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노무현 대통령을 그리워하는 분들에게 시를 한편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몇 달 전 시 동호회 카페에서 이 시를 처음 봤을 때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아마 여러분도 놀라실 겁니다.

<주데텐란트의 체코군>

나의 전차는 시속 43km/h 멈춤을 모르고 달리며
조국을 위해 무장한 정신력으로 
파쇼의 군단에 나의 전차가 돌진하고
파쇼의 방어망을 돌파해 나치의 수괴와 함께 
어머니 보헤미아를 위해 산화하고 싶다.
오래된 생각이다.
오스트라바에 있을, 내 일생을 함께 하리라 맹세했던 베로니카여,
동생 같았던 블라디미르, 이웃집 마르틴, 너무 슬퍼하지 마라.
삶과 죽음 모두 자연의 한 조각이 아니겠는가.
미안해 하지마라, 독일을 미워하고 그들을 증오해라, 
우리 조국의 운명을 위해 싸워라.
전쟁이 끝나고, 파쇼독일놈들에게서 우리 조국이 평화를 되찾을 때
뒤뜰에 작은 비석 하나만 남겨다오.

-조국을 위해, 패트릭 1938년 9월 남김-

어떻습니까? 놀랍죠?
<오래된 생각이다.>, <삶과 죽음 모두 자연의 한 조각이 아니겠는가?>, <미안해 하지 마라.>라는 시구가 노무현 대통령께서 남긴 유서의 문구와 똑같습니다. 
<집 뒤뜰에 작은 비석 하나만 남겨다오.>도 아주 비슷합니다.
어떻게 된 것일까요? 
노무현 대통령이 언젠가 이 시를 읽었고, 그 시구들이 그의 무의식 속에 남아있다가 유서에서 표출된 것일까요?
아니면 우연의 일치일까요? 
어느 쪽이든 죽음을 앞둔 두 사람의 시공을 추월한 의식의 일치가 놀랍습니다.

이 시의 시인에 대해서는 ‘패트릭’이란 이름 외에는 아는 것이 없습니다. 검색을 해봐도 나오는 것이 없었습니다. 이 시 역시 유서인데, 실제로 시인이 그 때 사망했는지 여부도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주데텐란트에서 빈약한 전력의 체코군이 애국심만으로 압도적 전력의 독일군에 맞서다 궤멸되었으므로, 시인도 같은 운명이지 않았을까 짐작할 뿐입니다.
이 시에 대해, 그리고 시인에 대해 더 아시는 분이 있으면, 글을 올려주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