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642일을 맞이하는 1월 17일 오늘은 단원고등학교 2학년 4반 박수현 학생과 2학년 9반 이한솔 학생의 생일입니다. 반 순서대로 소개합니다. <div><br></div> <div><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601/1453002311f2hwWk7kAmpDTXJm68K5k4SPoNg4D3O.jpg" width="407" height="508" alt="박수현.jpg" style="border:none;"></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수현이는 연년생 누나가 하나 있는 두 남매의 막내입니다. 수현이는 긍정적이고 순하고 밝고 다정한 아이였습니다. 집에서 아빠하고 친해서, 아버지와 아들이 주말이면 같이 등산도 가고 친구처럼 지냈습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수현이는 중학교 때부터 음악에 관심을 가져서 친구들과 함께 밴드를 만들어 활동했습니다. 수현이는 기타도 치고 피아노, 신디사이저 등 건반도 잘 다루는 재주꾼이었습니다. 친구들과 함께 만든 밴드 이름은 ADHD입니다. ADHD는 "주의력 결핍 행동과다 장애"를 뜻하는데, 시끄러운;;; 록음악을 주로 연주하는 밴드에 어울리는 이름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고등학교에 올라가서도 ADHD는 활동을 계속하면서 새 멤버들을 영입했습니다. 수현이와 오리지널 멤버인 친구들 넷을 중심으로, 5반 김건우(큰 건우), 8반 이재욱, 그리고 홍보포스터 전담요원(!) 4반 홍순영 학생에다 기타를 담당하는 유일한 여학생인 9반 오경미 학생도 참가했습니다. 그리하여 ADHD는 총원 8명의 밴드로 성장했습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이 8명의 밴드 부원 중 5명이 세월호 참사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수현이를 잃은 뒤에 아버지는 수현이 소지품을 정리하다가 수첩에 수현이가 써 놓은 "버킷 리스트"를 발견하셨습니다. 버킷리스트는 미국 영화의 제목에서 유래된 표현으로 죽기 전에 꼭 해 보고 싶은 일들을 정리한 목록입니다. 수현이는 "혼자서 세계일주하기" "자서전 쓰기" "유명 음악인들 싸인 받기" "아빠 수제 기타 만들어 드리기" 등 25가지를 써 놓았습니다.</div> <div><br></div> <div>아버지는 수현이의 "버킷 리스트"를 수현이가 남긴 블로그를 통해 공개하셨습니다. 이 "버킷 리스트"가 알려지면서 실제로 유명 뮤지션들께서 수현이의 꿈을 이루어주기 위해 싸인을 보내오셨습니다. 윤도현, 박효신 등 백여 명의 뮤지션들이 싸인을 전달해 주셨고, '부활'의 김태원 님은 싸인뿐 아니라 수제 기타를 수현이 아버지께 보내 드렸습니다.</div> <div><br></div> <div>그리고 "버킷 리스트"에는 수현이가 조직한 밴드가 무대 공연을 하는 것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수현이와 함께 밴드 활동을 하던 친구들은 수현이의 유지를 따라 ADHD를 무대에 올렸습니다. 공연의 이름은 "열 일곱 살의 버킷 리스트"였습니다.</div> <div><br></div> <div>수현이의 뜻에 따라 시작된 공연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고 2015년 한 해 동안 열 번의 공연 시리즈로 이어졌습니다. 매 공연마다 단원고 2학년 각 반을 소개하며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학생들과 선생님들을 기억하고 현재 실제 활동하시는 뮤지션들께서 귀한 재능을 기부해주시는 뜻 깊은 자리가 되었습니다.</div> <div><br></div> <div>함께 생일을 맞이한 2학년 9반 이한솔 학생입니다.</div> <div><br></div> <div><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601/1453002914PkfZJnnd843XtpNDeGDBajOyvv.jpg" width="407" height="508" alt="이한솔.jpg" style="border:none;"></div><br></div> <div>한솔이는 남동생이 하나 있는 맏딸입니다. 엄마하고 남동생을 언제나 살뜰하게 보살피는 든든하고 믿음직한 맏딸이었다고 합니다. 한솔이 아버지는 첫 아이이자 하나밖에 없는 딸 한솔이가 너무 예뻐서 어렸을 때부터 한솔이 옷이랑 신발도 아빠가 사 주시고, 먹을 것도 아버지가 챙겨 주시고, 한솔이가 원하는 건 뭐든지 들어주셨다고 합니다.</div> <div><br></div> <div>한솔이는 부모님을 언제나 먼저 생각하는 속 깊은 아이였습니다. 수학여행을 가게 되었을 때, 집안 사정이 넉넉치 않은데 30만원이 너무 큰 돈이라 한솔이는 여행을 가지 않겠다고 부모님께 조심스럽게 말했습니다. 한솔이 아버지는 그래도 평생에 한 번 학창시절의 추억이니 수학여행을 가라고 한솔이를 다독여 주셨다고 합니다. </div> <div><br></div> <div>한솔이는 수학여행을 떠나기 바로 며칠 전에 오른쪽 다리의 인대를 다쳐서 깁스를 했습니다. 그래도 한솔이는 "다녀오겠습니다" 하고 즐겁게 여행을 떠났습니다. 그러나 한솔이는 참사 17일만인 5월 2일에야 부모님 품으로 돌아왔습니다.</div> <div><br></div> <div>한솔이 부모님은 한솔이가 다리가 불편해서 가라앉는 세월호에서 탈출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 너무나 괴롭다고 하셨습니다. 한솔이를 잃고 나서 집에 돌아와서 부모님은 한솔이가 남긴 오른쪽 신발 한 짝을 끌어안고 펑펑 우셨다고 합니다. 아버지는 한솔이가 지금이라도 어디선가 "아빠!" 하고 나타날 것만 같다고 하셨습니다.</div> <div><br></div> <div><iframe width="560" height="315" src="https://www.youtube.com/embed/C3L3giNg8h4" frameborder="0"></iframe><br></div> <div><br></div> <div>안산 합동분향소 전광판 #1111 로 문자 보내 수현이와 한솔이 생일을 축하해 주세요. 귀여운 막내 아들, 친구들에게 믿음직한 밴드 리더였던 수현이, 그리고 엄마 아빠한테 세상에서 제일 예쁜 공주님이고 든든한 맏딸이자 삶의 모든 것이었던 한솔이를 잊지 말아 주세요.</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