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p> <p>아주 어릴적.. 국민학생이던 시절..</p> <p>늦은밤 TV를 키면 뚜뚜뚜~ 땡~ 오늘 전두환 대통령께서는.. 으로 시작하는 뉴스..</p> <p>어린시절 과거조차 희미해지는 지금도 그 장면만은 기억한다..</p> <p>.. 이런게 세뇌교육이겠지..</p> <p> </p> <p>항상 궁금했다. 저 인간은 뭔데 매일 밤 저리도 자세하게 저자의 하루를 소개하는 것인가...</p> <p>나중에 알았다.. 그 사람이 대통령이란걸..</p> <p>어린 나에게 비친 그의 모습은.. 뭐랄까.. 꽤나 위화감이 느껴졌다고 할까.. 호감은 아니었다..</p> <p>일단.. 생긴게.. 뭐 저렇게 빻았나.. 라는 그런 느낌..</p> <p> </p> <p>그리고 좀 더 머리가 컸을때 알았다.. 천하의 개호로새끼라는걸..</p> <p>(그때부터 나에게 그는 영장류가 아닌 문어가 되었다..)</p> <p>하지만 나의 집안에서 그는 신적 존재였다.. 거의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전지전능한 존재..</p> <p>박통때 월남에 끌려가고 사우디에 실려간 남정네가 득실 거리고</p> <p>박통때 어디에 있는지도 몰랐던 독일에 간호사로 팔려간 여자들이 득실 거리는 집안에서.. 그는 신이었다..</p> <p>아마.. 집안 자체가 JP의 영향권에 있었던 덕분이기도 했겠지만</p> <p>분명 그들의 눈에 비친 문어는 박정희의 환생이었을지도 모른단 생각이 들었다..</p> <p>(박정희 같은 희대의 살인마도 경제라는 되도 않는 명분으로 신이 되었으니..)</p> <p> </p> <p>그들의 정치세계에서 난 논외였고.. 빨갱이였고.. 나라를 팔아 먹을 매국노였다...</p> <p>그들은 몰랐겠지.. 전적으로 내가 좌빨이 된건 당신들 덕분이란걸..</p> <p>뼈에 사무치도록 들었다.. 그 둘의 신적 존재가 대한민국을 얼마나 부흥 시켰는지..</p> <p>그리고.. 그에 따른 소수의 희생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p> <p>(광주가.. 마산이.. 부산이.. 그들에게는 소수 집단이었던 걸까??)</p> <p>헛소리..</p> <p>이 나라가 발전한건 당신들의 핏값이었다고 말해봐야 이미 뼛속 깊이 세뇌된 그들에게 통할리 없다..</p> <p> </p> <p>내가 정치에 관심을 가진건 문어에 대한 반감이었고 가족에 대한 반항이었다..</p> <p>그리고 파고 팔수록 두명의 신은.. 나에게 개호로새끼 이상도 이하도 아닌 존재가 되었다..</p> <p> </p> <p>오늘 또 하나의 신이 사라졌다..</p> <p>시간이 흘렀으니 우리 가족들도 예전만큼 광적이지는 않으나.. </p> <p>그의 죽음이 그들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 올까.. 궁금해졌다.. 하지만 물어 보지는 않겠지..</p> <p> <br></p> <p>그의 빈소에 조롱을 선사 하리라</p> <p>그의 무덤에 가서 침을 뱉고 오리라..</p> <p>그의 영혼에 저주가 깃들기를 빌리라..</p> <p>그동안 호의호식하며 천수를 다한 그에게 내 최고의 찬사를 보내리라..</p> <p>그의 죽음에 즐거운 웃음을 띄우리라..</p> <p>잘가라 한때 신이였던 존재여.</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