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2011/1605562109e02fb6b5c6784ceaa101529418a2a59f__mn790151__w724__h766__f105229__Ym202011.jpg" alt="노회찬-1.jpg" style="width:724px;height:766px;" filesize="105229"></p> <p> </p> <p>위 사진은. </p> <p>우리나라 노동문제를 한 번이라도 생각해본 분들이라면,</p> <p>가슴이 뭉클했을 장면입니다.</p> <p><br></p> <p>추도 50주기를 맞은 전태일 열사와</p> <p>그에게 무궁화 대훈장을 수여 하고 계신 문재인 대통령님,</p> <p>그리고 지금 이렇게 국가가 노동운동을 인정하고</p> <p>정식으로 훈장을 받게 하는 데 큰 공헌을 한 고 노회찬 님</p> <p>세 분 모두 우리 시대의 아픔이자 기쁨의 상징입니다.</p> <p><br></p> <p>세계교역국 7위라는 위업을 달성한 중추가 노동자였으면서</p> <p>그동안 국가 공식의 훈장은 늘 기업인의 차지였습니다.</p> <p>그런데 문재인 대통령님이 그를 전환하여 </p> <p>우리 모두 함께 이룬 공훈의 관계로 공식화한 것이니까요.</p> <p><br></p> <p>전태일 열사야 이제 신화로 자리하고 있느니 그렇다 해도</p> <p>이 순간 문재인 대통령의 감회가 남달랐을 것으로 봅니다.</p> <p>1980년대 그 엄혹하던 군사독재 시대에</p> <p>노동관련 사건의 변호를(대부분 무료변론) 가장 많이 한 분이</p> <p>당시 문재인 변호사였으니 그 심경이 어떠했을지 짐작이 갑니다.</p> <p><br></p> <p>물론 지금도 진보 노동계 일각에서는 </p> <p>문재인 정부의 노동정책에 관해 불만의 목소리가 크지만,</p> <p>우리가 삶을 한꺼번에 다 살 수 없듯이</p> <p>노동 문제 역시 단 한 번에 해결될 수 없는 일일 겁니다.</p> <p><br></p> <p>저는 그렇게 작금의 노동문제를 이해하면서</p> <p>전태일 열사의 죽음만큼이나 아쉬운</p> <p>고 노회찬 님을 한 번 더 떠올립니다.</p> <p><br></p> <p>살아생전 수구 보수 진영은 물론 같은 진영 내에서도</p> <p>입진보니, 귀족진보니, 그렇게 욕을 먹던 사람</p> <p>그래도 대한민국 제일의 재담가 입으로</p> <p>자기 변명만은 단 한 번 하지 않던 사람</p> <p><br></p> <p>젊은 전태일이 죽지 않고 살아 눈 푸른 그대로 늙어가다</p> <p>한평생 한마음 그 사랑, 일하는 사람을 위해 몸을 날린 사람, </p> <p>노회찬</p> <p><br></p> <p>오늘 아리며 기쁨의 자리에 그의 사진을 놓으며</p> <p>그가 살아생전 그렸던 나라,</p> <p>누구나 악기 하나는 다룰 줄 아는 나라를 위해 시 한 편 바칩니다.</p> <p><br></p> <p>---------------------------------------------------------------------</p> <p><br></p> <p>새벽 모닥불</p> <p><br></p> <p>아무렇지 않게 그 곁을 지나칠 순 없었을까</p> <p>한겨울 동트기 전 공사 현장 모닥불……</p> <p><br></p> <p>긴 밤 밀고 밀리며 짙어진 끝물 어둠 속</p> <p>서릿발처럼 서걱이며, 한 무리 사내들</p> <p>공사장 한구석에 모여들고 있었다</p> <p>그래도 새벽이면</p> <p>설 건 꼭 선다며 가늘게 웃는 미장공 김씨</p> <p>생긴 건 천상 공사판 같지만</p> <p>식구들 곤잠 깰까 까치발로 집 나선 이씨</p> <p>까닥, 맘 한번 잘못 먹으면</p> <p>바로 불구덩이에 몸 던질 것 같이 위태로운 잡부 노씨</p> <p>그들의 부서진 꿈처럼</p> <p>바닥에 나뒹굴던</p> <p>몽당 각목들을 모아 피워 올린 모닥불</p> <p><br></p> <p>이제 고삼인 아들과 도서관에 자리표 뽑으러가던 나는</p> <p>그 곁을 지나다 엉거주춤 서서 하늘을 본다</p> <p>여전히 하늘은 사내들 등짝처럼 어둡지만</p> <p>어둠 한 귀퉁이를 허물며 타는 불꽃</p> <p>떨칠 수 없는 한줄기 시로 다가 선다</p> <p>만만히 기대어 서로를 달궈주는</p> <p>저 새벽모닥불의 온기를 모르고는 함부로 삶을 논하지 말라,</p> <p>하고 생각하다 얼른 지우고</p> <p>이 땅 높은 분들은 저 새벽 불꽃의 의미를 알까,</p> <p>그렇게 되뇌다 다시 고개 들어 하늘을 본다</p> <p>한 줌 모닥불에 새벽을 의지한 생이란</p> <p>산다는 게 차라리 열병과도 같은 것</p> <p><br></p> <p>오, 몽당 각목 같은 인생 앞에 은유란</p> <p>얼마나 허약한 것이더냐, 부질없는 것이더냐</p> <p>흔적없이 사그라지는 저 모닥불처럼</p> <p><br></p> <p>그러나, 그러나, 나는 말하고 싶었다</p> <p>동녘 밝은 해에 한 줌 재로 남은 모닥불</p> <p>가는 한숨만으로 버리고 싶지 않다고</p> <p>그 흔적 사내들 눈빛 속에 살아 어른거리는 모습에</p> <p>참으로 진지하게 기도 드리고 싶었다</p> <p>바로 그 빛이</p> <p>국물을 데우고 밥을 익히는 거라고</p> <p>끙, 누군가의 신음처럼 잠든 새벽을 깨우고</p> <p>살아야지 살아야해</p> <p>지친 몸을 일으켜 세우는 거라고</p> <p>모닥불처럼 따스한 눈빛으로 세상에 말하고 싶었다</p> <p>가난한 아빠 손잡고 새벽 도서관에 자리표 뽑는</p> <p>내 아이, 그들 아이의 앞길 밝히는 빛,</p> <p>새 빛이 될 거라고</p> <p><br></p> <p>오랜만에 나는 푸르게 밝아오는 하늘 한가운데에</p> <p>‘사랑한다’라고 쓴다</p> <p><br></p> <p>2006년 어느 겨울날 새벽/김준식</p> <p><br></p> <p><br></p> <p> </p> <p> </p> <p> </p> <p> </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