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매일같이 구타당하고 무시당하면서 매달 자신이 번 돈을 갖다 바쳐야만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br><br>주인과 노예 같은 이 둘의 관계는 고등학교 동창 사이입니다.<br><br>주인 행세를 한 1명은 인권 보호를 사명으로 하는 변호사였습니다.<br><br>이문현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br><br>◀ 리포트 ▶<br><br>책을 보던 한 남성이 손짓을 하자, 또 다른 남성이 다가와 안마를 시작합니다.<br><br>안마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노트북 충전기 줄로 내리칩니다. <br><br>"빨리해" <br><br>견디다 못해 쓰러졌어도 폭행은 멈추지 않습니다.<br><br>"(열중) 쉬엇, 둘, (열중) 쉬엇, 둘"<br><br>이날 1시간 40분 분량의 영상에서 나타난 폭행은 124차례. <br><br>밤 11시에 시작된 폭행은 다음날 새벽 1시쯤 남자가 침대에 누운 뒤에야 멈췄습니다. <br><br>"말 짧네. 더 맞아." <br><br>지난달 17일부터 29일까지 이 같은 폭행이 영상에서 확인된 것만 7일이나 됩니다.<br><br>이 모 씨는 이 같은 폭행이 수년 동안 이어졌다고 주장합니다. <br><br>이 씨를 폭행하는 김 모 씨는 서울의 한 고등학교 동창 사이.<br><br>6년 전 김 씨가 차린 학원에서 이 씨가 일하게 되면서 두 사람 사이에 상하관계가 형성됐습니다.<br><br>석 달 만에 학원이 문을 닫게 되자 그 책임이 이 씨 때문이라며 폭행과 월급 착취가 시작됐습니다.<br><br>[이 모 씨/피해자 ]<br>"너는 나를 책임을 져야한다, 그런 생각을 많이 하게 해서 저는 거기서 빠져나올 수가 없었습니다. "<br><br>이후 김 씨는 로스쿨을 나와 변호사가 됐지만 이들의 종속 관계는 더 강해졌습니다.<br><br>이씨는 아침 8시부터 저녁8시까지 12시간 편의점에서 일하고, 새벽 3시에 다른 편의점에서 4시간을 더 일해야 했습니다. <br><br>이렇게 잠도 못 자고 번 월급이 대부분 김 변호사의 통장으로 빠져나갔습니다.<br><br>3월에 338만 원 등 올해 석 달 동안 1천만 원 넘는 돈이 김 변호사의 계좌로 송금됐습니다.<br><br>[이 모 씨/피해자]<br>"저희 어머니에게 공무원시험 준비한다고 해서…그런 핑계를 대게끔 걔가 얘기를 해줬어요. 그럼 30만 원씩 빌려서…"<br><br>회사 퇴직금을 포함해 이렇게 김씨에게 전달된 돈은 지난 7년 동안 1억 원이 넘습니다.<br><br>이 같은 사실은 이씨가 자주 멍자국이 생기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한 직장 동료들에 의해 알려졌습니다.<br><br>[직장 동료 A] <br>"일주일이면 평균 3번, 4번은 얼굴에 심한 상처, 멍이 들어오거나."<br><br>[직장 동료 B]<br>"아침에 출근을 했는데 귀에서 피를 계속 흘리고 있더라고요."<br><br>노예같이 살면서도 벗어나지 못한 데 대해 이 씨는 '보복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라고 말합니다.<br><br>[이 모 씨/피해자]<br>"지옥 같고 그런 생각이 들더라도. 제가 말한 대로 안 들어서 (가해자가) 화가 더 나서 저한테 더 큰 해를 가한다든지…"<br><br>서울의 한 법률사무소에서 일하는 김 변호사는 이씨가 원해서 한 일이라고 해명합니다.<br><br>[김00 변호사/가해자]<br>"이러다가 너 죽어. 이럼 안 돼 제가 그 얘기까지 했고. 근데 그 친구가 본인이 저한테 해줄 수 있는 거는 돈으로 때우는 게 제일 편하다고 그랬고…"<br><br>폭행 사실 자체를 부인했던 김 변호사는 영상을 공개한 이후에야 폭행 일부만 인정했습니다.<br><br>[김00 변호사/가해자]<br>"제가 오버한 것도 있어요. 그건 인정해요. 저런 장면 같은 건 오버한 거 맞아요."<br><br>김 변호사는 이 씨 때문에 입은 경제적 손실 때문에 돈을 받은 것이라고 주장하면서도 정확한 피해규모나 몇 년간 이뤄진 폭행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휴대전화 자체를 해지하고 해명을 거부했습니다.<br><br>서울 강동경찰서는 폭행 등의 혐의로 김 변호사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습니다.<br><br><span class="word_dic en">MBC</span>뉴스 이문현입니다. <b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