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토요일에 무려 200만이 모이는 바람에 강남 지리에 익숙하지 않으신 분들이 꽤 고생하시는 걸 보고, 15년 째 살고있는 현직 서초구민으로써 길안내를 좀 해드려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하의 정보는 지하철을 이용하여 촛불집회를 찾아오시는 것을 기준으로 합니다. 차량을 가지고 오시는 것은 절대적으로 비추천합니다. 이 서초동이라는 동네 뿐만 아니라 그 외곽의 반포동, 방배동, 역삼동, 양재동 등등이 전부 주차는 정말 노답인 동네라...

1. 서초역(2호선)
가장 접근 경로가 짧고 단순한 것은 역시 지하철 2호선 서초역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나오자마자 집회장소이고 지도도 필요없을 정도라 따로 설명드릴 게 없네요.
그러나 이곳은 그야말로 집회 한가운데 있는 곳이라 사람이 조금만 몰리면 자칫 내리지도 타지도 못하게 될 수 있습니다. 대략 집회 시작 2시간 전 정도로 일찍 오실 분들은 이곳을 이용하시면 좋겠지만 그 후에 오실 분들은 아래 설명할 다른 루트를 사용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2. 교대역(2호선, 3호선)
서초역에서 거리상 가장 가까운 곳은 교대역입니다. 2호선/3호선 환승역이라 접근성도 좋고, 서초역까지 불과 500m 밖에 안되기 때문에 거리도 짧습니다.
아래 지도에서 보실 수 있는 것처럼 9번, 10번 출구로 나오셔서 쭈욱 걸어오시면 됩니다. 10번 출구로 나오신 분들은 서울중앙지방법원 등기국 근처의 명바기 소굴 (영포빌딩)앞을 지나오실 수 있으니 다 같이 욕이라도 좀 해주셔도 좋겠습니다. 대신 그 건물에 현재 명바기도 없고 하기에 너무 크게 욕하시면 주변에 민폐가 될 수도 있습니다.

3. 고속터미널역(3호선, 7호선, 9호선)
다음은 3호선/7호선/9호선이 지나는 고속터미널역을 이용하시는 방법입니다. 사실 고속터미널에서 서초역까지 거리가 가장 짧은 7호선 기준으로도 1.3Km,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9호선 및 3호선 기준으로 하면 약 2Km에 달하는 좀 먼거리입니다만, 제가 이 경로를 추천하는 이유는 이 경로가 집회에 참석하시는 대규모의 유동인구에 별로 영향을 받지 않고 집회장소까지 접근할 수 있는 가장 편한 길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걸어보시면 서초역까지 내려갈 필요가 없기 때문에 그렇게 먼 것도 아닙니다.

고속터미널 역이 지하철 3개노선이 지나는데다가, 지하상가와 백화점, 고속버스터미널 등등이 중첩된 곳이라 길찾기를 설명하긴 쉽지 않습니다만, 가장 간단하고 헷갈리지 않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 어떤 지하철 노선을 이용하든 무조건 성모병원 쪽으로 갑니다. 출구번호고 뭐고 자신없으면 지상으로 올라와서 무조건 성모병원 쪽으로 가세요.
- 성모병원이 보이시면 그 길 반대편에 서울지방 조달청이 있는지 확인하시고 성모병원과 조달청 사이의 언덕으로 넘어가시면 집회장소인 대검찰청이 나옵니다. 언덕위에 좀 묘하게 생긴 다리(누에다리)가 있어서 구분하기 쉽습니다.
- 성모병원에 503이 나와있으니 욕 좀해주고 오셔도 좋겠습니다만... 다른 환자분들께 폐가 될 수도 있으니 적당히 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거기 천막치고 있는 까스통 환자들과는 시비붙지 않게 조심하세요. 걔들 요즘 눈이 좀 뒤집어진 게 상태가 별로 안 좋습니다.

4. 내방역(7호선)
마지막 경로는 7호선 내방역에서 내린 후, 8번출구와 1번 출구를 이용하여 역 바깥으로 나와 계속 직진하는 방법입니다. 중간에 서리풀터널(약 400m)을 지나게 됩니다만 차도와 인도가 투명 가림막으로 나뉘어져 있어 크게 위험하거나 하진 않습니다. 서초역까지의 거리는 약 1Km가 좀 넘는 정도입니다. 생각보다는 쾌적하게 접근이 가능합니다.

기타 3호선 남부터미널에서 접근하는 방법도 쓸까 했으나... 여긴 좀 먼데다가 굳이 여기서부터 걸어오실 필요는 없을 듯 하여 생략합니다. 마찬가지로 설명이 복잡하고 길을 헤멜 가능성이 있는 샛길 등은 생략합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서식하고 있는 동네에 오시는 걸 주민으로써 환영합니다. 모두들 너무 고생하지 마시고 다녀가셨으면 좋겠네요.

다들 토요일날 만납시다~

* 추가 1
서초동 인근의 음식점들은 대부분 법원과 연관된 직장인들이 타겟이라 토요일 저녁에는 일찍 문닫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나마 좀 늦게까지 여는 곳은 교대 방향의 음식점들이 좀 늦게까지 여는 편입니다.

가능하다면 사전에 식사는 하고 오시는 게 좋을 것 같구요.. 멀리서 오신 분들같은 경우는 차라리 고속터미널의 식당가로 오시는 게 늦게라도 요기거리를 찾으실 수 있을 듯 합니다. 지방에서 버스로 올라오시는 분들 중에 식사를 하셔야 하는 분들은 가급적 휴게소 같은 곳에서 뭘 좀 드시고 오시는 게 나을 겁니다.

해당 지역의 음식점 점주분들이 토요일날 영업시간을 좀 조정해주시면 좋겠네요.

* 추가 2

화장실 정보 등은 아시는 분들이 공유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도 화장실 등등은 아는 바가 없어서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