는 서태지를 고깝게 보고 있었습니다.
현직 대통령의 영향력을 능가한다는 문화대통령 서태지씨가 보수정권에게 반(反)하는 견해를
표출하면서부터 충돌은 시작됐었습니다.
그 와중에 서태지는 부패한 정치인들에게 직격탄을 날리는 곡인 '시대유감'을 발표하기에 이릅니다.
시대유감은 공연윤리심의위원회에서 심의를 통과하지 못했죠.
4집 활동을 마감할 즈음 서태지와 아이들은 전격 은퇴를 선언하게 됩니다.
서태지의 직접적인 해명은 '창작의 고통'이었지만, 실제 서태지씨 주위의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면
'정부차원의 정치적 외압'이 있었다고 하는군요.
정치와 엮이길 원치 않는 서태지씨 본인이 입을 다물고 있기 때문에 사실인지 루머인지 확인할 길은 없지만, 어찌되었든 당시 YS정부로부터 서태지씨가 탄압을 받았던 것은 확실합니다.
이른바 '서태지 죽이기'의 시작이었던 것이죠.
그 이후, 가수 정태춘씨가 벌여오던 '사전심의제 폐지' 운동에
서태지와 아이들의 팬들이 가담하게 되었고, 국회차원에서 당시 야당 총재를 역임하던
김대중씨의 적극적인 노력에 힘입어 96년, 공연윤리심의위원회는 폐지되었고 사전심의제도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시대유감이라는 곡은 특히 지난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 정국속에서 빛을 발휘하였는데요
시대유감 가사의 하나 하나가 탄핵 정국과 맞물리며 '예언자 서태지'라는 호칭을 받기도 했었습니다. 전교조로부터 주제가 사용을 요청받기도 했던 '교실이데아'에 이어
시대유감 역시, 저항가요로서 톡톡한 위치를 자리잡게 되었죠.
한번 가사의 뜻을 음미해보시며 라이브 현장을 감상해보시죠.
음악인은 음악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겠다며,
'정치적 중립' 입장은 고수하고 있지만 진보를 향한 열정을 품는 그도
역시 이명박이 싫은건 같은 마음인가 봅니다.
~ 시대유감 ~ 작사/작곡 : 서태지
왜 기다려 왔잖아 모든 삶을 포기하는 소리를
이 세상이 모두 미쳐버릴 일이 벌어질 것 같네
거 자식들 되게 시끄럽게구네 그렇게 거만하기만한 주제에
거짓된 너의 가식때문에 너의 얼굴가죽은 꿈틀거리고
나이든 유식한 어른들은 예쁜인형을 들고 거리를 해메 다니네
모두가 은근히 바라고 있는 그런날이 바로 오늘 올 것 만 같아
검게 물든 입술 정직한 사람들의 시대는 갔어
숱한 가식속에 오늘은 아우성을 들을 수 있어
왜 기다려 왔잖아 모든 삶을 포기하는 소리를
이세상이 모두 미쳐버릴 일이 벌어질 것 같네
부러져 버린 너의 그런 날개로 넌 얼마나 날아갈 수 있다 생각하나
모두를 뒤집어 새로운 세상이 오길 바라네
너의 심장은 태워버리고 너의 그 날카로운 발톱들은 감추고
돌이킬 수 없는 과거와 모두가 잘못되어 가고 있는데
검게 물든 입술 정직한 사람들의 시대는 갔어
숱한 가식속에 오늘은 아우성을 들을 수 있어
왜 기다려 왔잖아 모든 삶을 포기하는 소리를
이세상이 모두 미쳐버릴 일이 벌어질 것 같네
바로 오늘이 두개의 달이 떠오르는 밤이야
네 가슴에 맺힌 한을 풀 수 있기를...
오늘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