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하거나 뻔한 이야기(34) / 그 많은 별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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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readers_34707

작성자 : 철수와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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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시간 : 2020/04/06 23:5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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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하거나 뻔한 이야기(34) / 그 많은 별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div align="justify"> </div> <div align="justify" style="font-size:11pt;">차창 밖으로 검은 하늘이 무겁게 내려앉았다. 남자는 가늘게 실눈을 뜨고 검은 하늘을 바라보았다. 파리하게 별이 두어 개 깜빡거리고 있을 뿐 하늘은 텅 비었다. 어린 날에는 하늘에 늘 별이 가득했었다. 지금은 온통 하늘이 시커멓다. 그 많은 별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남자는 여자의 머리를 쓸어 올렸다. 여자가 남자를 쳐다보았다. </div> <div align="justify">-참 신기하지?</div> <div align="justify">-뭐가?</div> <div align="justify">-당신과 함께 있으면 모든 걱정이 사라져. 힘들고 피곤한 일들은 하나도 생각이 안 나.</div> <div align="justify">여자는 남자의 가슴에 머리를 기대여 연신 웅얼거렸다. </div> <div align="justify">-갈까?</div> <div align="justify">-어디로?</div> <div align="justify">-우리들의 새로운 보금자리로.</div> <div align="justify">-크하하. 그럴까?</div> <div align="justify"> </div> <div align="justify"> 언젠가 여자가 중얼거림 속에 가자고 했던 곳. 그 낯선 곳으로. 모텔 주병은 온통 불야성이었다. 참으로 낯설었다. 하늘에 별들이 사라진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별은 하늘을 벗어나 모두들 도회의 반딧불처럼 창틀과 네온에 매달려서 휘황하게 불을 밝히고 있었다. </div> <div align="justify">남자와 여자는 멈칫거리다 휘황한 네온사인 아래로 빨려 들어갔다. 참 낯선 곳. 모텔 내부는 무척 정갈해보였다. 남자와 여자는 침대 옆에 놓여있는 자그마한 소파에 마주보고 앉아 창 너머로 밤바다를 내려다보았다. 멀리 바다가 거뭇하게 일렁이고 있었다. 포구사람들은 이미 자리를 비웠고 대낮의 부대낌은 황량함으로 변해 있었다. 포구는 언제나 사람 사는 냄새가 났다. 한때 꼬마 기차가 달렸던 그곳. 포구에는 언제나 해산물이 가득했고, 사람 또한 가득했다. 그 어시장 뒤로 언제부터인가 아파트 단지가 개발되더니 지금은 하늘을 찌를 듯한 아파트가 즐비하다. 그 바람에 어시장은 더욱 풍성해졌으며 활기가 돌았다. 포구 너머 쪽의 황량한 들판에도 개발이 한창이었다. 그곳에도 엄청난 세대의 아파트들이 들어서고 있었다. 인간의 힘은 참으로 대단하다. 끝없이 부수고 또 쌓아올린다. 자연을 자연으로 보지 못한다. 그들은 파괴를 창조라고 한다. </div> <div align="justify"> </div> <div align="justify"> 그곳. 참으로 낯선 곳 낯선 불빛 아래서 남자와 여자는 마주 앉아 커피를 홀짝였다. 남자가 여자를 그윽한 시선으로 바라보았고 여자는 그런 남자의 시선 온몸으로 받으며 뜨거운 커피를 홀짝였다. 좁은 실내가 커피 향으로 가득했다. </div> <div align="justify">-아름다운 향이네.</div> <div align="justify">-커피가?</div> <div align="justify">남자가 여자를 살며시 안았다. 여자는 가만히 눈을 감고 남자에게 기대여 왔다. 여자는 그런 남자가 참 편하다고 했다. 남자의 손이 조심스럽게 움직였다. 남자의 손끝에서 여자의 실루엣은 차츰 단선으로 변해갔다. 그리고 남자와 여자는 하나가 되었다. 숨죽인 땅이 조금씩 달아올랐다. 마침내 처음 하늘이 열리 듯, 그렇게 여자가 열렸다. 남자와 여자는 함께 두둥실 떠오르다 하늘 멀리 날아올랐다. 때로 곤두박질치며 깊은 숨을 토하기도 하였다. 천지는 광풍에 휩싸이고, 비바람이 불고 벼락이 쳤다. 땅이 흔들리고 굉음이 요란했다. 하늘이 어지러이 흩어지고 온 몸 구석구석이 들쑤시고 일어나 마침내 남자와 여자는 만물이 경건한 몸짓으로 경배하는 소리를 들었다. 끝 간 데 없는 삶은 고비 고비에 큰 자국을 남기고 마침내 여자는 수도 없이 부르르 몸을 떨었다. 까만 밤. 여자는 두둥실 떠오르다 하늘 멀리 날아오르고, 다시 곤두박질치며 깊은 숨을 토하기를 반복했다. 그러다가 마침내 흥건히 젖은 채 까만 밤 속으로 잦아들었다.</div> <div align="justify"> </div> <div align="justify">-정말, 아름다운 향이야. </div> <div align="justify">남자가 여자를 깊이 안았다.</div> <div align="justify">-내가? 그래. 내가 아름다운 향이지. 할머니가 지어주셨지. 할머니는 나를 무척이나 귀여워 하셨지. </div> <div align="justify">여자가 남자의 귓가에서 웅얼거렸다.</div> <div align="justify">-아름다운 향. </div> <div align="justify">여자는 남자의 너른 가슴에 머리를 묻고 몇 번이고 그 말을 되뇌였다. 남자가 여자의 머릿결에 가볍게 입맞춤을 하고 다시 몸을 일으켜 세웠다. </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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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20/04/07 08:41:14 111.91.***.146 윤인석 72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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