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655일을 맞이하는 1월 30일 오늘은 단원고등학교 2학년 1반 김현정 학생과 2학년 2반 송지나 학생의 생일입니다. 반 순서대로 소개합니다. <div><br></div> <div><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601/1454120904IIUeT7Ag95C3UhELHvLg.jpg" width="407" height="508" alt="김현정.jpg" style="border:none;"></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현정이는 언니가 하나 있는 두 자매의 막내입니다. 집에서 엄마는 현정이를 "덧니 현덕이" "현짱"이라고 부르셨습니다. 현정이는 엄마랑 말다툼을 해도 10분이면 풀어지고, 집에 오면 제일 먼저 엄마한테 학교에서 무슨 일 있었는지 종알종알 이야기하는 귀염둥이 막내였습니다. 엄마 힘든 일 있으면 웃게 해 드리려고 온 힘을 다 해서 아양을 떨고, 좋은 음악이 있으면 엄마 들어보시라고 귀에 이어폰을 꽂아 드렸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학교에서 현정이는 선생님들을 좋아하고 존경했습니다. 2학년 올라가면서 일본어 선생님이신 유니나 선생님이 담임선생님이 됐는데, 유니나 선생님이 워낙 수업을 재미있게 하셔서 현정이는 일본어를 굉장히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집에 오면 역시 엄마한테 제일 먼저 달려가서 오늘 학교에서 뭐 배웠는지 자랑하고, 방학이 되면 유니나 선생님이랑 같이 일본 여행을 갈 계획도 세웠습니다. 현정이의 꿈은 담임 선생님처럼 일본어 선생님이 되는 것이었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세월호가 침몰하기 시작했을 때 유니나 선생님은 탈출하기 쉬운 5층에 계셨지만 학생들이 있는 4층으로 내려가서 반 학생들을 한 자리에 모아 탈출시키셨습니다. 그 덕분에 1반은 단원고 10개 반 중에서 생존자가 가장 많아서, 19명이 살아 나왔습니다. 현정이도 유니나 선생님 지도에 따라 갑판으로 나오는 모습이 목격되었습니다. 그러나 어느 순간 현정이는 사라졌고, 그랬다가 4월 21일에야 너무 늦게 가족들 품으로 돌아왔습니다. 현정이가 그토록 좋아했던 담임선생님은 끝까지 학생들과 함께 계시다가 6월 8일에 돌아오셨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현정이 언니는 동생이 보고 싶어서 매일 운다고 합니다. 어머니는 이제 현정이랑 같이 걷던 길도 혼자 가야 하고, 같이 밥도 먹을 수 없고, 현정이가 이어폰 꽂아 들려주던 음악도 들을 수 없고... 딸이 없는 이곳에서 딸을 보고 싶은 마음이 너무나 어둡고 아프다고 하셨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함께 생일을 맞이한 송지나 학생입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601/1454120905IZWQcjBNgqoyPWbdbTNRzizU93DqI.jpg" width="407" height="508" alt="송지나.jpg" style="border:none;"></div><br><div>지나는 세 살 많은 오빠가 있는 두 남매의 막내입니다.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셔서 지나는 오빠하고 같이 있는 시간이 많아서 사이가 좋았습니다. 오빠는 여자친구를 사귀고 싶어서 나중에라도 여자친구를 만나게 되면 여자들은 뭘 좋아하는지, 어떻게 하면 좋을지 지나한테 물어보곤 했습니다.</div> <div><br></div> <div>지나는 엄마를 무척 좋아했습니다. 엄마가 직장에서 퇴근하고 오시면 같이 장을 보고, 근처 공원에서 같이 배드민턴도 치고, 엄마가 힘들면 지나가 등도 쓸어 드리고 뽀뽀도 해 드리고 안아드렸습니다. 엄마가 힘들 때면 항상 의지할 수 있는 딸, 믿음직한 딸이었다고 합니다. 지나 어머님은 어렸을 때 일찍 어머니를 잃으셨습니다. 그래서 어머니는 지나를 키우시면서 모녀간의 정이 이런 거구나, 딸 키우는 게 이렇게 따뜻한 것이구나, 하고 감동하시는 일이 많았다고 합니다. </div> <div><br></div> <div>지나는 뭘 사달라고 조르는 일도 없었습니다. 어머니가 먼저 유명 브랜드 옷을 갖고 싶지 않냐, 사줄까? 하고 물어보셔도 지나는 비싸니까 안 사주셔도 된다고 거절했습니다. 화장품에도 옷에도 별로 관심이 없고 그냥 소박하고 털털한 성격이었습니다.</div> <div><br></div> <div>지나는 소설가가 되는 것이 꿈이었습니다. 엄마는 소설 써서는 먹고 살 수가 없으니 생활비를 벌 수 있을 만한 직업을 가지라고 조언하셨습니다. 그래도 지나는 글 쓰는 모임이나 카페 등에도 가입해서 습작을 열심히 했습니다. 지나는 글을 잘 썼던 것 같습니다. 어머니는 지나가 쓴 글을 보신 적이 없지만, 친구들은 지나한테 연재하는 작품의 다음 편이 언제 나오냐고 궁금해하며 늘 물어보곤 했습니다. </div> <div><br></div></div> <div>수학여행을 떠난 4월 15일 저녁에 어머니는 지나한테 "친구들이랑 잘 놀고 좋은 추억 많이 쌓고 오라"고 문자를 보내셨습니다. 다음날 아침에 세월호가 침몰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어머니는 지나한테 애타게 전화하셨습니다. 그러나 몇 번이나 전화해도 지나는 전화를 받지 못했습니다. 마지막 목소리도 한 번 듣지 못하고, 지나는 그렇게 허망하게 떠나서 4월 24일에 너무 늦게 부모님 품에 돌아왔습니다.</div> <div><br></div> <div><iframe width="560" height="315" src="https://www.youtube.com/embed/MdunQGtHL6Q" frameborder="0"></iframe><br></div> <div><br></div> <div>안산 합동분향소 #1111 로 문자 보내 현정이와 지나 생일을 축하해 주세요. 귀여운 애교쟁이 막둥이였던 현정이, 엄마한테 세상에서 가장 따뜻하고 믿음직한 딸이었던 지나를 잊지 말아 주세요.</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