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style="margin:0px 0px 6px;font-family:Helvetica, Arial, sans-serif;color:#1d2129;font-size:14px;">20181201_브라이언의 여행 1</p> <p style="margin:6px 0px;font-family:Helvetica, Arial, sans-serif;color:#1d2129;font-size:14px;">물리학자들의 연구로 판 이론, 초끈이론, 다중우주론 등이<br>논의되고 연구될 무렵 한스는 엉뚱한 연구에 빠져있었다.</p> <div class="text_exposed_show" style="display:inline;font-family:Helvetica, Arial, sans-serif;color:#1d2129;font-size:14px;"> <p style="margin:0px 0px 6px;font-family:inherit;">원자분자 물리학을 연구 중인 한스는<br>원자를 분리하는 도중 특정한 방사선을 쏘게 되면<br>신기한 전파가 잡힌다는 사실을 발견했다.<br>바로 논문을 쓰려 했지만 실험이 너무 재미있어<br>좀 더 깊게 연구를 하려다 그만 빠져버린 것이다.</p> <p style="margin:6px 0px;font-family:inherit;">신기한 전파는 현재까지 총 12개가 발견되었고,<br>양자역학상 그 이상 발견되기는 어렵다.<br>한스는 전파를 확대하여 물건이 통과할 수 있는 판을 만들었다.<br>그리고 그 판 안으로 물건을 던지면(예를 들면 지우개나 연필 같은) 물건이 사라진다.</p> <p style="margin:6px 0px;font-family:inherit;">판 너머로의 상황을 녹화하기 위해 핸드폰에 녹화 버튼을 켜고<br>끈에 매달아 그곳으로 던진 후 잡아당겨도 보았다.<br>하지만 판을 지난 그 시점에서 핸드폰과 끈은 사라졌다. <br>판을 넘어 사라졌다.</p> <p style="margin:6px 0px;font-family:inherit;">한스는 왠지 모를 두려움을 느꼈고, 지금까지의 연구를 학계에 발표하려 했다.<br>하지만 동료 물리학자들에게 지금 하는 연구에 관해 이야기를 하고 이틀 후 찾아온 사람들에 의해 한스는 어딘가로 끌려가게 된다.</p> <p style="margin:6px 0px;font-family:inherit;"><br></p> <p style="margin:0px 0px 6px;">20181201_브라이언의 여행 2</p> <p style="margin:6px 0px;">8년이 지난 후 '판 여행'이라는 새로운 단어가 등장했다.<br>현재까지 12개의 평행우주가 발견되었고, 그중 4개의 우주는 멸망했다.<br>8개의 평행우주로 갈 수 있는 판이 개발되었고 실험의 결과 <span class="text_exposed_show" style="display:inline;font-family:inherit;"><br>다시 돌아올 수도 있게 되었다.</span></p> <div class="text_exposed_show" style="display:inline;"> <p style="margin:0px 0px 6px;font-family:inherit;">차원을 넘나들 수 있는 문.<br>한스가 만든 판이 발전되어 현재 '판 여행'이 가능하게 되었다.<br>하지만 정부는 판 여행으로 어떤 결과가 올지 모른다는 위험성으로 판 여행에 관한 모든 것을 극비에 부치고 전 세계적 조약으로 금지하게 된다.</p> <p style="margin:0px 0px 6px;font-family:inherit;"><br></p> <p style="margin:0px 0px 6px;">20181201_브라이언의 여행 3</p> <p style="margin:6px 0px;">브라이언은 무기력했다.<br>삶도 일도 싫다. <br>내일 다시 일어나 열심히 살아야 하는 인생이 정말 싫다.<span class="text_exposed_show" style="display:inline;font-family:inherit;"><br>성격이 느긋하지 않아 대충하는 건 싫다.<br>하지만 열심히 산다는 건 너무 힘들다.<br>성격이 좋지않아 대인관계도 나쁘다.<br>그런 자신이 너무 싫다.<br>좋은 집, 적당한 직장.<br>딱히 삶에 불만은 없지만,<br>더이상 삶을 유지하기가 싫다.<br>삶에 대한 의욕은 바닦을 찍었다.<br>죽음에 대한 동경은 하늘을 찍었다.<br>그래서 죽기로 했다.</span></p> <div class="text_exposed_show" style="display:inline;"> <p style="margin:0px 0px 6px;font-family:inherit;">브라이언은 판 여행을 통해<br>12개의 평행우주 중, <br>6개의 평행우주에서 자신이 사는 것을 보았다.<br>4개의 평행우주는 멸망했고,<br>(제2 우주, 제4 우주, 제10 우주, 제11 우주)<br>2개의 평행우주에서는 자살했다.<br>제3 우주와 제7 우주에서이다.</p> <p style="margin:6px 0px;font-family:inherit;">제3 우주에서는 26살 대학생 때, <br>학교 건물 옥상에서 떨어져 자살했다.<br>제7 우주에서는 30살 때, <br>방에서 번개탄을 피우고 자살했다.</p> <p style="margin:6px 0px;font-family:inherit;">자신이 살고 있는 제1 우주에서는 갈탄과 번개탄을 이용해 자살할 요령이다.</p> <p style="margin:6px 0px;font-family:inherit;"><br></p> <p style="margin:0px 0px 6px;">20181205_브라이언의 여행 4</p> <p style="margin:6px 0px;">겨울은 죽기 좋은 계절이다.</p> <p style="margin:6px 0px;">우선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죽기 위해서는 <span class="text_exposed_show" style="display:inline;font-family:inherit;"><br>갈탄이든, 번개탄이든 간에 불을 피워야 한다.<br>불은 열에너지를 발생시킨다. <br>때문에 여름에는 덥다. 하지만 겨울에는 따뜻하다.<br>생각해보라 추운 방 안 갈탄과 번개탄으로 인해 <br>차츰 따뜻해지면서 일산화탄소로 서서히 의식을 잃는다니 <br>이 얼마나 행복한 죽음인가.</span></p> <div class="text_exposed_show" style="display:inline;"> <p style="margin:0px 0px 6px;font-family:inherit;">둘째로 겨울에는 시체가 늦게 부패한다.<br>죽은 다음에야 그게 무슨 상관이겠냐마는<br>시체를 처리하는 입장에서는 <br>썩어 냄새나는 몸뚱어리를 처리한다는 것이 기분 좋을 리 없다.</p> <p style="margin:0px 0px 6px;font-family:inherit;"><br></p> <p style="margin:0px 0px 6px;">20181205_브라이언의 여행 5</p> <p style="margin:6px 0px;">회사에는 3일짜리 연차를 냈다.<br>사표를 내도 상관없지만 그러면 수고와 시간을 들여야 한다.</p> <div class="text_exposed_show" style="display:inline;"> <p style="margin:0px 0px 6px;font-family:inherit;">집에서 멀지 않은 서울대입구역에 있는 펜션을 예약했다.<br>기간은 일주일, 가격은 하루 3만 원 총 21만 원이다.<br>집에서 자살을 해도 되지만 시체가 부패하기 전에<br>발견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br>기간제 숙박업소에서 죽기로 했다. (숙박업소에는 미안하지만)</p> <p style="margin:6px 0px;font-family:inherit;">예약은 발코니와 바베큐 시설이 있는 곳으로 골랐다.<br>갈탄과 번개탄을 피울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p> <p style="margin:6px 0px;font-family:inherit;">방 두 개에 화장실 하나이다.<br>박스테이프로 막는 공간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작은방이 좋다.<br>창문과 방문만 막으면 된다.</p> <p style="margin:6px 0px;font-family:inherit;">화재경보기는 부엌에 있기에 울릴 위험이 적다.<br>하지만 혹시 몰라 박스테이프로 막기로 한다.</p> <p style="margin:6px 0px;font-family:inherit;">갈탄과 번개탄은 인터넷으로 주문했다.<br>갈탄 16kg과 아래로타 숯날 2개에 15,130원.<br>번개탄 1박스 40개에 13,130원.<br>배송비는 3천 원이다.</p> <p style="margin:6px 0px;font-family:inherit;">번개탄이 그렇게 많이 필요하지는 않지만<br>한 판매자가 팔고 있기에 같이 받으려고 주문했다.</p> <p style="margin:6px 0px;font-family:inherit;">일주일 전에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수면제를 처방받아 구입했다.<br>팬션에 오기 전 도수가 높은 보드카도 한 병 샀다.</p> <p style="margin:6px 0px;font-family:inherit;">펜션비 21만 원.<br>갈탄과 번개탄 3만 원.<br>수면제 1만 원.<br>보드카 4만원<br>총 29만 원.<br>나의 죽음을 위해 드는 비용이 29만원이라는 사실에 기분이 이상하다.</p> <p style="margin:6px 0px;font-family:inherit;">준비는 끝났다.</p> <p style="margin:6px 0px;font-family:inherit;"><br></p> <p style="margin:0px 0px 6px;">20181205_브라이언의 여행 6</p> <p style="margin:6px 0px;">펜션에 도착했다.<br>수면제와 보드카를 마실 테지만 숙면 가운데 죽기 위해<br>자살은 12시가 넘어 실행할 예정이다.</p> <div class="text_exposed_show" style="display:inline;"> <p style="margin:0px 0px 6px;font-family:inherit;">자살하기로 마음먹은 후 식욕이 별로 없다.<br>간단히 사과 한 개와 오늘 길 마트에서 산 복숭아 통조림을 조금 먹는다.</p> <p style="margin:6px 0px;font-family:inherit;">티비를 보려고 틀었지만, 눈과 귀가 아프다.<br>가지고 온 책을 읽기로 한다.<br>최근에 멘부커상과 산클레멘터상을 받은 화제작<br>한강의 채식주의자다.</p> <p style="margin:6px 0px;font-family:inherit;">쉽게 읽히는 문장에 남자와 여자가 자는 장면도 나온다.<br>인기 있는 글의 주요요소이다. (하루키 소설처럼)</p> <p style="margin:6px 0px;font-family:inherit;">글을 다 읽고 해설을 읽는데<br>도대체 무슨 말인지 한 문장도 이해되지 않는다.<br>어렵고 특이한 표현의 연속.<br>순간 바보가 된 기분이다.</p> <p style="margin:6px 0px;font-family:inherit;">주인공인 여자도 그렇지만 소설 속 남자들은 모두 정신병자다.<br>아내를 이해할 마음이 전혀 없는 남편.<br>억지로 고기를 먹이려는 폭력적인 아버지.<br>언니의 남편마저.</p> <p style="margin:6px 0px;font-family:inherit;">책의 초판이 2007년에 발행된 걸로 보아<br>지금 유행하는 페미니즘과는 무관한 것 같은데.</p> <p style="margin:6px 0px;font-family:inherit;">책을 다 읽고 나니 저녁 10시가 넘었다.<br>슬슬 자살해도 될 것 같다.</p> <p style="margin:6px 0px;font-family:inherit;">작은방은 도착해서 박스테이프로 창문을 막아두었다.<br>갈탄과 번개탄을 가지고 들어와서 방문만 막으면 된다.</p> <p style="margin:6px 0px;font-family:inherit;">수면제 10알을 가루 내서 물에 섞어둔다.</p> <p style="margin:6px 0px;font-family:inherit;">발코니에 있는 바베큐 그릴에 가지고 온 번개탄 5개 중 2개를 깐다.<br>그 위 아래로타 숯날 두개를 올리고 <br>마지막으로 갈탄은 적당히 부었다.</p> <p style="margin:6px 0px;font-family:inherit;">부탄가스에 토치를 결합한다. <br>불을 붙이기 전 보드카를 들고 한 모금 마신다.<br>불을 피우는데 넉넉히 30분.<br>지금부터 술을 마시기 시작하면 될 것 같다.</p> <p style="margin:6px 0px;font-family:inherit;">불이 잘 붙지 않는다.<br>구석구석 종이를 넣으려고 주위를 둘러보니 다 읽은 책이 보인다.<br>책을 찢어 넣고 다시 토치로 불을 붙인다.<br>번개탄과 숯날의 화력이 올라오면서 불꽃을 낸다.<br>책으로 부채질을 꾸준히 하니 갈탄에도 불이 붙기 시작한다.<br>불을 피우면서 중간중간 보드카를 마신다.</p> <p style="margin:6px 0px;font-family:inherit;">30분쯤 지났으려나 갈탄에도 충분히 불이 붙었다.<br>하지만 아래에 있는 번개탄이 다 탄 것 같다.<br>일산화탄소가 부족할까 봐 갈탄 위에 번개탄 두 개를 더 넣는다.<br>다시 보드카 한 모금.</p> <p style="margin:6px 0px;font-family:inherit;">불이 잘 붙었다.<br>갈탄을 조금 더 넣는다.<br>수면제를 탄 물을 마신다.<br>다시 보드카 한 모금.</p> <p style="margin:6px 0px;font-family:inherit;">취기가 생각보다 빨리 올랐다.<br>수면제도 너무 많이 넣었나 보다.<br>정신이 몽롱하다.<br>바베큐 그릴을 들고 방으로 옮겨야 하는데 잘 되지 않는다.</p> <p style="margin:6px 0px;font-family:inherit;">불이 나지 않게 조심히 그릴을 방안으로 옮겼다.<br>마지막으로 박스테이프로 방문 주위를 막는다.<br>너무 취했다.<br>더 이상 보드카는 마시면 안 되겠다.<br>정신을 집중해 방문이 잘 막혔는지 확인하고는<br>침대 이불 속으로 들어간다.</p> <p style="margin:6px 0px;font-family:inherit;">일부로 보일러는 틀지 않았다.<br>서서히 따뜻해 지면서 죽으려고.<br>춥다. <br>따뜻해지는 것도 느낄새 없이 술과 수면제 때문에<br>정신이 떨어진다.</p></div></div></div></div></div></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