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대부분의 사람은 자고 있을 어두운 새벽이다. <div>사실 난 항상 이 시간 정도를 새벽이라 하는지 밤이라 하는지 궁금했지만, 내 생활 패턴을 보면 아무래도 새벽이 맞을 것 같다.</div> <div>요즘 들어서는 잠자기 전에, 그러니까 지금 즈음에 소설 분량을 채우는 데에 시간을 투자하곤 했지만, 오늘은 어떤 바람이 불어서인지 한 번 이런 글을 써보고 싶어졌다.<br><br></div> <div>소설.</div> <div>지금 쓰고 있는 소설은 내가 생각해낸 세계관 중에서 가장 본격적이고 애정이 쌓인 세계관의 첫 번째 이야기이다.</div> <div>작품 이름은 세 번째 이야기지만. </div> <div>이건 나름의 복선이기도 한데, 사실 그 의미중 하나는 내가 그 세계관에서 세 번째로 생각해낸 이야기라는 뜻도 있다.</div> <div>가장 처음에 쓰고 싶었던 소설의 제목은 저격수 이야기였고, 그 다음은 규칙 이야기였다.</div> <div>처음 구상과는 상당히 달라진 모습이긴 하나, 지금도 이 둘은 지금 쓰는 작품의 후속작으로 기획중에 있다.</div> <div><br></div> <div>이 두 작품을 쓰게 된 계기는 둘 다 `단어에 필이 꽂혀서`이다.</div> <div>저격수 이야기는 저격수에 대한 막연한 로망에서 출발했고, 규칙은…, 지금은 잘 모르겠다.</div> <div>하지만 그런 가벼운 기분에서 출발했던 것과는 다르게 둘 다 나름의 플룻은 잡혀 있고, 빨리 쓰고 싶다는 마음도 크다.</div> <div>다만 문제가 있다면 세계관 전체를 관통하는 큰 사건이 세 번째 이야기에서 다루는 것이고, 이 복선을 공개해야 규칙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는 점이다.</div> <div>그런 부분에 있어서 나에게 세 번째 이야기란 굉장히 애착이 가야 할 첫 작품이지만, 동시에 굉장한 짐덩이가 되기도 한다.</div> <div><br></div> <div>세 번째 이야기는 정말로 막연하게 출발했다.</div> <div>서술자인 이라트가 여주인공 이그레인과 조우하고, 여차저차하여 생기는 사건들을 다루는 이야기이다.</div> <div>현재 1부에서 다루는 사건은 `심판`이고, 다른 부에서는 또 다른 거대한 사건을 다룰 것이다.</div> <div>하지만 문제는 세계관을 보여주기 위해 세 번째 이야기를 시작했다는 점이다.</div> <div>즉, 거대한 플룻은 대략적으로 잡혀 있지만, 그 세부적인 내용은 전혀 잡혀 있지 않은 체로 시작했다는 뜻이다.</div> <div>당장 프롤로그부터도 몇 번의 수정을 거쳤으며, 폴에서 일을 맡는 장면에선 아직 케인이란 마을은 구상도 안 해놨었다.</div> <div>솔직히 말하자면 처음엔 나 조차도 심판에 관한 이야기가 나올 줄도 몰랐다.</div> <div><br></div> <div>세 번째 이야기는 처음엔 게임으로 기획되었다.</div> <div>게임 방면에선 루비 스크립트를 쓸 줄도 몰라서 최대한 기본기능만을 활용해서 만든 스토리도 없는 컨트롤 계열 쯔꾸르 게임이 첫 작이었다.</div> <div>지금 생각해보면 많이 미숙했고 개선점도 어마어마하게 보이며, 확인해본 결과 1라운드부터 버그가 있었다. (사소해서 테스트에선 발견하지 못 한 모양이다.)</div> <div>아무튼, 그 게임에서 엔딩을 보면, 다음 작은 슈퍼! 배틀타워라는 게임이 될 거라고 말한다.</div> <div>슈퍼! 배틀타워는 이 역시 최대한 기본기능만을 이용해 만들려고 했던 게임이다.</div> <div>장르는 로그라이크 전략에 가까웠으며 어느 정도까지는 순탄하게 진행되었으나, 결국 중간에서 스크립트를 못 쓴다는 점과 부족한 의지에서 한계를 느끼고 그만두게 되었다.</div> <div>그만두기 직전 즈음부터 구상하기 시작했던 것이 세 번째 이야기(당시엔 이 이름이 아니었지만)였으며, 비슷하게 제국에서 무언가를 한다는 내용이었지만 게임에서는 자유도를 최대한 살린 추리게임으로 기획되었다.</div> <div>물론 이는 완성은 커녕 시작도 하지 않고 접었다.</div> <div>기본기능만으로 만들기에는 큰 한계가 있다는 것과 분기를 많이 넣으려면 그 제곱에 비례하는 어마어마한 작업이 필요하다는 것이 큰 이유였지만, 잘 생각해보면 어떻게든 극복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었을까도 싶다.</div> <div><br></div> <div>요즘 유행하는 말 중에서 `노오력`이라는 말이 있다.</div> <div>원래는 기성세대의 꼰대질을 비난<span style="font-size:9pt;">하는 단어였지만 나는 요즘 들어 정말로 노-력이 부족한 것이 아닐까도 생각한다.</span></div> <div>세 번째 이야기를 문피아에서 보면 알겠지만, 5000~8000자 가량의 글 하나가 올라오는 데에 적어도 한 주에서 길면 보름까지 걸린다.</div> <div>초반부엔 이틀동안 여러 편을 올렸으나 이는 조아라에서 넘어오느라 글을 옮겨왔기 때문이다.</div> <div>내 작품이 다른 큰 작품에 비해 인기가 없는 이유를 생각해보면 자극적이지 않은 제목이나 아무 명성도 없이 뛰어들어서 최신 화가 올라온 작품 목록에 노출되는 게 전부라는 점을 꼽을 수 있겠지만, 본인 스스로가 생각해봐도 이런 수준의 연재속도를 보자면 저런 이유는 핑계에 불과할 것이다.</div> <div>위에선 이런 새벽 시간에 글을 쓴다고 했으나 이런 잡글을 쓰는 경우도 많고, 많아봐야 1500자 정도의 분량을 쓰며, 하루 중 작품활동에 투자하는 시간이 이 시간 뿐이라 절대시간으로 따져서 확실히 `게으르다`고도 할 수 있다.</div> <div><br></div> <div>가끔씩 디시인사이드 판타지 갤러리를 들어가본다.</div> <div>판갤을 알게 된 계기는 좀 다른 방면에 의해서이긴 하나 판갤에 다수의 글 작가가 서식하고 있다는 건 확실하다.</div> <div>취미, 직업, 지망생, 아니면 그냥 독자 등, 판갤에는 여러 분류의 글 관련 사람들이 있어서 글에 대한 이야기도 자주 나누는 편이다.</div> <div>그 중에서는 글을 쓰는 사람들이 하루에 몇 자를 썼다며 자랑을 하는 글도 보인다.</div> <div>그런 글 들을 보면 기본이 오천, 칠팔천이요, 많으면 만 자리도 가니 내 속도는 더욱 초라해보일 수밖에 없다.</div> <div>물론 속필을 하는 만큼 퀄리티는 떨어질 것이고 이는 본인들도 인정하는 부분이다.</div> <div>하지만 사소한 장면에서 퀄리티를 신경쓰지 말아야 한다는 인터넷 소설의 격언처럼, 질이 조금 낮더라도 속도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것은 존경받아야 마땅할 것이다.</div> <div>그 많은 작업량의 배경에는 많은 시간 투자가 큰 묷을 차지했겠지만.</div> <div><br></div> <div>생각해보면 소설은 정말로 많은 시간을 잡아먹는 취미다.</div> <div>취미가 아니라 직업까지도 바라보고 있는 분야이긴 하나, 아직은 취미라고 밖에 할 수 없다.</div> <div>많아야 십 분에 백 자를 쓰며, 기본적으로 할 일도 있고 다른 취미도 있는 만큼 무작정 작업시간을 늘리는 것도 답이 아니다.</div> <div><span style="font-size:9pt;">게다가 정신력도 상당히 갉아먹는 일이라, 너무 앉아서 글만 쓸 수도 없는 노릇이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지금도 한창 글을 쓰고 나면 피곤해져서 잠시 누워야 할 정도이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그럼에도 이 작품을 이어나갈 수 있는 것은 명확한 발전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포텐이라고 할까. 잠재력이 크지만 경험이 없는 사람이 배우기 시작하면 어마어마한 속도로 성장한다고 한다.</span></div> <div>그리고, 존경하는 작가님께서 `1권을 봤는데 고칠 부분이 많이 보였다. 나도 성장하긴 한 모양이다.`라고 하셨는데, 나도 프롤로그를 다시 봤을 때, 그리고 초반부 화들을 다시 보았을 때 그런 기분을 느꼈다.</div> <div><span style="font-size:9pt;">기간이야 길었지만 투자한 시간에 비하면 가공할 만한 성장이라고 할 수 있지 않겠는가.</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내가 작품을 계속 연재한다면 인기를 끌 수 있을 거라는 정말 근거도 없는 자신감이 생기는 것도 그런 의미에서라고 생각한다.</span></div> <div>내 세계관에 대한 애착도 큰 영향을 주었겠지만.</div> <div><br></div> <div>아무튼간에, 이런 장문의 넋두리를 읽어준 여러분께 감사를 표한다.</div> <div>이 글을 씀으로서 오늘 분량은 날아갔지만, 이런 것도 다 하나의 씨앗이 되어 남는 것이라 생각한다.</div> <div>그러고보니 제목 말인데, 이 글의 주제를 말하는 것이기도 하다만, 내 소설에 넣고 싶었던 `멋있는` 말이기도 하다.</div> <div>이번 작은 아니더라도 아마 규칙 이야기까지 가면 한 번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div> <div>그렇게 따지자면 스포일러가 될 지도 모르겠다. 당장 이 글에서 언급한 두 개의 후속작도 스포일러일 수도 있다.</div> <div>개인적으로 작품에 대한 스포일러는 그렇게 반기지 않지만, 이 글에서 말한 것들은 그리 큰 스포일러도 아니고.</div> <div>그냥, 긴 글을 읽어준 것에 대한 보답이라고 해 두자.</div>
자, 시작이도다!
미흡하긴 하나 취미로 소설 연재중
'세 번째 이야기'입니다
부디 잘 쓸 수 있기를...
http://novel.munpia.com/63926
외쳐 미두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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