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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쓰는쭈꾸미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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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sisa_399078
    작성자 : 시쓰는쭈꾸미
    추천 : 1
    조회수 : 262
    IP : 165.194.***.112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3/06/07 20:15:50
    http://todayhumor.com/?sisa_399078 모바일
    국정원 님크집회 후기 - 08년 여중생들에게 부끄럽던 밤.

    지난주 서울역 님크 집회를 죽이 좀 맞는 후배녀석 하나 꼬셔서 같이 갔다왔습니다.

     

    솔직히 많이 실망했었습니다.

     

    인원이 적어서가 아닙니다.

     

    노래가 제 취향에 안 맞아서도 아닙니다. 서울역 광장 좋은 개사였습니다.

     

    여시 분들과 썸을 못타서도 아닙니다. 전 쭈꾸미니까 당연히 ASKY!!!

     

    다만 2008년 여름의 여중생들에게 너무 부끄러워서 그랬습니다...

     

    갓 정권을 잡고 대운하와 광우병 미국소 수입을 닥치고 받아들이란 식으로 밀어부치던 가카를 상대로,

     

    정말 누가 봐도 앳되고 어린 여중생들이 청계광장에 모였던 딱 5년전 2008년 여름...

     

    그들은 당당했습니다. 자기 하고 싶은 말은 다 했습니다.

     

    이명박 너무 싫다! 나 미국소 먹기 싫다! 0교시 수업 싫다!

     

    그런데 지난주 서울역 모인 우리들은 어떠했나요.

     

    솔직히 정말 하고 싶은 말 다 한건가요.

     

    자칫 이런데 오면 내 앞길 막히고 취업 안될까봐 무섭고,

     

    이런 말 하면 혹시 잡혀가는 건 아닐까 자기검열만 했던 건 아닐까요

     

    기껏 시간내서 집회온 분들의 힘을 빼기 위해서 이런 글을 쓰는건 당연히 아닙니다.

     

    다만 이런 명분이 바로 서 있는, 국정원이 대선에 개입했다는 명백한 사실이 하나씩

     

    밝혀지고 있는데도 왜 우리는 자기 목소리를 내는데 주저되고 자기 걱정만 하는 걸까요.

     

    겨우 한번 와본 인간이 지가 다 아는 척하냐고 잘난 선비라고 비아냥거리실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계속되는 집회에도 왜 사람들이 계속 더 모이지 않는지, 분명 분석하고 토론할 가치가 있지 않을까요?

     

    저는 그 원인중 하나로 집회에 모인 사람들이 통쾌한 맛이, 카타르시스를 전혀 느끼지 못했다는 것을 말하고 싶습니다.

     

    심지어 집회를 처음 와본 제 후배도 이렇게 말하더군요.

     

    '형, 원래 집회란게 이렇게 모여서 그냥 노래틀고 밋밋하게 그냥 끝나요?'

     

    집회.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정치적 의사를 표명한다는 이 행사는,

     

    단지 모이기만 해서는 아무것도 되지 않습니다.

     

    자기 하고 싶은 말을 마음껏 하고, 또한 절대 나만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니다,

     

    이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나와 뜻을 같이 한다는 것이 바로 집회의 참맛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내일 집회에 가려 합니다.

     

    혼자 가지 않습니다.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을 벌써 제 주변에서만 4명이나 모았네요.

     

    공약 하나 하겠습니다. 내일 시청광장에서 1000명이 모인다면,

     

    내일은 너를 기다리는 동안 같은 황지우님 시가 아닌 자작시를 한번 낭송해 보려고 합니다.

     

    시청역에서 만나고 싶습니다. 내일 7시에.

    시쓰는쭈꾸미의 꼬릿말입니다
    기름꽃찬가
                                   시쓰는 쭈꾸미

    잠바에 쩐 냄새가 배었다
    가죽지갑이 눅눅해지고 미끌거린다
    손톱에 꺼먼 때는 씻어도 씻어도 빠지질 않는데
    4860원에 한시간이니 십만원이면 몸도 혼도 팔린다 불티나게
    박노해니 송경동이니 다 거짓말쟁이들이다
    어찌나 거짓말 잘도 지어내는지
    공장 기름밥 씹으면서도 그리도 멋진 노래가사들 읉어내는가
    한정식 질려하던 내 손에도 향기가 밴다
    킁킁거리며 내 손가락 더듬어본다
    역겹고 익숙해지질 않는다

    나는 진성으론 도무지 자신이 없다
    다만 가성이라면 거짓말이라면 꽤 익숙하다
    거짓이니까, 잿빛 늪에서도 정원을 가꿔내고
    기름때진 꽃송이 하나를 위한 노래를



    세상을 바꾸는 것은,
    철학도 사상도 종교도 아닌 오직 사람이라고 믿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꿈꾸는 자 잡혀가는 세상에서... 시를 쓰고 싶습니다.

    높고 외롭고 쓸쓸한 미물도, 사랑하며 살고 싶습니다

    이 게시물을 추천한 분들의 목록입니다.
    [1] 2013/06/08 06:08:13  219.250.***.102  라비앙로즈  158753
    푸르딩딩:추천수 3이상 댓글은 배경색이 바뀝니다.
    (단,비공감수가 추천수의 1/3 초과시 해당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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