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뇨. 절대 아닙니다. 그 나이, 특히 이제 막 수능을 마치고 대학에 진학한 아이들입니다. 알아봤자 뭘 알겠습니까?

수능에서의 해방감과 대학생활의 자유로움에 빠져있는 아이들인데 그중에 정치, 시사에 관심가지고 있는 애들이 몇퍼센트일까요?

특히 의경 홈페이지에서도 무슨일을 하는지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얻을수도 없는 상황에서 집시 상황을 알고 지원하는 애들은 없습니다.

저같은 경우도 집시상황에 대한것을 전혀 모르고 입대했었습니다.

여러가지 개인적인 이유야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들을 꼽자면 3가지로 압축할수 있을것 같습니다.

첫째로 입대시기가 육군에 비해 월등히 빠르다보니 자신이 원하는 때에 입대시기를 얼추 맞출수 있습니다.

별것 아닌것 같지만 학교 복학과 휴학에 민감한 그때에는 상당히 큰 메리트로 작용합니다.

둘째로 거주지역 근처로 자대배치를 받을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특히 외출, 외박시에 잠깐이나마 집에가서

부모님 얼굴이라도 보고 올수있는것보다 더 큰 메리트가 있을까요?

셋째, 육해공군보다 편해보여서 가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니 부대보다 내 부대가 더 빡셌다 식의 콜로세움이

열릴듯하여 말을 아끼겠습니다만.. 여러분이 상상하는것처럼 꿀을 빠는 보직에 배치받을 확률은 다른 군과 별 다를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육해공에 비해 특히나 편해 보이는 이유는 거주지 근처에서 외출 외박시에 주변사람들을 더 자주볼수 있기때문인 것도 있습니다.

"와.. 의경 겁나 편한가 보네? 너 도대체 군대간놈 맞냐? 뭐 이리 자주나와?" 라는 말이죠..

그런데 육군을 다녀온 동생과 이야기해본 결과, 특출나게 의경이 더 자주나오는건 아닙니다. 단지 자주 볼수 있기때문이죠..

일단은 그렇다고 보시면 됩니다. 의경은 크게 나누자면 

방범순찰대 - 주로 경찰서에 배치된 의경부대이며 그 지역의 전체적인 치안을 담당합니다. 교통의경도 이에 포함됩니다.

주로 방순대라고 줄여 부릅니다.

기동타격대 - 주로 집시상황을 관리하는 부대이며 경찰서에 배치되는 경우는 별로 없고, 거의 독립된 건물에 따로 배치된 부대입니다.

주로 기동대라고 줄여부릅니다.

군소도시 배치 - 규모가 작은 시군의 경찰서에 배치되는 '인력' 으로 치안,집시와는 별로 연관이 없는.. 말 그대로 모자라는 인력배치입니다.

흔히들 꿀보직을 담당하고 있으며 이쪽에 배치되는건 신의 조카급으로 생각하시면 될겁니다.

이중에서 주로 집시상황에 동원되는 부대는 기동대입니다만, 기동대만으로 부족한 경우는 그 지역의 방순대들도 집시상황에 투입됩니다.

특히나 집시의 규모가 상당히 큰 경우는 전국의 의경부대가 지원을 온다고 보시면 됩니다.

실제로 05~07년 사이에 있었던 부산과 제주 FTA 집시때는 소수를 제외한 대부분의 전의경 부대가 부산으로, 제주로 동원되었습니다.

해군도 아닌데 해군배를 타고 제주도를 갔었던 신선한 기억이 아직도 나네요;

여튼 군소도시에 배치되는 매우 꿀을 빠는 신의 조카급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방순대 기동대 구분없이 집시상황에 동원되며,

이는 거의 대부분의 의경지원자들도 알지 못하고, 경찰학교에 가서야 알게 되는 사실입니다. 

이번 밀양같은 상황을 알고 있으면서도 의경 지원한 사람들도 있을겁니다. 없을수는 없겠죠. 지금 상황 알면서도 가는겁니다. 왜?

'난 저런 부대에 배치 안되겠지' , '동기들 다 군대가는데.. 나 혼자 학교다니기 싫은데 맞춰야지' 라는 생각들때문에 가는겁니다.

그런데 욕을 먹어야 하냐구요? 아니요. 욕을 먹을 이유가 없어요.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자신이 할수있는 선택중에 가장 최선의 선택을

한것뿐인데 왜 욕을 먹어야 하나요.

물론, 일부 사진에서처럼 아저씨 목조르면서 처웃고 있는 새끼들은 욕해도 되요. 그런데 그런놈들 말고 의경을 싸잡아 욕하지는 말아주세요.

'그냥 조금 더 기다리다가 육해공가면 되지' , '어쨋든 기동대갈수도 있는 상황에 확률을 믿고 간거잖아' 

라면서 합리화하지 마라고 욕하시는분들 가끔 계시죠?

어디 지역에 사시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논리라면 이번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 뽑힌 지역을 욕해도 아무말 하지 말아야해요.

왜요? 분명히 새누리당이 뽑힐 확률이 있는 지역에 본인의 의지로 살고 계시는거니까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하.. 그냥 답답하네요. 군대를 안갔다오신분들이 이런말을 하신다면 그냥 이해할꼐요.

혹시나 군대를 갔다오시게 되면 이해하실테니까요...

그런데 혹여나 군대를 갔다오신분이 이런말을 하신다면, 그냥 군대 다시한번 갔다오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그것도 의경으로요..

의경은 여타군대와는 달리 군의 계급을 가진자가 지휘를 하지 않죠. 지휘권자와 책임자는 경찰들입니다.

또한 여러가지 이유로 인해 한 부대의 대장들이 많게는 1년에 두세번씩 바뀌는 경우도 있어요.

그런이들이 부대내의 사건사고에 관해 책임감을 느끼고 해결할거라고 보시나요?

아니요.. 그냥 쉬쉬하면서 묻어버립니다. 괜히 골치아픈일에 연루되서 자기 승진에 방해되면 안되니까요..

그럼.. 부당한 명령에 양심고백하면서 명령불복종을 하면 어떻게 되는지 아세요?

일단 면담을 할겁니다. 소대장선에서 해결이 안되면 중대장이 면담을 하겠죠.

'너 왜이러냐..힘들면 외박이라도 좀 몇일 나갔다 올래?'

그런데 외박도 중대장이 매우매우매우 좋은 사람일 경우나 그렇지.. 보통은 말로 안되면 그냥 군기교육대 직행입니다-_-

거기 갔다와서도 똑같은 상황이 벌어진다?.. 그냥 다른부대 전출보내버립니다 -_-

보직변경이라도 해주면 다행이죠.. 그런데 해줄거 같아요? 중대장 입장에서는 저놈은 쓰잘데기없는 정의감으로만 가득찬 또라인데요?

혹여나 부대내의 금전적인 비리가 엮일수도 있는 행정병이나 취사반으로는 못보내겠고, 

그렇다고 고위간부 운전병으로 쓰자니 저놈 입에서 쓰잘데기없는 말이라도 나오면 자기 승진길이 막히는거고

그렇다고 교통쪽으로 돌리자니 어차피 큰 집시상황에는 저놈도 동원되야하고..

그러니까 그냥 맘편하게 전출보내버리는거예요. 다른부대로 -_-

그리고는 무한 반복이죠.. 제대할때까지요.. 하.. 반복만 되면 다행이죠. 그 사이에 영창이라도 가봐요.

지금 대한민국은 정의로운 자에게 정의로운 대접을 못해주는 나라예요.

그런데, 그 누구도 책임져주지않는, 온전히 나 혼자 손해를 보며 싸워야 하는.. 게다가 그래도 바뀐다는 보장도 없는걸 하라뇨..

그냥 꾹 참고 더러워도 제대만 하자.. 이생각뿐인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