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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readers_4611
    작성자 : 선월
    추천 : 2
    조회수 : 235
    IP : 175.253.***.222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2/12/01 22:41:07
    http://todayhumor.com/?readers_4611 모바일
    [오유과거]운문 / 선월

    1.

    재회

     

     

     

     

    곧 오리라, 곧 오리라 하던

     

     

    눈 내리던 날에

     

     

    ...오나 아니오나 기다리는 아이

     

     

     

     

    창 밖, 피어있는 발자욱에

     

     

    오셨나 아니 오셨나 대문 열어

     

     

    고개를 내밀어 본다.

     

     

     

     

    눈발이 거센지, 눈물이 맺힌 건지

     

     

    추억인지 정경인지

     

     

    흐릿할 뿐이더라.

     

     

     

     

    2.

     

     

    산골

     

     

     

     

    산이 드높던 날

     

     

    타고 남은 인연을 산골한 날

     

     

    목 놓아 부르는 이름은

     

     

    메아리로 돌아오지만

     

     

    흩날려진 잿빛은

     

     

    영영 돌아오지 않았다.

     

     

     

    3.

     

     

     

     

    미안한 편지

     

     

     

     

    잘 지내셨나요?

     

     

    며칠이 지나서야 편지를 씁니다.

     

     

    오랜만에 재회하고, 오래 생각해 봤습니다. 반가운건지, 사랑하는지, 그저 웃을 뿐인지

     

     

    잘은 모르겠습니다.

     

     

    함께 걷던 밤, 나를 두고 다른 이에게 가실 때, 홀로 남아 당신을, 아니 나를 헤아려 보았습니다.

     

     

    뒷모습조차 아름답지만, 그 손 놓아준 것이 저 멀리 가버린 것이, 왜 그렇게 서러운지.

     

     

    걷던 길을 다시 걷고, 헤어졌던 거리에서 기다려보고, 함께 했던 언덕에도 가보았습니다. 그제야 조금 알 것 같았습니다.

     

     

    저 달이 언덕에서 자취를 감추고, 이 거리가 또다시 변할지라도 나는 당신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비록 이 길을 다시 걸을 수 없게 되어 버릴 지라도

     

     

    한 마디의 농담과, 그 표정과 미소와 깜짝 놀라던 모습까지도 회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람은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사라지는 마을처럼, 노을에 물들어가는 추억처럼, 아주 당연히 사라집니다.

     

     

    이별은 그보다 훨씬 가깝습니다.

     

     

    지금 격렬하게 요동치는 심장도 결국은 힘을 잃을 것이고 작은 맥박마저 숨죽이고, 저 너머로 사라지겠지요.

     

     

    내 심장이 이제

     

     

    그만하자고 합니다.

     

     

    늘 추억으로 머물러 주시기에, 꽃이 시들지라도 당신을 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비록 피투성이 인생이었지만, 추억할 것이 있어 하나님 나라에서 심심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나는 멀리서 당신을 응원하겠습니다.

     

     

     

    4.

     

     

     

    약속

     

     

     

     

    오늘도 깊이 자지 못하고

     

     

    꿈을 피해 일어났다

     

     

    잊겠다는 약속, 지켜야하기에

     

     

    또, 달아났다.

     

     

     

     

     

    5.

     

     

     

    꽃묘

                      

     

     

     

    안개가 내려앉은 묘에

     

     

    눅눅히 젖은 꽃을 내려놓습니다

     

     

     

     

     

    닿지 않을 미소가

     

     

    그리워서

     

     

    멀어서

     

     

     

     

     

    혹여 우릴 이어줄까

     

     

    눅눅히 젖은 꽃을 내려놓습니다

     

     

     

     

     

    그리워하는 날

     

     

    노을은 저물었고

     

     

    발걸음은

     

     

    꽃과 함께

     

     

    시들었다고 합니다

     

     

     

     

    --

     

    선월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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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12/02 00:03:08  122.45.***.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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