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군대 내무반이 그렇다.</div> <div>적어도 과거 본인이 복무했던 내무반에서는 그러했다.</div> <div>장소가 장소이니 만큼 내무반에서는 위계질서가 중요했었던것 같고, 위계에 따른 계층이 뚜렸하다. </div> <div>실권은 없지만 예우는 받는 "말년병장"</div> <div>내무반장이 주축이 되어 내무반의 질서를 장악하고 있는 "병장계층"</div> <div>일병, 이병 위에서는 군림하지만 병장들이 구축한 질서를 신경써야 하는 "상병계층"</div> <div>병장, 상병이 구축한 질서에 따라서 자신의 주도권을 포기해야 하는 "일병계층"</div> <div>자신이 따라야 하는 주어진 내무질서를 파악해야 하는 "이병계층"</div> <div><br></div> <div>군대에서라면 병장은 지배하기만 하는 '갑'이다.</div> <div>상병은 지배하기도 지배받기도 하는 '동(同)'이다. </div> <div>일병은 지배받기만 하는 '을'이다.</div> <div>이병은 지배받을 준비를 해야 하는 '초을'이다.</div> <div><br></div> <div>병장도 후임들을 대하는 자신의 행동이 떳떳하지 못한 갑질이라는 것을 안다.</div> <div>그런데도 군대에서는 이래도 된다고 생각한다.</div> <div>이해한다.</div> <div>자신이 줄곧 그런 질서를 거쳐왔었기 때문이다.</div> <div>자신이 그런 질서를 정당한 것으로 받아들여왔었기 때문이다.</div> <div>자신이 이런 질서를 오랜 시행착오를 거처 구축된 불가피한 최선으로 인정해왔었기 때문이다. </div> <div>자신이 억울할지언정 그런 질서에서 오는 부당함을 감내해 왔었기 때문이다.</div> <div>그러니 사실은 부당한 것일지언정 자신도 후임들에게 갑질을 해도 되는 것이다. </div> <div>상병도 비슷하다.</div> <div>일병도 그런 희망을 품고 참고 지내야만 할 것이다.</div> <div><br></div> <div>그런데 시대나 환경이 바껴서 이제 만약, 이병이 갑자기 내무반의 질서를 거부한다면 어떻게 될까?</div> <div>고분고분하게 질서를 받아들여야 하는 이병들이, 사실은 이러면 안되는것 아니냐고 보편적 가치를 명분으로 내세운다면 어떻게 될까?</div> <div>병장, 상병, 일병 쪽수가 이병 쪽수보다 많을 때라면, 이병은 대화나 타협이 아닌 탄압을 받게 될 것이다.</div> <div>그러나 쪽수가 얼쭈 비슷하거나 이병이 더 많아지면 상황은 달라진다. </div> <div>이병에게는 하면 되지 않을까 하는 자신감이 생기게 되고, 병장상병일병은 이제 더이상 함부로 이병을 억압하지 못하며 묘한 균형상태가 된다.</div> <div> <span style="font-size:9pt;"> </span></div> <div>이때쯤에서 병장상병일병이 이병을 보는 시각은 대략 "군대라는 조직이 어떤 곳인지도 모르는 애송이들이 설치고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div> <div>즉, 병장상병일병들에게 이병은 "건방진 아마추어" 쯤 될 것이다. </div> <div>그리고 자신들은 스스로를, 군대라는 조직의 이치를 경험하여 아는 현명한 사람으로 생각할 것이다.</div> <div>반면, 이병은 병장상병일병을 "시대변화도 못따라 가는 자들이 아직도 자기내들의 그릇된 행동방식을 강요하려들고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div> <div>즉, 이병들에게 병장상병일병은 "한심한 꼰대" 쯤 될 것이다. </div> <div>그리고 자신들은 스스로를 공정하고 떳떳하게 살아가고자 하는 정당한 사람으로 생각할 것이다.</div> <div><br></div> <div><br></div> <div>그리고 지금 이나라가 그러한 것 같다.</div> <div>지금 이나라는 쪽수가 서서히 늘어나던 이병들이 드디어 그 대표가 내무반장을 단 내무반이라 할수 있겠다.</div> <div>그러니 그동안 편하게 갑질하던 병장들은 물론이고,</div> <div>부당한 갑질을 견뎌내고 드디어 재대로 갑질한번 해보려던 상병,</div> <div>그리고 잘못된 질서로 피해를 보면서도 그것을 불가피한 차선으로 받아들이며 자신에게 돌아올 기회를 벼르던 일병들 모두가 역정을 내고 있다.</div> <div>그러나 어쩔수 없다.</div> <div><span style="font-size:9pt;">시대의 흐름상 내무반장을 단 이병대표 조직이 예전의 병장상병들이 했었던것과 같은 헛짓거리 딴 생각만 품지 않는다면</span></div> <div>내무반은 아주 한동안은 공정하고 떳떳하고 사병이 먼저인 공간이 될 것이다.</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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