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절이자 세월호 참사 686일을 맞이하는 3월 1일 오늘은 단원고등학교 2학년 6반 남현철 학생과 2학년 8반 최정수 학생의 생일입니다. <div><br></div> <div><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603/1456800536TMXxfjPcvJDVjTU8Ptr.jpg" width="407" height="508" alt="남현철.jpg" style="border:none;"></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남현철 학생입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현철이는 686일째 세월호 안에 있습니다. 같은 6반 박영인 학생, 2학년 1반 조은화 학생, 2학년 2반 허다윤 학생, 고창석 선생님, 양승진 선생님, 일반인 승객 이영숙님, 영원히 일곱 살로 남은 꼬마 혁규와 혁규 아버지 권재근님과 함께, 686일째 돌아오지 못하고 있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부모님은 팽목항에서 현철이를 기다리면서 건강이 많이 악화되셨습니다. 현철이 아버지는 링거를 꽂고 버티시면서 "이를 악물고 버틴다. 이보다 더한 고통은 없다"고 토로하셨습니다. 현철이 어머님은 몇 번이나 쓰러지셨습니다. 현철이 아버지는 이 모든 상황들을 하루하루 일기로 남겨 기록하면서 686일째 돌아오지 않는 현철이를 기다리고 계십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현철이는 음악을 좋아했고, 기타도 잘 치고, 글도 잘 썼습니다. 같은 6반 이다운 학생이 작곡한 "사랑하는 그대여"에 가사를 붙인 작사가가 바로 현철이입니다. 처음에는 이다운 학생이 작사, 작곡을 모두 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현철이 아버님이 현철이 친구들에게 확인하신 결과 작사는 현철이가 한 것이 맞다고 합니다. "사랑하는 그대여"는 현철이와 이다운 학생이 남긴 유작으로 가수 신용재씨가 완성시켜 발표해 주셨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사랑하는 그대여" 뮤직비디오: <a target="_blank" href="https://www.youtube.com/watch?v=86ZuZHLgnQY" target="_blank">https://www.youtube.com/watch?v=86ZuZHLgnQY</a>)</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이렇게 재주가 많았지만 사실 현철이는 영어를 아주 잘 해서 꿈은 영어 선생님이었습니다. 집안이 넉넉치 못해서 부모님은 언제나 일하시느라 바빴고, 그래서 외동아들인 현철이는 할머님 손에서 자랐습니다. 할머니께서 돌아가셨을 때 어린 현철이 혼자서 임종을 지켰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런 충격적인 일을 어린 나이에 겪고도 현철이는 그 뒤로도 아무 탈 없이 성숙하고 배려 깊은 아이로 자랐습니다. </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수학여행을 떠나게 되었을 때 현철이는 생전 처음 배를 타고 여행을 가게 되어 무척 들떠 있었다고 합니다. 수학여행 신청서에도 현철이가 먼저 "찬성" 표시를 하고 부모님께 보여드릴 정도로 좋아했습니다. </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아버지는 현철이가 여섯 살 때 모습 그대로 배에서 발견되어 수습되는 꿈을 꾸셨다고 합니다. 형체를 알아볼 수 없더라도 현철이를 꼭 찾아내서 한 번만 품에 부둥켜 안아보는 것이 아버지의 소원입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iframe width="560" height="315" src="https://www.youtube.com/embed/UsfUDrNCMng" frameborder="0"></iframe><br></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함께 생일을 맞이한 2학년 8반 최정수 학생입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603/1456800537o4mSUXQ5JMzqPNEGoQLHBEtA4TwY.jpg" width="407" height="508" alt="최정수.jpg" style="border:none;"></div><br><div>정수는 네 살 터울 남동생이 하나 있는 두 형제의 맏이입니다. 정수는 키가 커서 고등학교 1학년 때 이미 185센티미터나 됐고, 운동을 무척 잘 했습니다. 특히 태권도를 잘 했는데, 외국에 나가 선수권 대회에 출전하기도 했고, 중학교 때 이미 성인하고 똑같은 기준으로 승단 심사를 통과해서 4단까지 땄습니다. 보통 미성년자는 빨간색과 검은색이 가로로 반반씩 나누어진 "품띠"를 받는데, 정수는 그냥 검은띠를 땄으니 이미 체격조건도 실력도 어른하고 겨룰 정도로 태권도를 잘 했던 겁니다.</div> <div><br></div> <div>정수는 귀엽고 다정하고 유머감각이 풍부한 아이였습니다. 맞벌이하시는 어머니가 피곤해서 늦잠을 주무시면 자칭 "최 셰프"가 실력발휘를 해서 두부부침도 만들고 김치볶음밥도 만들어서 엄마도 드리고 동생 밥도 챙겨주었습니다. 엄마 생신에 미역국을 직접 끓여드리고 싶어서 중학교 때 인터넷을 뒤져 미역국 끓이는 법을 익혔고, 그 이후 엄마 생신에는 언제나 정수가 미역국을 끓여드렸다고 합니다. 정수 어머니 핸드폰에는 정수가 부엌에서 프라이팬을 들고 심각한 표정으로 진지하게 요리하는 모습이 남아 있습니다.</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정수는 비 오는 날이면 엄마가 우산 가지고 나가셨는지 반드시 전화해서 확인하는 "엄마의 1번"이었습니다. 그러나 다이어트하겠다고 큰소리를 쳐놓고 야간자율학습이 없는 금요일이면 엄마랑 해물찜 먹으러 다니는 걸 좋아하는 평범한 십대 소년이기도 했습니다. 밖에 나갔다가 집에 돌아올 때면 다른 아이들처럼 "다녀왔습니다" 하는 게 아니라 "정수 컴백홈"하면서 들어왔다고 합니다. </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정수는 연극과 영화를 무척 좋아해서 방송사 PD가 되는 것이 꿈이었습니다.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수학여행을 떠나던 날에 엄마아빠와 남동생이 열렬하게 배웅을 해 주니까 정수는 "저 이민가요?" 하고 쑥스러워했습니다. 그러나 다음날인 2014년 4월 16일 오전 9시 30분에 정수는 엄마한테 전화해서 "엄마, 저 없으면 어떻게 해요?"라고 말했습니다. 엄마가 깜짝 놀라 무슨 일이냐고 물으시자 정수는 "배가 미쳤나봐요. 컨테이너 떨어지고, 물 들어오고..."하며 애써 농담처럼 아무렇지 않게 상황을 전했습니다.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그것이 마지막 통화였습니다. 정수는 어린이날을 하루 앞둔 5월 4일에 부모님 품으로 돌아왔습니다.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iframe width="560" height="315" src="https://www.youtube.com/embed/nJeSR7j4Pes" frameborder="0"></iframe><br></span></div> <div><br></div></div> <div>안산 합동분향소 전광판 #1111 로 문자 보내 현철이와 정수 생일을 축하해 주세요. 부모님의 꿈이자 희망이었던 현철이, 그리고 남동생이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형이고 엄마아빠 마음을 가장 잘 이해해주는 믿음직하고 다정한 맏아들 정수를 잊지 말아 주세요.</div> <div><br></div> <div>특히 686일째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현철이를 위해 생일 축하 문자 꼭 보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잊지 않고 함께 기다리고 있다는 그 한 마디만으로도 가족분들께는 큰 힘이 됩니다.</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