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책임연구원으로 담당했던 과제는 <제3과제 -단원고 학생 생존자 및 가족 대상 실태조사 연구> 였습니다. 링크로 들어가시면, 저희 연구팀이 썼던 보고서 전문(PDF)을 다운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https://goo.gl/0VlJN6) 

여러 제한된 조건속에서, 단원고 생존학생과 생존학생의 부모님을 만나 심층인터뷰를 진행하고, 그 내용을 분석해서 단어 하나 문장 하나하나를 연구팀에서 상의하고 고쳐쓰고 또 고쳐 쓴 보고서입니다. 밤낮없이 공동연구원으로 함께 해준 교수님들, 보조연구원으로 함께 일해준 제 연구실 석/박사과정 학생들과 함께 정말 열심히 쓴 보고서입니다. 

많이 읽고 또 이야기해주세요. 우리는, 한국사회는 세월호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고 더 많이 이야기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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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보고서의 의의는 다음과 같음.

첫째, 본 보고서는 세월호 특조위가 주관하여 재난 생존자들의 경험을 체계적으로 기록한 국가 최초의 공적 기록임. 2014년 4월 16일 발생한 세월호 참사에서 살아남은 75명의 생존학생이 침몰하는 배에서 어떻게 탈출했는지, 병원 입원기간과 연수원 기간을 어떻게 보냈는지, 학교와 지역사회에서 어떤 경험을 했는지 직접 듣고 기록하였음. 특히 언론의 왜곡된 보도로 인해 재난피해자이자 생존자에게 쏟아진 사회적 낙인과 폭력의 경험을 당사자의 목소리로 담았음.

둘째, 세월호 참사 생존자들이 국가에서 어떤 형식과 내용의 지원을 받았으며, 앞으로 이들에 대한 지원이 어떻게 개선될 수 있을지 생존학생과 가족의 목소리를 통해 검토하였음. 서론에서 밝혔듯, 삼풍백화점 붕괴나 대구지하철 화재 참사와 같은 재난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들에 대해 한국 정부는 국가 차원의 실질적인 지원을 하지 않고 피해자와 그 가족에게 치료와 회복의 책임을 떠넘겨 왔음. 본 연구결과는 향후 한국에서 재난 생존자들을 지원하는 근거와 방식을 논의하고 결정하는 데 중요한 기반이 될 것임.

셋째, 재난 생존자 및 피해자의 치료와 회복 과정을 지원할 때 고려해야 할 최소한의 원칙에 대해 제안하였음. 심리사회적 지원의 경우, 정부나 전문가의 일방적, 단기적 지원보다는 재난 피해자의 목소리를 반영하고 신뢰관계를 형성하면서 장기적인 지원을 제공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점을 확인함. 또한 의료비 지원을 위해 피해자가 참사와 질병의 인과관계를 증명하는 부담을 지지 않게 하는 것, 보다 현실적인 긴급 생계비를 지원하는 것의 필요성 등이 본 연구를 통해 드러났음.  

넷째, 본 연구는 재난 생존자만이 아니라 그 가족의 경험도 함께 기록하였음. 세월호 참사의 직접적인 피해자가 미성년 고등학생이었기 때문에 이들의 부모는 병원과 연수원에서 자녀의 안전을 일차적으로 책임지는 역할을 맡게 되었음. 이 때문에, 생존학생의 부모는 생계활동을 중단할 수밖에 없거나 다른 자녀들을 제대로 돌볼 수 없게 되는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했음. 또한 사고의 트라우마로 괴로워하는 자녀를 지켜보고 돌보는 과정에서 심각한 수면 장애 등을 겪는 등 부모들의 건강 역시 악화되었음. 본 연구는 재난 생존자와 그 가족이 겪는 어려움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피해자 지원책을 설계해야 한다는 사실을 확인하였음.  

다섯째, 본 연구는 세월호 참사와 같은 재난이 국가의 특별조치가 필요한 행정적 과제일 뿐만 아니라 인간의 삶이 파괴되는 구체적인 경험이라는 사실을 강조하였음. 기존의 재난 백서들이 중앙정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자신들의 재난 대응조치를 정리하여 ‘성과 보고’ 형식으로 발간한 것이었다면, 본 연구는 피해자의 관점에서 정부의 지원과정을 되짚어 보고 피해자의 삶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지원형식과 내용을 제안하였음. 세월호 특조위라는 독립 기관의 입장에서 연구를 수행하였기 때문에 국가의 지원과정을 피해자 입장에서 점검하여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선방안을 제시할 수 있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