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로독왕국 수도 로독의 로독왕성</P> <P>"폐하 이 서류는 궁전설계에 관한 내용입니다."</P> <P>"무슨 내용인가?"</P> <P>"지금 4번째 왕비님의 궁전을 2배 크기로 증축한다는 내용입니다."</P> <P>"흐음....안나의 궁전 증축인가? 2배는 너무 작다 4배로 하도록 하라!"</P> <P>"과연!! 영민하심이 초대 칼리온 성왕 폐하의 재림이십니다."</P> <P>"하하하"</P> <P>왕성의 집무실에는 탄탄한 몸집의 스무여댓살의 금발머리 청년이 거대하고 화려한 왕좌에 앉아있었다.<BR>그리고 그 앞에는 수많은 대신들이 줄지어 서서 그 청년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P> <P>두꺼운 서류를 보던 청년은 한마디를 뱉었다.</P> <P>"너무 길잖아!! 이것을 적은 사람이 누구인가? 앞으로 나오거라"</P> <P>청년은 읽고있던 서류 뭉치를 집무실 바닥에 거칠게 던졌다.</P> <P>"고귀하시고 영민하신 크라이스 데 로독 성왕폐하...킬리안 여신의 말을 들어주시옵서서"</P> <P>"볼프강 대신관 그대가 이 상소를 올렸는가? 무슨 내용인가?"</P> <P>뱀이라고 말하면 완벽하게 설명이 될까. 얍삽하고 비열하게 생긴 로독왕국의 킬리안교 대신관 볼프강 4세는 무릎을 꿇고 미소띈 얼굴로 금발의 청년,크라이스 덴 로독 성왕에게 입을 열었다.</P> <P>"저희 킬리안 여신의 신탁이 내렸습니다."</P> <P>"신탁이라?"</P> <P>"네. 폐하께서도 저주받은 악마의 시를 알고 계실꺼라 믿습니다."</P> <P>"그 제럴드 시몬 말인가?"</P> <P>볼프강 4세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BR> <BR>"예. 그 시구절에 대하여 전지전능한 킬리안 여신께서 신탁을 내려주셨나이다."</P> <P>제럴드 시몬의 저주받은 악마의 시에 관한 일이여서 그럴까 평소 집무에 관심도 없고 망나니 처럼 날뛰던 크라이스 성왕도 볼프강의 말에 귀를 귀울였다.</P> <P>"저희 킬리안교에서 받은 신탁을 해석한 결과. 그 시는 조만간 마족들이 몬스터를 이끌고 로독왕성을 치려한다는 예언으로 밝혀졌습니다."</P> <P>추측도 아니고 밝혀진것이라고 딱 부러지는 볼프강의 말에 크라이스 성왕은 흥미로운 눈으로 볼프강을 바라보았다.</P> <P>"감히 마족놈들이?"</P> <P>"네 그리하옵니다. 자애롭고 슬기로운 성왕폐하와 로독왕국을 사랑하시는 킬리안 여신님께서는 그 예언을 돌파할 돌파구를 저희에게 내려주셨습니다."</P> <P>빠직!</P> <P>크라이스 성왕이 너무 힘을 주어서 앉아있던 의자의 손잡이가 부서졌다. 이야기를 질질 끄는 볼프강4세가 못마땅스러워서 자신도 모르게 급한 성격이 나온탓이였다.</P> <P>"킬리안교 대신관은 너무 끌지 말고 요점만 말하시오!"</P> <P>눈치를 보던 크라이스 성왕의 오른팔이자 장미의 기사인 세린 도리안 백작은 앞으로 나서서 볼프강4세에게 크라이스 성왕의 분노가 미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였다. <BR>그것을 볼프강4세도 잘아는지라 눈빛으로 장미의 기사에게 감사의 뜻을 비쳤다.</P> <P>" 몬스터의 숲을 정복하라는 킬리안여신님의 신탁이 고귀하고 영민하신 폐하께 내려왔습니다."</P> <P>볼프강의 말이 끝나자 마자. 집무실의 사람들, 많은 대신들이 흥분해서 떠들기 시작했다.</P> <P>"웃기지마시오! 예로부터 몬스터의 숲은 불가침의 영역. 선대의 가르침을 어길셈이요?"</P> <P>"맞소! 숨어서 공격하는 엘프들을 어떤수로 무찌른단 말이오"</P> <P>" 우리에게는 몬스터의 숲에 대해 사전 지식이 없소. 적을 알지 못하는데 섣불리 병력을 파견할수는 없소이다."</P> <P>볼프강은 대신들의 반발을 예상했는지라 가볍게 웃어 넘기면서 크라이스 성왕을 올려다 보았다.<BR>볼프강은 확신했다. 이 성왕은 젊다. 그리고 대대로 로독왕실은 전부 대체로 다혈질이라 천수를 누린 왕이 없을 정도였다. 자신의 힘을 과시하는 젊은 성왕은 이 큰 미끼를 덥석 물것이다.<BR>그리고 여기서 볼프강은 아부라는 효과적인 미끼를 하나 더 던졌다.</P> <P>"우리에게는 성검 카스칼리온과 영민하신 천하무적 크라이스 성왕폐하가 계시지 않습니까"</P> <P>그랬다. 초대 성왕 칼리온의 성검. 엄청난 능력을 지닌 에코소드인 성검 카스칼리온이 있었다.</P> <P>볼프강의 말을 들은 성왕은 기분좋은 미소를 지었다. 자신은 강하다! 이것이 크라이스 성왕의 생각이였고 그의 마음은 벌써 몬스터의 숲에서 13마리째 오우거를 베고 있었다.</P> <P><BR>"확실히 성검의 위력은 대단하오! 하지만...."</P> <P>대신들의 불만이 터져나오기 직전, 크라이스 성왕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P> <P>"세린경"</P> <P>장미의 기사는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자 급히 성왕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P> <P>"말해보라 친애하는 장미의 기사 영광된 나의 신하여. 우리가 몬스터의 숲을 정복하면 무엇을 얻을수 있는가"</P> <P>옆구리에 찬 성검 카스칼리온을 뽑은 크라이스 성왕은 성검으로 세린을 가리키며 물었다.</P> <P>"예 저의 전부이신 크라이스 데 로독 성왕폐하, 여러가지 탐나는 것이 많겠지만 뭐니뭐니 해도 최고의 이득은 몬스터의 숲 너머의 끝없는 대지일것이옵니다."</P> <P>"그렇다. 삼면은 날뛰는 바다. 한면은 뚫을수 없다는 몬스터의 숲. 우리 로독왕국이 한단계 더 나아가려면 우리에게는 몬스터의 숲 너머의 끝없는 대지가 절실하게 필요한 것이다."</P> <P>대신들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단 한명만 빼고는...</P> <P>"위대하신 크라이스 데 로독 성왕폐하. 신이 한말씀 올리겠습니다."</P> <P>그 표정이 유난히 밝은 한 대신이 겁도 없이 크라이스 성왕의 앞에 나섰다.</P> <P>"말해보라"</P> <P>승낙을 받은 그 대신이 입을 열었다.</P> <P>"신은 성왕폐하의 은혜를 받아 그레이엄 영지에서 농사를 짓고 사는 알 그레이엄 백작이라고 하옵니다."</P> <P>알 그레이엄 백작. 형 길버트 그레이엄 백작의 작위를 빼앗고 지금은 성왕의 왼팔이 되어있는 작자였다.<BR>그가 나오자 뒷줄에 있던 13군단의 군단장인 철혈의 기사 알폰소 그레이엄 남작의 표정에 미세한 변화가 생겨났다.</P> <P>"저희 영지가 솔선수범하여 영지의 모든 재산과 병력을 성왕폐하께 바치겠습니다"</P> <P>"오오 이 얼마나 충성스러운 가문인가....모두 본받도록 하거라!"</P> <P>잘짜인 연극이였다. 아마도 저 작전은 저 알 그레이엄의 머릿속에서 나온것이였을터</P> <P>사제측을 대표해서 볼프강4세가 먼저 신의 이름이라는 동기를 부여한 몬스터의 숲 토벌작전을 제청하고 왕국의 무력을 대표할수 있는 왕실경호단장인 장미의 기사가 성왕에게 찬성의 뜻을 내비침과 동시에 지방영주들중에서 대영주인 그레이엄 영주가 몬스터의 숲 토벌작전에 모든 것을 바친다. 이렇게 되면 신의 이름으로 토벌을 진행할수 밖에 없었다. 지금상황에서 반대를 하게 되면 역적으로 몰리기 십상이니까.<BR>눈치를 보던 영주들과 대신들도 누가 먼저랄꺼 없이 찬성의 뜻을 내비치었고 성왕에게 완벽한 충성을 맹세했다.<BR>하지만 그때</P> <P>"신은 이 토벌작전을 반대합니다."</P> <P>화려하지는 않지만 기품있는 예식갑주를 몸에 두른 한 노기사가 뒷자리에서 성왕앞으로 나오면서 외쳤다.<BR>성왕 크라이스 데 로독은 성난 얼굴로 그 늙은 기사에게 말했다.</P> <P>"아버님이 그대의 충절을 기려 철혈의 기사라 칭했거늘 감히 내앞에서 반대를 논하는가?"</P> <P>보통의 대신같았으면 가차없이 사형을 시켰을 것이다.하지만 철혈의 기사는 대륙 모든 기사들의 존경을 받는 사대기사중 한명이고 그 세력도 만만치 않은 지라 아무리 성왕이래도 쉽게 그의 의견을 내칠수는 없었다.</P> <P>"지금 백성들은 굶어가고 있으며 몬스터의 숲 토벌에는 적지않은 백성들의 희생이 있을것입니다. 지금 백성들의 원망은 불처럼 타오르고 있습니다. 이 시기에 몬스터의 숲 토벌이라는 무리수는 그들의 원망에 기름을 붙는 것과 같사옵니다. 폐하!"</P> <P>당당한 걸음걸이로 성왕의 앞으로 걸어나온 알폰소 그레이엄 남작은 군례를 하며 무릎을 꿇었다.</P> <P>"재미있는 말을 하는군 철혈의 기사. 백성들이 굶는다고? 그럼 더더욱 몬스터의 숲 토벌을 해서 백성들의 입을 줄이면 되지 않는가"</P> <P>'아아....선왕이시여...'</P> <P>크라이스 성왕의 말에 눈앞이 깜깜해지는 철혈의 기사였다.</P> <P>"한번만 더 생각해주시옵서서. 지금 백성들의 원망소리가 들리지 않으시나이까. 저기 저쪽에 모여있는 대신들이 빨아먹은 백성들의 피와 땀 때문에 왕국의 근본이라고 할수 있는 백성들이 신음하고 있나이다."</P> <P>알폰소의 번쩍이는 눈동자가 자신들을 훑어보자 자신들도 모르게 등골이 서늘해지는 대신들이였다.</P> <P>"흥! 무슨 소리를 하는가 했더니 늙은이의 넋두리였군"</P> <P>하지만 성왕은 알폰소의 충성어린 말도 콧방귀를 끼면서 흘려버렸다.</P> <P>"제발 성왕폐하. 선왕께서는 언제나 백성을 먼저 생각하시던 인자하시고 훌륭하신 왕이셨습니다. 부디 아버님 선왕폐하처럼...."</P> <P>알 그레이엄 백작이 다가와 알폰소의 팔을 잡아 끌었다.</P> <P>"자리를 가리고 말을 하게 그레이엄 남! 작!"</P> <P>"이것 놓아라! 고얀놈 같으니라고!"</P> <P>철혈의 기사가 유난히 남작이라는 말에 강조를 하는 알 그레이엄을 강하게 뿌리치자 알 그레이엄은 바닥에 꼴사납게 뒹굴어버렸다.</P> <P>"이...이...천한것이!!"</P> <P>"내가 그래도 네놈의 숙부이거늘. 사기와 음모로 네 형의 자리를 빼았더니 감히 네놈이!!"</P> <P>사기와 음모라고 말하자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 알이 고래고래 고함을 질렀다.</P> <P>"어디서 천한 첩의 자식놈이 위대하신 성황폐하의 앞에서 망발인가!"</P> <P>그 모습을 보던 장미의 기사 세린이 경비대에게 외쳤다.</P> <P>"무엄하도다!! 감히 여기가 어디라고, 여봐라! 알폰소 그레이엄 남작을 끌어내라."</P> <P>세린의 명령에 순식간에 십여명의 기사들이 철혈의 기사를 에워싸서 끌고 나가기 시작했다.</P> <P>"폐하 제발!! 백성들을 생각해주시는 성군이 되어 주소서...에잇! 이것 놓아라 내 발로 걸어나가겠다."</P> <P>"치워라!"</P> <P>땅바닥에 질질 끌려가면서도 온몸으로 외치는 알폰소의 말을 치워라는 말로 간단히 자른 크라이스 성왕은 대신들을 바라보면서 외쳤다.</P> <P>"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이 시간부로 수도방위는 하위 군단들에게 맞기고 10군단 위 상위군단들은 모두 몬스터의 숲 토벌작전에 참가한다."</P> <P>로독에서 군단의 숫자는 순위를 뜻했다. 총 15개의 군단중 상위의 10개의 군단이 나선다는 것은 로독왕국의 전력의 9할이 움직이는 것과 같았다.</P> <P>"총사령관은 여기 장미의 기사 세린경이다. 그리고 참모는 충성스러운 나의 알 그레이엄 백작에게 위임한다."</P> <P>세린과 알의 입에 살짝 웃음기가 머금어졌다. 완벽한 연기였고 완벽한 성공이였다. 비록 철혈의 기사의 돌발행동은 예상하지 못했지만...</P> <P>"이 전쟁은 킬리안여신에게 바치는 성전이다! 킬리안여신이 우리를 지켜주신다. 성검 카스칼리온의 이름으로! 초대성왕 칼리온의 이름으로!"</P> <P>"로독 왕국 만세!"</P> <P>"만세!!"</P> <P>"로독 왕국이여 영원하라!!"</P> <P><BR>울려퍼지는 외침들 속에서 볼프강4세와 장미의 기사 세린 그리고 알 그레이엄은 번뜩이는 탐욕의 눈빛을 굳이 숨기지 않았다.<BR>이제 크라이스 성왕을 비롯한 로독왕국의 운명은 그들의 손아귀에 달려있었다.<BR></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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