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가슴아픈 나날입니다.</div> <div>세월호의 침몰과 그 이후,</div> <div>이 나라와 시스템이 가진 더러운 모습들이 만천하에 들어나고 있습니다.</div> <div>당신이 계시던 시절, 너무나 당연한 것 같았던 것들이</div> <div>지금 먼지가 되어 사그라지고 있습니다.</div> <div> </div> <div>나는 당신이 어리석다고 생각했습니다.</div> <div>정치란 사랑과 같아서 밀고 당기며, 애태우며</div> <div>타협하고 거리를 재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div> <div>그저 우직하게 상식을 말하는 당신은 분명 옳았지만,</div> <div>정치를 모르는 사람이라 생각했습니다.</div> <div> </div> <div>나는 당신을 좋아하지 않았습니다.</div> <div>싫지도 않았지만, 내게 당신은 한국의 대통령이었고,</div> <div>나는 정치에 아무관심도 없었습니다.</div> <div>때문에 당신과 나의 삶은 하등관계없는 남이라 여겼습니다.</div> <div> </div> <div> </div> <div>네 제가 당신을 죽였습니다.</div> <div>이명박이 대선에 오를 때, 나는 될사람이 없다는 이유로 투표하지 않았습니다.</div> <div>저의 친우는 이명박이 정말로 운하를 팔지 궁금해서 이명박에게 한표를 주었다고 했습니다.</div> <div>저의 어머니는 이명박이 한국경제를 살려줄 거라는 생각에 한표를 주었다고 했습니다.</div> <div>그렇습니다. 한표를 행사하지 않은 제가 당신을 죽였습니다.</div> <div>그 귀중한 한표를 장난처럼 투표한 우리가 당신을 죽였습니다.</div> <div>그 귀중한 한표를 정의를 버리고 투표한 우리가 당신을 죽였습니다.</div> <div>우리가 뽑은 이명박은 당신의 명예를 죽이고, 인간관계를 죽이고, 이윽고 당신의 등을 떠밀었습니다.</div> <div> </div> <div>돌이켜보면 당신이 계시던 그 청와대는 정말 한국적인 장소였습니다.</div> <div>햇볕이 내려쬐는 청와대는 시골기와집처럼 익숙하고,</div> <div>당신께서 웃고계신 모습을 떠올리는 곳이었습니다.</div> <div>당신의 존재는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다는 희망이었습니다.</div> <div>비록 지금은 지역감정과, 학연과, 남여차와 세대차와 있는자 없는자의 갈등으로</div> <div>정의롭지 못하고, 불의가 존재하지만,</div> <div>언젠가는 상식이 통하고, 정의가 살아있는 대한민국을 그릴 수 있다는 희망이었습니다.</div> <div>당신이 하늘로 춤추며 올라간 그날...</div> <div>우리의 희망도 하늘로 망연히 흩어진듯합니다.</div> <div> </div> <div> </div> <div>당신이 안계신 5년간, 우리는 수없이 패배했습니다.</div> <div>상식이 통하지 않는 사회에서 우리는 그야말로 나약한 촛불에 불과했습니다.</div> <div>달조차 뜨지 않는 암흑속에서 촛불은 바람앞에 힘없이 꺼져버렸고,</div> <div>시위와 농성에 그들은 물대포와 컨테이너벽으로 답해왔습니다.</div> <div>대화도 없고, 논의도 토론도 없이, 그들은 나라를 제멋대로 주물렀습니다.</div> <div>이들의 비호아래 대기업들은 연일 역대최고매출액을 갱신하며 성장했고,</div> <div>낙수는 그야말로 풀잎에 맺힌 이슬에 수십수백의 개미때가 몰려든것과 같았습니다.</div> <div> </div> <div>암흑과 같았던 5년이 지나 치뤄진 대선에는</div> <div>문재인 후보와 독재자의 망령이 격돌하였습니다.</div> <div>나는 문재인 후보에게 당신에의 희망을 실었습니다.</div> <div>지난 암흑과 같은 5년을 되돌릴 수 있을 것이라 믿었습니다.</div> <div>적은 어리석고, 치졸하였으며, 도덕적으로 더러웠습니다.</div> <div>그러나 결과는 우리의 패배였습니다.</div> <div>나는 절망했고, 한동안 식음을 전폐했습니다.</div> <div>그리고 지금 나는 당신을 추모합니다.</div> <div> </div> <div>당신은 참 이상한 사람입니다.</div> <div>사회가 망가지고 부서지고, 힘들어질 수록,</div> <div>당신에의 그리움이 사무칩니다.</div> <div>당신의 이름만 들어도 나는 가슴이 먹먹해지고,</div> <div>당신의 이름만 보아도 정의에의 갈망이 커져만 가고,</div> <div>당신은 내 안에서 점점 커져갑니다.</div> <div>나는 당신의 이름을 부를 자격이 없어서,</div> <div>정의로운 미래를 향한 희망을 담아</div> <div>나는 남볼래 당신을 희망이라 부릅니다.</div> <div> </div> <div>이 땅에 다시 정의가 되살아나고,</div> <div>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가고,</div> <div>이 먹먹한 가슴이 뚫리는 날.</div> <div> </div> <div>나는 비로서 당신의 이름을 부르겠지요.</div> <div> </div> <div> </div> <div>당신의 이름은 희망입니다.</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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