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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sewol_54898
    작성자 : 거짓말쟁2
    추천 : 6
    조회수 : 266
    IP : 220.149.***.180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7/03/31 14:5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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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팽목항에 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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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팽목항에 오다

    326

    팽목항에 도착했다.

    들어가는 길. 분향소와 취재차량을 옆으로 두고 지나니 저 멀리 빨간등대 안에 있는 노란리본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그 앞으로는 전국 각지에서 세월호 인양 소식을 들은, 큰 소리와 작은 소리로 기도하는 사람들이 오가며 등대로 향했다.

    두툼한 분홍코트를 입은 다섯 살배기 아이가 최선이라는 듯 불러대는 피리소리에 맞춰서 나도 발걸음을 옮겼다. “더 크게 불러주어야지아이의 위령제를 격려하는 부모의 소리에 나도 아득히 떠나가는 듯 했다. 바다를 말없이 보는 사람들의 눈에는 수평선이 맞닿아들 있는 것 같았다. 나이 든 노인에게서는 말할 수 없는 위로의 눈빛이, 중년의 눈에는 분노와 걱정의 눈빛이, 청년의 눈에는 슬픔과 굳은 의지가 보이는 듯 했다. 나의 눈에는 어떤 것을 담을 수 있을까하고 생각에 잠겼다.

    지친 아이의 위령제가 끝이 날 때 즈음 나의 눈에 화난 듯 펄럭이는 해진 깃발이 들어왔다. ‘가슴으로 우는 우리를 찾아주세요.’ ‘보고싶고 만지고 싶습니다.’ 깃발을 잠자코 보고 있으니, 깃발에도 성대가 달리어 산자에 대한 원망을 뱉어내는 말을 하던 보고싶다는 말을 하던 무엇이라도 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한참 뒤에도 깃발은 날아가듯 펄럭였고해진 뒷모습에서 숨겨온 씨실과 날실을 조금씩 풀어갈 뿐이었다. 아직도 기다리고 있는 빨간 등대와 하늘에 닿길 바라는 우체통을 지나 되돌아가려니 나름의 위령제를 맡았던 아이가 부모의 손을 꼭 쥔 채로 가고 있었다. 입구에서 보았던 코트 더 여미고, 만족한 듯 당당히 걸어가는 아이의 모습을 내 눈에 담아 놓았다.

    돌아오는 길. 나도 코트 더 여몄다. 마른세수에 숨 한 번 크게 내 쉬었고, 사람 찾으러 가는 길에 쥔 국화도 두 손으로 맞잡고 걸음 옮겼다.팽목항 빨간등대.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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