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 </div> <div>어제 오랜만에 소주 한 잔 했습니다</div> <div> </div> <div>제목에 적은 형님이랑..</div> <div> </div> <div> </div> <div>형님은 그당시 흔히 말하는 운동권이었어요</div> <div> </div> <div>고초도 많이 겪으셨지만 그 열매 6.29 선언을 눈물섞인 희열로 맞이하셨던 분입니다</div> <div> </div> <div>그런 분이 노태우가 대통령이 되자 그 길로 군입대</div> <div> </div> <div>그 후로 운동권을 떠나셨던 분입니다</div> <div> </div> <div>전 이해한다고 하지만 사실 잘 모릅니다</div> <div> </div> <div>그 좌절감과 망연함...알 수가 없죠</div> <div> </div> <div> </div> <div>안암의 한 대학 단과수석으로 입학하셨던 분이고</div> <div> </div> <div>제대 후에는공부만 하셨던 분인데</div> <div> </div> <div>흔한 공무원 시험도 대기업 입사시험도 치루지 않고</div> <div> </div> <div>강사생활 하다가 작은 보습학원만 쭉 해오고 계세요</div> <div> </div> <div> </div> <div>어제 소주 몇 잔 주고받다가 문득 꺼내시는 말씀</div> <div> </div> <div>"후배들 보러 한 번 가봐야겠다."</div> <div> </div> <div>"웬 후배?"</div> <div> </div> <div>"요즘같은 시대에도 대자보를 쓰고 그걸 읽고 모인다더라."</div> <div> </div> <div>"인터넷도 잘 안하시는 냥반이 그런 말은 어디서 들었대요?"</div> <div> </div> <div>"그냥 어쩌다보니..."</div> <div> </div> <div>"...... 형님 때와는 많이 다를 거예요."</div> <div> </div> <div>"알지. 우리 때야 촛불집회란 말도 없었는데 뭐."</div> <div> </div> <div>"또 실망하실 수도 있어요."</div> <div> </div> <div>"그냥... 난 뭐 처음 하는 실망도 아닐 거고... 우리 희서 생각해서."</div> <div> </div> <div> </div> <div>희서는 형님이 늦게 얻으신 딸내미 이름입니다</div> <div> </div> <div>결혼도 서른 훌쩍 넘어 하시고</div> <div> </div> <div>아이는 더 늦게 봐서 이제 초등학교 4학년</div> <div> </div> <div>세상이 어떻게 바뀌던 이제 형님에게 큰 변화는 없겠지만</div> <div> </div> <div>빛을 본지 겨우 10년을 갓 넘긴 희서가 살아갈 세상</div> <div> </div> <div>그 세상이 더 암울해지면 안되겠더래요</div> <div> </div> <div>그나마도 답답하지만 외면했었는데</div> <div> </div> <div>형님 후배들 모습을 보고 그런 후배들에게만 짐을 지워선 안되겠더래요</div> <div> </div> <div> </div> <div>주말에 형님 모시고 나가보려구요</div> <div> </div> <div>이렇게 작은 불씨가 모여서 큰 불길이 되는 것 같습니다</div> <div> </div> <div>주변 모두에게 한번씩 말씀 건네보세요</div> <div> </div> <div>"안녕들 하십니까?" 라구요...</div> <div> </div> <div> </div> <hr size="1" width="9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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