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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readers_27909
    작성자 : 다뎀벼
    추천 : 0
    조회수 : 279
    IP : 112.222.***.123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7/03/07 16:27:01
    http://todayhumor.com/?readers_27909 모바일
    기형도 예찬 (2) - 專門家 -
    <div>專門家 </div> <div><br>이사온 그는 이상한 사람이었다 <br>그의 집 담장들은 모두 빛나는 유리들로 세워졌다 </div> <div> </div> <div>골목에서 놀고 있는 부주의한 아이들이 <br>잠깐의 실수 때문에 <br>풍성한 햇빛을 복사해내는 <br>그 유리담장을 박살내곤 했다 </div> <div> </div> <div>그러나 얘들아, 상관없다 <br>유리는 또 갈아끼우면 되지 <br>마음껏 이 골목에서 놀렴 </div> <div> </div> <div>유리를 깬 아이는 얼굴이 새빨개졌지만 <br>이상한 표정을 짓던 다른 아이들은 <br>아이들답게 곧 즐거워했다 <br>견고한 송판으로 담을 쌓으면 어떨까 <br>주장하는 아이는, 그 아름다운 <br>골목에서 즉시 추방되었다 </div> <div> </div> <div>유리담장은 매일같이 깨어졌다 </div> <div> </div> <div>필요한 시일이 지난 후, 동네의 모든 아이들이 <br>충실한 그의 부하가 되었다 </div> <div> </div> <div>어느 날 그가 유리담장을 떼어냈을때, 그 골목은 <br>가장 햇빛이 안 드는 곳임이 <br>판명되었다, 일렬로 선 아이들은 <br>묵묵히 벽돌을 날랐다                   (기형도) </div> <div> </div> <div>-----------------------------------------------------</div> <div> </div> <div>비(雨)가 옵니다. <br>차가운 비(雨)가 옵니다. <br>딱딱한 내 마음에 터져나는 방울을 튀기며 비(雨)가 옵니다. </div> <div> </div> <div>올해 겨울은 몹시도 추웠지요? </div> <div> </div> <div>오늘이 늦은 2월의 시작이건만, <br>어찌하여 이리도 춥단 말입니까. </div> <div> </div> <div>떨어지는 비(雨)를 맞아보니, <br>유난히 추웠던 올해 겨울이 더욱더 아프게 느껴집니다. </div> <div> </div> <div>앙상하게 떨고있는 길옆 가로수에서, <br>끼니를 잇지 못하는 노숙자들이 눈앞에 나타납니다. </div> <div> </div> <div>한때 나도 집을 나가 길거리에서 잔적이 있었지요. <br>보름을 돌아다니다 집에 들어간 적이.... </div> <div> </div> <div>그리고 알았답니다. <br>뼈를 에이는 추위보다 더 추웠던건, <br>나를 쳐다보는 사람들의 얼음같은 눈빛이었다는걸... </div> <div> </div> <div>그리고 그것은, <br>덤으로 느껴지던 조롱이었다고.... </div> <div> </div> <div>비(雨)가 옵니다. <br>혹시, 이 비(雨)가 유난히 추웠던 올해 겨울을 마감할런지요. (다뎀벼) </div> <div> </div> <div> </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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