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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sisa_29639
    작성자 : 공구리0
    추천 : 10
    조회수 : 465
    IP : 121.175.***.222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07/06/10 09:15:22
    http://todayhumor.com/?sisa_29639 모바일
    20여평 아파트에 살면 불우이웃?
    http://life.ohmynews.com/articleview/article_view.asp?at_code=415403

    위 기사를 보고 마누라가 요새 애들 큰 일이랍니다. 기사 내용도 비슷한 얘기더군요
    우리아이도 초등학교 1학년인데 걔도 그런 생각을 하는지 궁금해지기도 하였습니다.

    문득 제가 어렸을 때가 떠올랐습니다.

    전 어릴때 서울에서 좀 못사는 동네에 살았었습니다. 그렇다고 저희집도 못사는 편이었다는 것은 아닙니다.
    친구집에 놀러갔을 때 친구집이 판자집인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불쌍하단 생각은 안들었던 것 같습니다. 단지 좀 춥겠다. 이정도 생각만 들었었고 특별히 나랑 다르게 생각하진 않았던 것 같습니다.

    국민학교 4학년때 소위 강남이라는 곳으로 이사를 갔습니다. 저도 전학을 했지요.
    전학 첫날부터 엄청난 문화적 충격이 어린 저를 강타했습니다.

    전학와서 선생님이 저를 반아이들에게 소개시켜 줄 때 아이들의 첫 질문은 공부 잘 하냐? 집이 몇단지냐? 이런 거였습니다. 그동네는 단지 별로 평수가 틀리기 때문에 그렇게 질문했겠지요.
    전 내가 성적이 얼마나 되는지도 모른체 살아왔는데 아주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순간 받은 충격이 25년이 지난 지금도 생생히 기억됩니다.
    그런 질문은 제가 살던 동네를 얘기하자 쏙들어갔습니다.
    그동네 살던 애가 공부는 잘하겠냐, 집도 못살테고... 아이들은 그렇게 저를 규정지어 버린듯 했습니다.
    그래서 인지 전학와서 두달정도 아무도 저를 상대해 주지도 않았습니다. 말한마디 거는 애가 없었지요.
    두달정도 되어서 첫시험을 치뤘는데 제가 4학년에서 1등을 했습니다. 선생님이 수업시간에 제가 전교1등이라고 아이들 앞에서 얘기하셨죠. 사실 전 그렇게 등수를 얘기해주는 것 조차 생소했습니다.
    어쨌든 그래서 그런지 그이후로 친구가 조금씩 생겼습니다.

    그리고 얼마후에 또 결정적인 일이 생겼습니다.
    당시 아버지는 회사에서 나온 차랑 운전기사가 있었습니다. 저희집이 잘살았던 것은 아닙니다.
    아버지 업무상 필요하니까 회사에서 준 것이지요.
    제가 우리 반 애들 몇명과 학교 끝나고 집에 가는데 우리 아버지 운전기사를 집 앞에서 만났습니다.
    제가 인사하니까 아이들이 누구냐고 물었지요. 그래서 그냥 아버지 운전기사라고 별 생각없이 대답했습니다.
    그 이후로 친구들은 폭발적으로 증가했습니다. 반에서 가장 인기있는 아이중 하나가 되었지요.

    전 어린 마음에도 그런 아이들이 가증스러워 보였습니다. 그래서 국민학교 동창 중에 친한 애가 하나도 없습니다.


    우리 어렸을 때도 아이들은 그랬습니다.
    지금 아이들이 특별히 더 물질적인 것을 따지는게 아니라는 겁니다.

    너무 물질적인 것을 따지는 아이들 문제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도 그렇게 컸습니다. 우린 아닌척 위선떨지는 말아야 하지않을까요?
    지금도 아이들이 다 그런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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