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어느 저녁 귀가길에 라디오가 흘러 나왔다.</P> <P></P> <P>대구 쪽 선거 유세로 목이 다 쉰 유시민 전 장관이 나와서 여러가지 정치이야기를 했다.</P> <P></P> <P></P> <P>노대통령에게 어두운 면이 있었다는 다소 파격적인 이야기가</P> <P></P> <P>귀에 들어왔다.</P> <P></P> <P></P> <P> </P> <P>아주 낭만적이었던 노대통령은 그 열정 때문에 </P> <P></P> <P>그 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있었고</P> <P></P> <P>그래서 할 수 없는 일도 있었다는 평가였다.</P> <P></P> <P>유시민 전 장관은 그 열정의 어두운 면이 '미움'이었다고 했다.</P> <P></P> <P></P> <P>또 한번은 </P> <P></P> <P>D-3 문재인 TV에 나와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면 진심으로</P> <P></P> <P>축하할 수 있겠냐는 말을 했다. </P> <P></P> <P>사실은 라디오와 일맥상통하는 말이다.</P> <P></P> <P></P> <P> </P> <P>의아했다.</P> <P></P> <P></P> <P> </P> <P>내가 아는 유시민은 사실 이런 유시민이 아니다.</P> <P></P> <P>엄청난 말발과 명석한 두뇌, 사물의 정체를 꿰뚫는 혜안을 가진, </P> <P></P> <P>또 약간은 독설적이고 의롭지 않은 사람을 경멸하는</P> <P></P> <P>이정희 후보와 닮았다.</P> <P></P> <P></P> <P>그런 그가 '미움'을 버리라니....</P> <P></P> <P></P> <P>무엇이 그를 이렇게 만들었을까 심히 궁금했다.</P> <P></P> <P></P> <P>난 여러 사진을 통해 유시민 전 장관이 노대통령을 </P> <P></P> <P></P> <P>진심으로 좋아했다는 것을</P> <P></P> <P></P> <P>느낄 수 있었다. 노 대통령의 빈소에서 참배하는 모습, </P> <P></P> <P></P> <P>깊은 분노와 좌절감으로 오열하는 모습... </P> <P></P> <P></P> <P>악랄하고 피도 눈물도 없는 정치 정적들의 사악함에</P> <P></P> <P></P> <P>누구보다 고통스러웠을 그다.</P> <P></P> <P></P> <P></P> <P>그런 그가 노대통령을 파괴시킨 것은 사실은 '미움'이었다고</P> <P></P> <P></P> <P>자인하는 것을 보며 놀라기도 하고 마음이 너무나 저려 왔다...</P> <P></P> <P></P> <P></P> <P>문TV에서의 발언은 또 무엇인가?....</P> <P></P> <P>새누리당의 사악한 술수가 어디까지 갈지 모르지만...</P> <P></P> <P>같은 실수를 하지 말라니....</P> <P></P> <P>미워하지 말라니....</P> <P></P> <P></P> <P> </P> <P>그런데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P> <P></P> <P>악랄한 그들의 역사도 삶도 결국 </P> <P></P> <P>우리 부모님 세대의 애환과 뒤섞여 있다.</P> <P></P> <P>야망에 충혈된 눈을 하고 닥치는 대로 살아왔던 </P> <P></P> <P>그 정치인들의 삶에도 어쩌면 일말의 애국심과 희생정신은</P> <P></P> <P>있었을런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P> <P></P> <P></P> <P>3차 토론의 박근혜를 보고 뜬금없게도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P> <P></P> <P>그녀에게 이 자린 너무 벅차다....</P> <P></P> <P>그 나이에 아래 사람들이 열심히 알려준 문장들 암기하느라</P> <P></P> <P>하루종일 진땀 뺀 것이 너무 명확한 얼굴을 하고</P> <P></P> <P>조금만 시나리오에서 벗어나면 멘붕 상태로 멍하게 앉아 있는 </P> <P></P> <P>모습... </P> <P></P> <P>어쨌든 야만적 시대의 희생양으로 부모님을 다 잃고 지금까지</P> <P></P> <P>미치지 않고 버텨 온 것 만도 기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P> <P></P> <P></P> <P> </P> <P>내 안에도 당연히 강력한 '미움'이 있다.</P> <P></P> <P>나도 놀란다.</P> <P></P> <P>박근혜 지지한다는 친지들 친구들 보면</P> <P></P> <P>지금까지 만나며 느꼈던 우정과 추억은 깡그리 지워지고</P> <P></P> <P>그 무식함과 생각없음에 가슴이 터질 것 같다.</P> <P></P> <P></P> <P>그런데 이것 분명히 잘못되었다.</P> <P></P> <P>정말로 '미움'은 안된다....</P> <P>진심으로 이 나라 사랑한다면 그들을 껴안아야 한다.</P> <P> </P> <P></P> <P></P> <P>정말 감당하기 어려웠을 이번 5년이 유시민에게 준 깨달음...</P> <P></P> <P>내게도, 많은 진보 지지자들에게도 분명 뼈아픈 충고다.</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